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숲속마을도서관을 비롯해서 내서지역작은도서관협의회 소속 네 개의 도서관은 2011년부터 우수도서보급처로 선정되어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하는 문학나눔사업으로부터 우수문학도서를 보급받아왔습니다.

그런데 지난주 문화체육관광부는 신은미 씨의 [재미동포 아줌마, 평양에 가다]에 대한 우수문학도서 선정이 취소되어 수거하겠다는 공문을 보내왔습니다. 취소했으면 되었지 수거는 또 왜 해야한단 말입니까?

우수문학도서가 아니면 도서관에 소장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까? 저희 도서관 장서 1만 3천여 권 중에 우수문학도서가 아닌 것이 1만 2천 권이 넘는데, 이 책들을 다 버려야 하는가요?

이른바 '종북콘서트'에 대한 종편의 마녀사냥과 이 서적이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되어 저자가 통일부 등에 초청되어 강연까지 했었다는 것 등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다만 작은도서관 운영자로서, 작은도서관의 장서까지 통제하려는 정부의 작태에 대해 분개합니다. 이런 식으로 국민의 생각을 통제하려는 낡은 사고에 갇혀 있는 문화체육관광부를 규탄합니다.

10943784_852863934786458_8911414276986874821_n.jpg
▲ 문화체육부 공문./이우완 독자 제공

우리가 줬으니 내놔라? 이미 도서관 장서로 등록되어 도서관 재산이 된 것을 내놓으라는군요.

서슬에 놀라 이성의 문을 걸어잠근 채 아무 생각 없이 책을 보냈다는 말을 듣고는 너무나 비통했습니다. 언론을 통해 말이 흘러나왔을 때 어떻게 대응할지 공론화했어야했는데, 저 혼자만 다짐하는 걸로 멈춰버렸습니다.

심한 자괴감이 분노와 함께 밀려옵니다.

1월 신규구입목록으로 넣어서 다시 도서관에 비치하면 되겠지만, 정신을 겁탈 당한 듯한 이 더러운 기분은…….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