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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걱한 식감 없앤 단감말랭이 먹어보셨나요

[강소농을 찾아서] (84) 하동 금오산농원 김용식 대표

이원정 기자 june20@idomin.com 2015년 01월 12일 월요일

성실한 농부의 손끝에서 벌은 달콤한 꿀을 만들고 감은 다디달게 마르고 있었다.

하동군 진교면 금오산농원 김용식(68) 대표는 울산 등지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퇴직 후 고향 하동으로 왔다. 당시만 해도 농사를 지을 생각이 없었지만, 선친의 농장을 이어받을 사람이 없어 2005년 부인 정미옥(64) 씨와 함께 귀농하게 됐다.

◇더불어 짓는 농사 = "이곳은 옛날 어릴 때 밤나무가 있던 곳입니다. 귀농해서 과수를 심었죠. 크게 할 생각은 없었는데 하다 보니 커졌네요."

과수원으로 정비된 곳이 아니었다. 김 대표가 농장 일을 맡으면서 새롭게 정비해 나갔다. 현재 금오산농원의 규모는 2.8ha가량 된다. 이 면적을 부부 두 사람이 모두 감당하기에는 힘이 부치지만, 타고난 근면함으로 이를 극복하고 있다. 부인 정미옥 씨는 "남편이 남들 3배는 일한다"며 혀를 내둘렀지만, 김 대표는 "그게 뭐"라며 멋쩍은 듯 말끝을 감췄다.

임업을 전공했던 김 대표. 거기다 농촌에서 살았던 터라 어릴 때 식물이 자라는 것은 일상으로 봤다. 과수원은 익숙한 일이라 생각했다. "기술은 생각하지 않고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부족함을 많이 느끼고 애로도 있더군요. 2~3년 혼자 해보니 돈도 많이 들고 어려웠습니다."

면사무소와 하동군 농업기술센터 등을 뒤늦게 찾아갔다. 각종 행정 지원을 알아보고 그 과정에서 '작목반'의 존재도 알게 됐다. 많이 보고 알수록 혼자서는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김 대표는 진교단감연구회와 진교매실작목반에 가입해 각종 기술과 정보를 공유하는 등 '더불어'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농업기술센터와 농업기술원 등에서 강소농 등 각종 교육과 기술지원도 받았다. 이러한 교육이 농사에 좋은 밑거름이 됐다.

하동 금오산농원 김용식(오른쪽) 대표가 경상남도농업기술원 강소농 민간전문가인 강기학(가운데)·이영미 씨와 곶감 건조장을 둘러보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촉촉한 단감 말랭이 비결은 숙성 = 금오산농원 생산품은 다양하다. 크게는 양봉과 대봉·단감, 그리고 매실 농사를 짓는다. 여기다 봄에는 고사리가 나는 등 산의 풍요함이 넘쳐난다. 즉 부부는 사계절 쉴 틈이 없다.

감은 생과로도 팔지만, 곶감이나 말랭이로 만들기도 한다. 그런데 대봉을 말려 곶감이나 말랭이로 만든 것은 많이 볼 수 있지만, 단감 말랭이는 그렇지 않다. 단감을 말리면 색깔이 나빠지고 서걱서걱한 식감이 남아있기도 하다. 김 대표는 상품성이 떨어져 팔지 못하고 버려야 하는 단감이 아까웠다. 3년을 껍질을 깎고 속살을 잘라 말렸지만 서걱서걱한 말랭이는 영 부부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 고민하다 찾은 방법이 숙성이다.

"단감을 그대로 잘라 말리니까 서걱서걱한 것이 영 아닌 겁니다. 그래서 고민하다 반 홍시 상태로 숙성시켜 말리니까 속이 촉촉한 젤리 형태가 되더군요. 숙성으로 맛과 색을 다 잡았습니다."

실제 이곳 단감 말랭이는 가정에서 식품건조기를 이용해 만든 것과는 다르다. 과일을 과자처럼 딱딱하게 말린 것이 아니라 곶감에 가까운 촉촉함과 달콤함이 있었다.

곶감도 이 지역은 힘들다고 주위에서 걱정했다. 기온 때문이다. "따뜻한 곳에서는 곶감을 말리기 힘듭니다. 농업기술센터 교육이나 농업인 대학에서 배우고 지도를 받아 방법을 강구했습니다. 다행히 이곳은 서늘한 지대인데다 건조장을 햇빛과 바람이 잘 들도록 창을 크게 지어 좋은 곶감을 만들고 있습니다."

