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맛집]창원시 마산합포구 대내동 '르 브뤼셀'

경남대학교 앞 월영광장육거리에서 월영북로를 따라 걷다 보면 오른편에 '르 브뤼셀'이란 이국적인 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동화 <헨젤과 그레텔> 속 과자로 만든 집이 실제 있다면 이런 곳일까. 다양한 종류의 초콜릿에 눈을 뗄 수가 없다. 진열장 뒤 작업실에선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 나오는 움파룸파족이 분주히 초콜릿을 만들고 있을 것만 같다. 다행히(?) 르 브뤼셀 경남대점엔 마녀도, 움파룸파족도 없다.

신수경 씨를 포함해 총 네 명의 쇼콜라티에(초콜릿 공예가)가 섬세한 손길로 초콜릿을 만들고 있다.

본점이 거제에 있는 르 브뤼셀은 마산을 포함해 총 2곳으로만 운영하고 있다. 신 씨는 이곳에서 쇼콜라뿌뻬라는 초콜릿공방을 운영했었다.

"2008년 초콜릿 만드는 일을 시작했고요. 2010년부터 쇼콜라뿌뻬를 운영하면서 마산대학교에서 강의도 했습니다. 저에게 초콜릿 기술을 배운 정광훈(27) 씨가 거제에 가서 르 브뤼셀을 차렸고요. 저에게 같이 해보지 않겠냐고 제의를 하셨어요. 그렇게 2014년 10월 르 브뤼셀 경남대점 문을 열게 됐습니다."

쇼케이스에 진열된 다양한 초콜릿들.

초콜릿은 '카카오빈'이 주재료다. 카카오 나무에서 딴 이 열매는 발화·건조·볶기·분쇄 과정을 거친다.

이때 카카오빈에서 닙스라는 작은 알갱이가 나오는데 이를 다시 한 번 더 분쇄한다. 이것이 카카오매스. 여기에 카카오버터 등을 넣고 정제하면 초콜릿 원료가 된다. 이 원료로 다양한 종류의 초콜릿을 만드는 것이다.

"저희는 1등급 초콜릿만 씁니다. 유기농 카카오빈은 1년에 한 번 들어올까 말까 하는데 국내에 들어왔다는 소식을 들으면 재빨리 사서 씁니다. 이때 만든 초콜릿은 다른 때보다 훨씬 맛있죠."

시중에 파는 초콜릿 제품 겉면을 잘 살펴보자. 제품 유형에 '준초콜릿'이라고 적혀 있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초콜릿과 준초콜릿의 차이는 카카오매스와 카카오버터 함유량에 따라 나뉜다.

 

"준초콜릿은 초콜릿가공품입니다. 카카오버터 외에 대용유지가 들어갔다는 뜻이죠. 저희 가게에서 파는 제품은 준초콜릿이 아니라 모두 '초콜릿'입니다."

그가 자신있게 추천하는 생 초콜릿, 레몬 가나슈, 포르투기스, 드레스노이어, 카리오카를 맛봤다. 모두 500원 동전 크기라 한 입에 먹기 알맞다.

생 초콜릿은 우유 생크림에 카카오 원료를 52% 섞은 가장 기본적인 제품이다. 부드럽고 촉촉하게 녹아들며 혀에 남는 맛도 깔끔하다. 레몬 가나슈는 우유가 풍부한 스위스 초콜릿 맛을 잘 살렸다. 레몬을 갈아넣어 새콤하면서도 부드러운 분유향이 조화를 이룬다. 잔두야라는 견과류 반죽을 올린 포르투기스는 한 입 베어 물면 안에서 블랙체리가 톡 하고 터져 먹는 즐거움이 남다르다. 카리오카는 초콜릿 위에 식용설탕으로 르 브뤼셀 이름을 새긴 것이 인상적이다. 호두 반태를 올려 바삭함을 더한 드레스노이어는 밀크초콜릿 특유 맛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스위스 초콜릿 덩어리를 올리고 100% 카카오버터를 사용한 초코 음료 '씹히는 초코'도 많은 사람이 찾는다고. 카카오 함유량이 제각각인 따뜻하게 마실 수 있는 초코 음료도 준비돼 있다.

문득 이렇게 맛있는 초콜릿을 만드는 작업실 안이 궁금해졌다. 조심스레 안내를 부탁했지만 매몰차게 거부당했다. 이유는 위생. 일하는 쇼콜라티에들도 작업실에선 아주 조심스럽게 작업한다고.

"정광훈 사장이 위생 문제에 엄청 까다로워서요. 제품도 허투루 진열하지 않고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합니다. 고생이지만 알아주는 분들이 조금씩 늘어 힘이 됩니다."

르 브뤼셀의 초콜릿 제조 모습.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메뉴 및 위치>

◇메뉴 : △생 초콜릿 1500원 △레몬가나슈 2000원 △포르투기스 2300원 △드레스노이어 2300원 △카리오카 2000원 △씹히는 초코(아이스) 5500원.

◇위치 : 창원시 마산합포구 대내동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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