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도지사, 기자 간담회서 안상수 시장 계획 비판…"결국 도 없애는 행정체계 개편 필요, 내 임기 중 불가"

홍준표(사진) 도지사는 정부의 남부권 신공항 건설 타당성 조사를 앞두고 부산시가 가덕도 입지를 주장하면서 외국 자본을 유치해 공항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비판했다.

7일 오후 도지사 집무실 옆 소회의실에서 경남도 신년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홍 지사는 신공항과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부산시가 엉뚱하다"고 입을 열었다. 정부가 영남권 5개 시·도의 실무 합의를 기다리며 신공항 건설 타당성 조사를 미루자 서병수 부산시장이 외국 자본 등 민간 자본(민자)을 유치해 신공항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홍 지사는 "공항은 민자로 되는 것이 아니다. 민자로 하는 공항은 법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불가능하다"며 "부산시가 민자 신공항을 추진하겠다면, 정부에서 추진하는 신공항은 포기하겠다는 선언을 먼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홍 지사는 "나는 밀양을 강하게 주장해본 적이 없다. 선거 때 기자들이 자꾸 왜 아무 말도 안 하느냐고 해서, '물구덩이보다는 맨땅이 낫다'라는 말밖에 안 했다. 국가가 결정하면 따른다는 것이 내 생각"이라며 "영남권 5개 시·도지사가 합의까지 해놓고 부산시가 민자공항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어깃장"이라고 강조했다.

▲ 신년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홍준표 지사./박일호 기자

안상수 창원시장이 지난 5일 밝힌 광역시 승격 추진 계획에 대해서도 홍 지사는 부정적 견해를 나타냈다.

홍 지사는 "(창원시를 광역시로 승격시켜주려면) 같은 조건인 경기도 4개 시(수원·고양·성남·용인)도 해줘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경기도가 도의 기능을 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결국은 도를 없애는 행정체계 개편을 해야 하고, 그리 되면 광역시든 무엇이든 의미가 없게 된다"며 "내가 재임하는 동안에는 (창원시 광역시 승격은)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홍 지사는 창원시의 광역시 승격 추진에는 부정적이지만 안 시장의 처지는 이해한다고 했다.

홍 지사는 "오죽했으면 그런 공약을 내걸었겠느냐? 광역시라는 꿈을 걸어놔야 서로 덜 싸우고, 마산·진해가 빠져나가지 않지 않겠느냐? 그 마음은 이해하지만 (광역시 승격은) 어렵다"고 말했다.

진해 구민에게도 야구장 문제의 양해를 당부했다. 홍 지사는 "진해 야구장은 정치적 선택이었는데 그것은 잘못됐다. 세계적으로 야구장은 적어도 자동차 1000대가 30분 만에 모이고, 흩어질 수 있는 교통조건이 되어야 가능하다. 일본 프로야구 세이부는 인기팀인데도 교통이 나빠서 관람객이 없다. 서울 구로 고척동에도 돔 야구장이 건설됐는데 프로팀이 안 가려고 한다. 교통이 문제이기 때문이다. 일주일에 4~5일 야구 경기가 열리면 진해는 교통지옥이 된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대신 글로벌테마파크는 진해에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다. 지역민 우선 취업 규정을 둘 것이고 일자리 2만 개가 생길 것이다. 급여도 높을 것"이라며 "이쯤에서 진해 시민이 양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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