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남도지사가 밀양 송전탑 사태 후유증 해결과 대책 마련을 위해 협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홍 지사는 14일 오후 밀양시청에서 열린 밀양시·도정 현안보고회 '시민과 대화' 자리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날 밀양시 부북면 평밭마을 이남우(72) 씨는 송전탑 사태 해결을 위한 요구사항과 홍 지사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밀양 765㎸ 송전탑 반대 주민들은 이날 홍 지사 방문 시각에 맞춰 밀양시청 정문 앞에서 피켓을 들고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밀양 송전탑 부북면대책위원장인 이 씨는 "도지사께서 서울에서 국회의원 할 때 존경했다. 지금은 원한에 차 있다"며 "나노국가산업단지 조성, 폴리텍대학 유치 등 찬란하고 화려한 계획 자랑스럽다. 그러나 밀양 5개면 3260가구는 765㎸ 초고압 송전탑이 지나가면서 재산 피해, 건강 피해를 보게 된다. 한전은 그동안 갖은 거짓 홍보와 협박을 했다. 3000명의 공권력을 투입해 70∼80대 할머니들이 옷을 벗고 저항하고 있는데 개 끌듯이 끌어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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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765㎸ 송전탑 반대주민들이 14일 오후 홍준표 도지사 방문시각에 맞춰 밀양시청 정문 앞에서 피켓을 들고 송전탑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표세호 기자

이어 "도지사님, 시장님. 생명이 중요하다. 죽느냐 사느냐다. 좀 살려 달라. 한전은 대책을 세워야 한다. 송전하기 전에 살길을 마련해달라"며 △피해가 심한 260가구 이주 △집과 땅 매입 △주민 갈등과 분열 치유 등을 요구했다. 특히 이 씨는 "갈등 대립으로 이웃이 원수같이 지내고 있다. 마을이 분열·갈등 상태다. 마을이 화목하게 회복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홍 지사는 사태 해결에 나서겠다고 답했다. 홍 지사는 "송전탑 문제는 국민 모두가 가슴 아픈 일이다. 말씀 잘 들었다"며 "우여곡절 끝에 송전탑 설치가 완료됐기에 후유증을 최소화하도록 밀양시, 한전, 여러 사람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홍 지사는 현안보고회 인사말에서 "밀양 오면서 발걸음이 가벼웠다. 작년, 재작년 아픔이 아물지 않았지만 작년 말 나노융합국가산단이 지정됐다"며 인사말을 했다. '아픔'은 송전탑 사태를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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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도지사가 14일 오후 밀양시청에서 열린 밀양시·도정 현안보고회 '시민과 대화'를 마치고 밀양 송전탑 반대대책위원회 이남우 부북면대책위원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표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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