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따라 내 맘대로 여행] (47) 대전 국립중앙과학관

커다란 눈을 깜박이며 로봇이 말을 걸어온다. 상대 말에 제법 귀도 기울이고 적절한 대답으로 대화를 이끌어 나간다.

우주인 훈련장치인 우주유영체험에 몸을 실었다. 우주 공간에서 필요한 고도의 방향 감각을 익히기 위한 기계다. 서로 수직인 구동축과 자유축이 회전하며 몸이 다양한 각도로 움직인다.

겨울방학이 어느새 중반을 향해 달리고 있다. 학교 생활에서 벗어났지만 여전히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체험과 놀이, 그러면서도 학습과도 연계된 뭔가를 찾고 있을 듯하다.

'과학' 하면 자연스레 '대전'이 떠오른다. 과학 관련 학습 및 전시 장소들이 여느 지역보다 다양하기 때문이다. 대전 하면 과학이 된 것은 1970년대 말 대덕연구단지가 대전에 자리를 잡으면서부터인 듯하다. 1993년 대전세계박람회는 과학도시 이미지를 더욱 선명하게 심어준 계기가 됐다.

동장군의 매서운 위엄에 야외 활동이 머뭇거려진다면 과학관으로 여행은 어떨까? 국립중앙과학관(대전시 유성구 대덕대로 481)은 상설전시관과 옥외전시관, 우주체험관, 천체관, 생물탐구관, 첨단과학관, 창의나래관 등 다양한 전시 공간을 갖추고 있다.

국립중앙과학관 내부

동선을 잘 짜야 한다. 주차장과 가까이에 자리한 생물탐구관부터 들르기로 했다. 온실 속으로 들어가니 움츠렸던 몸이 절로 펴진다. 닥터피시가 있는 수족관은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많은 곳이다. 손가락을 수족관 안에 넣으니 닥터피시들이 손가락 중심으로 몰려든다. 한겨울에도 푸른 나무를 실컷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창의나래관도 눈길을 끄는 곳이다. 테마파크 형식을 도입해 체험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과학 원리를 체험하는 s(사이언스)-그라운드(1층), 최신 과학기술이 응용된 체험시설 t(테크놀로지)-그라운드(2층), 미래 과학자들의 실험 공간인 c(크리에이티비티)-그라운드(3층)에서 자연스레 과학을 즐기고 탐구할 수 있다.

로봇과 대화 체험

엑스포 공원까지 오가는 자기부상열차는 체험 활동의 정점이다. 자기부상열차 원리를 눈으로 확인하고 기차에 올라 하늘을 가로질러(지상 8.8m 상공을 달린다) 다녀오면 복잡하기만 했던 개념이 어렴풋이 이해가 된다.

과학과 놀이, 과학과 게임의 경계가 모호한 공간 속에서 아이들은 들뜬다.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만져보고, 들여다보고, 다리를 굴려보느라 바쁘다.

상설전시관 등 대부분 무료로 운영되나 창의나래관·천체관·꿈아띠체험관을 비롯해 일부 체험은 유료로 진행된다. 문의 042-601-7894∼96.

미래 자동차 체험

<인근 또다른 즐길거리>

모처럼 떠난 여행. 국립중앙과학관만 들렀다 가기 아쉽다면 인근 다양한 체험공간을 둘러봐도 좋다.

△대전시민천문대 = 국내 최초의 시민천문대. 맑은 날 주간에는 태양 관측을, 야간에는 행성과 달, 성운, 성단, 은하 등의 천체를 관측할 수 있다. 대전시 유성구 과학로 213-48. 042-863-8763.

△천연기념물센터 = 전시물, 영상, 사진, 그림은 물론 재미있는 해설로 우리나라 천연기념물을 한눈에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대전시 서구 유등로 927. 042-610-7610.

△솔로몬로파크 = 법무부가 조성하고 직접 운영하는 법과 정의의 배움터다. 대전시 유성구 엑스포로 219-39. 042-861-3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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