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주식 습관 고쳐드립니다"…주식 투자 하다 천당 지옥 오가…리딩 전문가 변신 조언·정보 창고로

창원시 어느 건물에 '주식연구소'라는 간판이 달려있다. 작은 글씨로 '승률 85% 기법 무료로 전수해드립니다'라고 되어있다. 간판에 적혀 있는 전화번호를 통해 이곳 대표를 만나기로 했다.

사무실을 찾으니 젊은 남성 5~6명이 있다. 이들은 컴퓨터 모니터를 들여다보며 주식 관련 이야기를 나눈다. 한 남성과 상담을 마친 임태호(37·창원시 마산합포구) 대표와 마주앉았다.

예상과 달리 30대 중반이다. 그는 '예전에 깡통 찼던 이야기까지 다 해야겠네'라며 '주식 인생'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는 7년 전 서른 살 때 주식을 업으로 삼았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10년 동안 용접 일을 했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 악착같이 일했지요. 주식은 이때도 주먹구구식으로 했습니다. 그러다 스마트폰으로 편리하게 매매할 수 있는 시기가 됐을 때, 주식에 모든 걸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막 결혼해서 아내가 임신 중이었습니다. 가족 모두 반대했지요. 하지만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문을 하나 발견했다. 그런데 그 비밀번호를 모르겠다. 한번 눌러보고 싶다. 지금 도전하지 않으면 나중에 정말 후회하게 될 것 같다'고 말이죠."

그는 그렇게 회사를 관두고 오로지 주식에만 매달렸다. 몇 달 새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1700만 원으로 시작한 돈이 한 달 반 만에 6700만 원이 됐다. 단지 운이 좋았을 뿐이었다. 그 돈은 다시 두 달도 안 돼 모두 없어졌고, 오히려 빚 2000만 원까지 떠안게 됐다. 이때 어떤 선택을 했을까?

"이런 경우 대개 세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포기하는 것, 또 하나는 막무가내로 끝까지 가는 것입니다. 마지막 하나는 제대로 공부해서 다시 도전하는 것입니다. 저는 공부를 선택했습니다." 그는 이전부터 뭔가에 꽂히면 끝장을 보는 기질이 있었다. 이때부터 인터넷카페에 가입해서 전문가 노하우를 집중적으로 배웠다.

밤에 잠 안 자고 코피까지 쏟아가며 연구했다. 그런 시간 속에서 이전까지 했던 주식은 '멋 모르는 도박'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욕심과 잘못된 습관을 버리고 자신에게 맞는 주식투자 기법을 스스로 만들어갔다. 그러자 조금씩 수익이 나기 시작했고,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단계로 올라섰다. 그는 단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무모함만으로 바닥까지 경험한 그는 자신의 전철을 되밟는 주변 사람들이 보였다. 그래서 이들에게 조언을 해주는 '리딩 전문가'로 방향을 틀었다. 지금 주식연구소도 같은 맥락이다.

"주식하는 사람 중에는 집에만 틀어박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절대 늘지 않습니다. 서로 모여서 정보도 주고받고 해야 합니다. 바둑두는 사람이 기원에 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이 이러한 공간에 모여서 각자 기법과 정보를 교환하면 서로 발전하는 것입니다."

애초 온라인에서 회원 15명과 이야기도 나누고, 또 일식집에 모여 임 대표가 강의도 했는데, 한계가 있어 주식연구소라는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간판에 나와 있듯 가입비·상담비 같은 것은 없다고 한다. 다만, 이후 주식투자 기법을 집중적으로 배우려 할 때는 비용을 받는 식이다.

본업은 따로 있다. 그는 인터넷에서 '단테'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주식 리딩 전문가다. 매일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실시간 무료방송을 한다. 여기서는 자신의 노하우를 70~80% 정도만 전해주고, 그 나머지 부분은 유료 회원들에게만 알려준다. 유료회원이 100명 정도 되는데, 이 수입만으로도 먹고사는 데 지장 없다고 한다.

그는 개인적으로 해외선물은 거래하지만 회원들에게 조언해 주는 국내선물은 하지 않는다고 한다.

"아무리 실력 좋은 사람도 매매와 리딩을 동시에 해서는 안 됩니다. 비유하자면 이렇습니다. 경기장 밖에서는 흐름이 보이지만, 그 안으로 들어가면 같이 휘둘리게 됩니다. 장기에서 훈수 두는 사람 눈에 더 잘 보이는 것과 같은 겁니다. 멘토 역할인 리딩 전문가가 직접 매매까지 하면 냉정한 판단을 하지 못해요. 결국 회원들이 피해 보는 거죠."

그는 주말을 제외하고는 연구소에서 거의 시간을 보낸다. 오전 7시 출근해서 밤 12시까지 주식 차트를 들여다보고, 또 인터넷 방송을 한다. 하지만 그는 일을 즐긴다고 했다. '여러 명과 대결하는 퀴즈프로그램에서 내가 계속 맞히는 기분'이라고 비유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주식은 욕심내면 낼수록 위험합니다. 사실 대부분은 자신의 기법과 잘못된 습관 같은 것을 압니다. 그런데도 고치지 못하는 이유는 욕심 때문입니다. 제 지금 역할은 그 사람들 옆에서 그러한 부분을 잡아주고 조언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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