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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오케스트라 벌써 5년, 성과와 과제는?

[동전]5년 차 들어선 한마음 오케스트라…"음악 관련 취업자 배출 목표"

최환석 기자 che@idomin.com 2015년 01월 19일 월요일

장애인이 오케스트라 연주를 한다는 것, 쉽지 않은 도전이다. 비장애인도 오케스트라 연주가 가능하려면 6개월에서 1년의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지적 장애인이 도전한다고 하면 불가능한 일이라는 목소리가 나올 법도 하다.

지난해 10월 19일 창원 마산야구장.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알리는 애국가 연주가 끝나자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NC 다이노스 팬들이 다시 듣고 싶은 연주자로 선정한 '한마음 오케스트라'의 연주였다.

한마음 오케스트라는 5년 차에 들어선 도내 최초의 장애인 오케스트라다. 모두 자폐성·발달·지적 장애인으로 구성됐다. 시작은 만만치 않았다. 악기라고는 전혀 접해본 적 없는 아이들을 데리고 오케스트라라니. 장애인은 안 된다는 편견도 이들을 괴롭혔다. 2012년 첫 연주회를 여는 데만 2년이 걸렸다. 일반인에 비해 2배 이상 노력이 필요했던 셈이다.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다. 연주의 질을 놓고 봤을 때 완벽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들을 이끌고 있는 정지선(33) (사)한국문화예술교육원 대표는 낙관적이다. 충분한 시간만 주어진다면 못할 것 없다는 말투다.

"비브라토(악기 소리를 떨리게 하는 기교)가 안 돼 연주가 밋밋한 점은 있죠. 하지만 5~6년만 꾸준하게 연습한다면 완벽한 공연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10월 19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한마음 오케스트라가 애국가 연주를 하고 있다. /영상 캡처

◇음악치료 가능성 돋보여

한마음 오케스트라는 장애인도 오케스트라 연주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나아가 음악치료 가능성도 확인시켜줬다. 음악치료는 음악을 이용한 사회적·정신적·신체적 영역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치료활동이다.

자폐성 장애의 가장 주된 증상은 타인과 상호작용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과 호흡을 맞춰야만 가능한 오케스트라 활동엔 치명적인 약점이다.

지금은 자연스럽게 합동 연주가 가능하지만 자리에 앉히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자폐 증상이 있으면 혼자 있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같은 동작을 비정상적으로 반복하는 상동행동도 연습에 걸림돌이 됐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것은 '반복'과 '기다림'이었다.

악기를 처음 접하는 단원에겐 가장 먼저 작은 벨 하나가 주어진다. 여기에 '음'도 하나씩 주어진다. 첫 연습은 동요 '작은 별' 계음 '도도솔솔라라솔'로 시작한다. 강사들이 멜로디를 연주하면 그에 맞춰 단원들이 벨을 울린다. 한 사람이 도를 맡으면 그 다음 도는 다른 사람이 맡는 식이다. 이런 과정이 몸에 익을 때까지 수없이 반복했다. 음을 차차 이해하기 시작하면 본격적인 악기 연주에 들어간다. 김성재 경남작곡가협회 회장이 무료로 짜주는 단원 개인에 맞춰진 악보를 사용한다. 일반적인 악보로는 연주가 힘들어서다.

이런 노력 끝에 한마음 오케스트라는 현재까지 세 차례 정기 연주회를 무대에 올렸다. 첫 정기연주회를 여는 데 2년이 걸렸던 과거에 비해 지금은 새로운 곡을 완벽하게 연주하는 데 한 달이 채 걸리지 않는다.

5년 차 단원들이 신입 단원을 가르치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동요 '작은 별' 연주도 이젠 이들 몫이다. 보조교사 역할까지 가능하게 된 것이다.

◇직업 되기엔 부족한 현실

한마음 오케스트라를 운영하는 주체인 (사)한국문화예술교육원은 사회적기업이다. 비영리조직과 영리기업의 중간 형태로,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영업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이들이 추구하는 사회적 목적은 바로 '고용'이다. 정 대표도 "최종 목표는 단원 한 명이 월급 100만 원을 받게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들이 음악과 관련한 직업을 얻는 것이 최종 바람이다. 단원 10명으로 시작한 오케스트라는 현재 31명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올해 새롭게 들어올 10명을 합치면 50명에 가까운 인원이다. 이 중 20대 단원만도 10명이다. 이들로 시작해 장애인 복지시설로 발전하는 것이 구체적인 복안이다.

현실은 녹록지 않다. NC 다이노스 경기 애국가 연주자로 나선 덕에 인지도는 꽤 상승했지만, 아직 오케스트라 존재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지속적인 후원도 부족한 상태이기에 어려움은 크다.

교육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제과제빵 교육은 일자리 구하기가 비교적 쉽지만, 음악과 관련해 직장을 구했다는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는다.

정 대표는 "일자리 창출이 목표라지만, 큰 후원 단체가 없어 오케스트라 운영도 쉽지 않다"며 "최근에 지역 기업에 후원을 부탁했는데 방향성이 안 맞다는 모호한 말로 거부했다. 구체적인 까닭이 무엇이냐 물어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며 지역 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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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환석 기자

    • 최환석 기자
  • 문화부. 공연, 문화정책 담당. 레져도 함께. 제보/피드백 010-8994-4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