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공무원]거제시 문화공보과 김근한 주무관

"2년 전 처음으로 아내와 거제로 여행을 와서 아름다운 거제의 풍경에 반해 기회가 되면 꼭 거제에서 살고 싶었습니다."

거제가 너무 좋아 지난해 4월 1일 거제시 공무원이 된 김근한(36·사진) 씨. 수원에서 나고 자란 그가 어떻게 거제에 오게 됐을까?

아내와 단둘이 거제에 여행을 온 것이 2012년 여름이었다. 2박 3일 동안 거제에 머물면서 곳곳으로 다녔다.

바람의 언덕, 해금강, 여차-홍포 해변, 외도, 지심도 등 거제를 다니면서 그는 섬과 바다, 그리고 사람들이 만들어낸 거제의 매력에 완전히 빠져버렸다고 한다. 특히 낚시와 자전거 타기를 즐겼던 그는 곳곳이 낚시터에다 자전거만 있으면 어디든 타고 갈 수 있는 거제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때 아내에게 "기회가 되면 거제에서 꼭 한번 살고 싶다. 그때 같이 오자"고 말했다고 한다. 그 말이 현실이 됐다.

2014년 거제시의 시정소식지인 <거제시보> 디자인 편집자를 모집한다는 공개채용 공고를 보게 된 것이다.

그는 경기도 한 일간지에서 외주제작 디자인 팀장을 맡고 있었다. 일에만 매여 주말도 없이 일을 하던 그에게 여유가 필요했다.

두 번을 고민하지 않고 바로 아내에게 원서를 넣겠다고 했고, 합격이 되면 거제로 가자고 말했다.

아내도 그의 마음을 잘 알았기에 흔쾌히 허락해 주었다고 한다.

면접이 있던 날 인사위원들이 물었다고 한다. "만약 합격한다면 가족과 함께 거제에 올거냐"는 질문이었다.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아내와 1년 여 전 거제에 여행 와서 너무 거제가 마음에 들어 기회가 되면 꼭 거제에 와서 살겠다고 약속을 한 적이 있다"면서 "이렇게 기회가 빨리 올지는 몰랐지만 가족과 함께 거제에 와서 살 계획"이라고.

이 말 덕분인지 그의 실력 덕분인지 그는 당당히 거제시 공무원이 됐다.

수도권에서 소위 잘나가던(?) 일간지 디자인 팀장이 연봉도 적고 직책도 없는 공무원을 선택한 것이다. 순전히 거제에 살고 싶어서.

그의 아내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남편을 따라 거제로 왔다. 지금까지 아는 사람이 없어 외롭긴 하지만 거제는 아주 좋은 곳이라고 거제예찬론이 김 씨 못지 않다고 한다.

김 씨는 디자인이라는 것이 전혀 낯설지 않아 일을 하는 데는 아무런 어려움이 없다. 오히려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을 할 수 있게 돼 매우 좋다고 한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평소에 열심히 하고, 주말이면 아내와 함께 낚시를 가고, 거제의 숨은 비경을 찾아다니는 재미가 쏠쏠하단다.

빨리 출근해서 밤늦게 퇴근하고, 주말에도 쉴 틈 없이 일만 하던 수원 생활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거제 생활이 만족스럽다고 한다.

그는 "나는 지금 거제에서 생활하면서 돈으로 살 수 없는 깨끗한 공기와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면서 "거제에 사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행복한지 정작 거제시민들은 잘 모르는 것 같다. 거제시민들이 거제가 얼마나 아름답고 살기 좋은 행복한 도시인지를 느꼈으면 좋겠다. 그것을 알리는 것이 나의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거제에 온 뒤 지인들이 거제로 많이 놀러와 피곤하긴 하지만 거제의 아름다움을 소개하다 감탄사를 들으면 피곤이 말끔하게 사라진다"라고 말했다.

그의 거제 예찬이 어디까지 계속될지 지켜볼 일이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