[이런 공무원]양산경찰서 수사과 배광호 강력3팀장

"우리 모두 잠재적인 범죄 피해자 입니다. 뜻하지 않은 범죄로부터 피해를 본 범죄피해자 지원 알선은 범죄 최일선에 있는 경찰관으로서는 당연한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일선 경찰서 형사가 범인검거와 검거한 피의자 신문조서 작성 등 형사 본연의 격무 속에서도 뜻하지 않은 범죄로부터 피해를 보고 당황해하는 범죄 피해자에게 손을 내밀어 그들의 인권과 눈물을 훔치게 하는 조력자 역할을 충실히 해 시민에게 따뜻한 경찰, 국민의 경찰이란 모습을 각인시켜 칭송을 받고 있다.

양산경찰서 수사과 배광호(53) 강력3팀장. 그는 경찰조직 내에서 '범피(범죄피해자) 힐러'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바닷가인 거제시 하청면에서 태어난 배 팀장이 경찰이 된 후 범죄 피해자에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그의 따뜻한 마음 때문이다.

고향인 거제에서 고교를 졸업한 배 팀장은 1984년 전투경찰 복무를 끝내고 대우조선 시설관리부에 입사해 평범한 직장인이 됐다. 그러나 적성에 맞지 않아 3년여 만에 그만두고 1987년 경북경찰청 소속 형사기동대 요원으로 변신을 했다.

그렇게 시작된 경찰생활은 3년 후 1989년 부산 영도경찰서 수사과로 옮기면서 본격적인 형사생활을 하게 됐다. 경찰입문 초기부터 형사기동대 요원으로 잔뼈가 굵은 배 팀장은 부산경찰청 감사실과 부산 남부경찰서 수사2계를 거친 뒤 부산지하철수사대 수사팀장으로 스카우트됐다.

온갖 범죄가 난무하는 지하철에서 자신의 전공분야인 형사역량을 발휘했다. 3년여 동안 지하철수사대에서 근무하면서 대표적인 지하철 범죄인 소매치기범 검거는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양산에서만 200여 건의 사건해결 등으로 국무총리 모범공무원 표창, 범인검거유공 등 45건의 표창도 받았다.

소매치기를 당해 졸지에 돈 한 푼 없이 당황해하는 피해자들에게 늘 자신의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음료수 등 먹을거리를 사주고 교통비를 쥐여 줬다. 자신의 할머니 같고, 여동생 같은 범죄 피해자들을 일선 범죄현장에서 직접 목격하면서 범죄 피해자에 대한 인간애와 연민이 생겨 앞으로 범죄 피해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돼야 겠다는 생각을 품었다.

그러다 지난 2010년 5월 양산경찰서로 발령받아 오면서 본격적으로 범죄 피해자 지원 알선 도우미로 나서게 됐다.

양산 영산대학교 법무대학원에서 만난 교우가 울산양산범죄피해자지원센터 사무국장이었다. 동급생으로부터 범죄 피해자 지원에 대한 각종 지원제도를 알게 되면서 이들을 돕는 일에 앞장서게 됐다.

지난 2009년 12월 21일 오전 5시 양산시 북부동 한 예식장 앞 길에서 귀가하다 강도를 당한 김모(여·43) 씨가 범인을 잡지 못한 채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한 사실을 알고 2011년 1월 께 울산양산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의뢰해 병원비 100만 원과 60여만 원 상당의 물품을 지원받도록 해줬다.

이후 강도상해와 집단흉기 상해, 강도살인미수 피해자, 방화치상, 강도강간미수피해자, 성폭행 아동, 투신자살자 어머니 등 뜻하지 않은 범죄로부터 피해를 당해 경제적, 정신적으로 고통을 겪는 범죄 피해자들의 아픈 마음을 피해자지원 알선으로 어루만져 주었다. 1월 현재까지 배 팀장이 울산양산범죄피해지원센터와 부산여성의집 등 지원과 구호시설로 알선해준 사례는 50여 건에 이른다.

배 팀장은 <경찰활동을 위한 효율적인 CCTV 운영에 관한 연구(인권과 운영을 중심으로)>로 석사학위 논문을 쓰는 등 인권에도 관심이 많은 경찰관이다.

배 팀장은 "이제 경찰도 범죄 피해자 지원에 눈을 돌려야 한다"며 "일선 경찰서 수사부서에 검찰과 같은 범죄피해자지원센터를 설치해 사건현장에서부터 효율적인 지원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