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비춤]경남에서 뻗어나가는 프랜차이즈

2010년 2000개에 육박하던 프랜차이즈 본부 수는 2014년 3482개를 기록했습니다. 가맹점 수는 2014년 기준 19만 4199개로 매년 평균 2만 개씩 늘고 있습니다. 이 중 외식업종 비율이 본부 수 기준 72.4%입니다. 가맹점 수가 늘어난다는 것은 경쟁이 치열하다는 말과 같습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도 내실을 다지며 경남에 본사를 둔 프랜차이즈 대표를 만나봤습니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장모님치킨', 지역성을 뚜렷하게 나타내는 '의령소바', 최근 열풍을 일으킨 '바보형제쭈꾸미'입니다.

◇'200호점 목표' 장모님치킨 "젊은층 눈높이 맞춰 변신 중"

장모님치킨은 1998년 론칭 9년 만에 200호점을 오픈했다. 쉼 없이 튀겼다. 남정훈(61) 대표는 대구에서 멕시카나 열풍을 보고 기존 양념통닭 단맛에 경상도식 매콤한 맛을 더해 1호점을 오픈했다. 개업과 동시에 문전성시를 이루며 하루 최고 200마리까지 판매했다. 4무(無) 정책(가맹비·보증료·로열티·교육비)을 기반으로 서민창업 브랜드로 안착했다.

남 대표는 "치킨점 최초로 유채씨를 원료로 한 채종유를 사용해 당시 판매가가 1000원 더 비쌌다. 인테리어팀이 3개 팀으로 일주일에 2집을 개업시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장모님치킨은 치킨프랜차이즈산업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경쟁에서 살아남고자 전국을 돌아다니며 꾸준히 맛을 연구하고 신제품을 출시했다. 치킨점이 누구나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업종으로 인식되면서 지금은 전성기만큼의 인기를 누리지 못하지만 경남에서는 전국 프랜차이즈 치킨점과 비교해 매장 수와 판매량은 선두를 지키고 있다.

남 대표는 다시 200호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치열한 경쟁 탓에 감소했던 가맹점 수를 예전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경남 직영점(마산 오동동) 리뉴얼 후 다시 창업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남 대표는 "최근 트렌드는 테이크아웃과 호프가 결합한 매장을 선호한다. 본사는 이러한 흐름에 앞장서고자 메뉴를 개발하고 상권이 좋은 매장으로 이전하고자 움직이는데 10·20년을 같이한 점주들은 옛 습성에 젖어 있어 본부와 손발이 맞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런 매장을 사들여 다시 젊은 세대에게 인도하는 작업을 병행 중"이라고 말했다.

◇'주꾸미+피자' 바보형제스토리 "꾸준한 맛 위해 가맹점 적당히"

'바보형제쭈꾸미' 형제들의 유쾌함과 화통함이 음식에도 고스란히 묻어난 것 같다. 평균 45세인 바보형제는 장난기 가득하고 목소리가 크다. 각박한 세상에 친근하고 편안한 바보로 불리길 자청한 이들이다.

이전에도 미용실과 고깃집을 함께 운영한 경험이 있는 형제는 주꾸미볶음 메뉴를 개발해 2013년 9월 천주산점을 오픈했다. 오랜 시간 음식 장사를 한 권태정(41)기술이사의 손맛과 권태성(48)대표·권태삼(43) 기획이사의 미용업계 서비스가 결합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예상 밖 부진에 적자를 보면서까지 50% 할인행사를 두 달간 강행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푸짐한 상차림과 맛은 입소문을 타고 주차 안내 직원 3명을 둘 만큼 성업을 이뤘다. 중간에 누전으로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형제는 이를 역경이 아닌 '호기'로 받아들이고 더욱 매진했다.

프랜차이즈 사업 경험이 있는 안형준(49) 본부장은 손님으로 가게를 찾았다가 이들과 같은 길을 가게 됐다. 2014년 4월 '바보형제스토리' 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가맹점 사업에 들어갔다. 현재 38개 가맹점이 있지만 권 대표는 50개 점을 한계로 보고 있다.

권 대표는 "수입 주꾸미도 등급이 있다.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을 놓치지 않으려고 하니 수급에 한계가 있다. 문의대로 가맹점을 허락했으면 벌써 100호점이 넘었을 것이다. 하지만 꾸준한 맛과 가맹점의 안정적인 운영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기를 얻으면서 유사 브랜드도 생겼고 심지어 그릇까지 흉내낸 곳도 있다.

08.jpg

◇'어머니의 유언' 의령소바 "간판에 캐리커처 없으면 가짜"

의령소바라고 적힌 노란빛 간판이 모두 진짜 '의령소바'는 아니다. 유사브랜드가 10여 개나 된다. 박현철 대표는 다른 브랜드의 맛이나 서비스 불만을 항의하는 사람이 많아 피해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어머니를 도와 어릴 때부터 의령시장 내 화정소바에서 일을 도왔다.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돼 퍼지고 짧고 딱딱한 면을 표준화하는 데 몇 년이 걸렸다. 유사 브랜드에서 맛은 절대 따라올 수 없다"고 확신했다.

가난한 형편 탓에 고등학교를 입학하지 못한 박 대표는 어머니의 유언으로 화정소바를 인수해 가게를 운영했다. 2002년 온메밀 소바 육수와 메밀면을 개발하고 2011년 지금의 자리로 본점을 이전했다. 청어 등 생선재료로 육수를 내고 국내산 메밀을 고집하는 것이 성공 비결이다.

박 대표는 "가맹점 80%는 변두리 상권이다. 지역 음식점 브랜드는 결국 맛이다. 매출이 꾸준히 올라오니 유사 브랜드도 생기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올해 서울에 사무실을 두고 전국 가맹점을 늘리고 중국과 동남아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가난한 사람의 설움을 아는 그이기에 지역사회 봉사활동 공로패가 유난히 많다. 박 대표는 부인 이름으로도 꾸준히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