과일은 매년 시장 변동성이 큰 편이다. 지난해는 과수가 풍작이라 단감 농가들이 판매에 애로를 겪고 값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크게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처음부터 싸게 팔았기 때문"이라며 말을 아꼈지만, 단감 농가들이 기껏 수확한 것을 폐기하거나 아예 수확하지 않을 정도의 상황에서 가격만으로 어려움을 타개하기는 힘들다.

김 대표는 부부 노동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나무째로 과일을 상인에게 판매하기도 한다. 일종의 밭떼기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김 대표의 성실성과 상품을 신뢰하는 상인들은 한번 거래를 하게 되면 오랫동안 인연을 이어가는 편이다. 그래서일까. 가격이 폭락해도, 혹은 폭등해도 어느 한쪽이 심각하게 손해 보지 않고 서로 이해하는 선에서 거래가 이루어진다고 한다.

◇묘목 직접 생산으로 최상의 품종 찾기 = 판로 걱정이 없는 비결은 바로 품질이다. 김 대표는 "특별한 것이 없다"고 했지만, 주위 사람들의 말은 다르다. 속속 비밀 이야기가 나왔다.

금오산농원에서는 김 대표가 묘목 생산을 직접 하고 있었다. 보통 과수원에서는 조금 자란 어린 묘목을 사 와서 심어 가꾸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김 대표는 직접 씨를 뿌리고 싹이 나면 접을 붙여 원하는 좋은 품종을 골라낸다.

"묘목을 시장에서 사 오면 품종 등의 정확성이 떨어집니다. 직접 묘목을 키워 이것저것 접을 붙여 아니다 싶은 것은 잘라 내고 가장 적합하고 좋은 품종을 살립니다."

가을에 금오산농원을 방문하면 특이한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바로 한 나무에 대봉감과 곶감용 감, 단감의 3가지 품종이 열려 있는 모습이다. 모두 김 대표의 손끝에서 이루어진 일이다.

금오산농원은 농촌진흥청 고품질 과실 프로젝트인 탑프루트 재배농가로 활동 중이다. 그리고 각종 교육과 컨설팅을 통해 맛있고 품질 좋은 과일 생산에 매진하고 있다.

"교육받으면서 토양 관리의 중요성을 크게 배웠습니다. 나무 관리와 병해충 방제도 중요하지만 토양관리가 기본이더군요. 그래서 미생물 제제를 만들어 사용하고 제초제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나보다 아내가 더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경상남도농업기술원 강소농 민간전문가 강기학 씨는 김 대표의 강점으로 조언을 잘 받아들이는 열린 마음을 꼽았다.

농원을 방문해 이런저런 조언을 하고 병해충 방제 약제를 추천하면 이를 적극 받아들인다는 것. 보통 농사를 어느 정도 짓는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면 주위 조언을 무시하는 경우가 생긴다. 하지만 김 대표는 "내가 생각하는 것이 무조건 옳다고 고집해서는 안 된다. 좋은 것, 더 나은 것을 관찰해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부부가 할 수 있는 만큼 열심히 = 김 대표는 올해 2년 임기의 하동군 양봉협회 회장을 맡았다. 김 대표는 처음 30통으로 양봉을 시작해 지금은 150통가량으로 확대했다. 봄철 꽃이 피는 곳을 찾아 여기저기 옮겨다니는 '이동 양봉'은 힘이 들어 하지 않고 한 곳에서 꿀을 채취하는 '고정 양봉'을 한다. 100여 통은 인근 농가들의 수정 벌로 이용하고 있다. 양봉을 통해 아카시아 꿀과 밤꿀, 프로폴리스 등을 생산한다.

김 대표는 향후 계획에 대해 "특별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오로지 관리를 잘해 좋은 과일을 생산하는 것이 향후 계획이라는 것. 하지만 욕심은 있다. 바로 체험 농장이다. 가공도 더 확대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가공을 더 늘리거나 하면 아내가 고생하게 됩니다. 아무래도 아내 손길이 많이 가야 하니까요. 그래서 쉽게 나서지 못합니다. 부부 둘이서 할 수 있는 만큼 열심히 할 계획입니다. 허허."

제품 문의 010-8540-5101.

<추천 이유>

◇강기학 경상남도농업기술원 강소농 민간전문가 = 하동 금오산농원 김용식·정미옥 부부는 각종 교육을 통해 습득한 노하우와 차별화된 친환경 농법으로 고품질 단감, 대봉감, 벌꿀, 매실, 고사리 등을 재배해 농가소득을 올리는 아주 열정적인 농업인입니다. 특히 이웃농가, 단체회원들과 소통하면서 농산물 부가가치 향상과 판매 안정화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유통마케팅 기술을 공유하면서 지역 실정에 맞는 신기술로 소득을 창출하는 대표적인 강소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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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정 기자

    • 이원정 기자
  • 문화체육부를 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