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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가스가 말하네 "느끼함 그게 뭐죠?"

[경남맛집]김해시 관동동 '비오동'

최환석 기자 che@idomin.com 2015년 01월 07일 수요일

김해시 관동동은 음식점이 차고 넘친다. 율하 카페거리가 형성돼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서다. 이 때문일까. 새로 문을 연 식당이 얼마 안 가 폐점하는 풍경도 적지 않다.

돈가스 전문점 비오동은 올해 개업 3년차에 접어들었다. '전쟁터'에서 어느 정도 자리매김에 성공한 것이다.

비오동을 운영하는 배유식(34)·신혜진(34) 부부는 직장 생활을 하던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일본에서 요리 유학을 하던 신 씨 오빠가 동생 부부를 창업의 길로 이끌었다.

"돈가스 전문점에서 오래 일한 오빠가 돈가스 비법을 알려줄테니 가게를 해보라고 꾀었어요. 일반 직장은 갈수록 정년이 짧아져 창업을 하려면 지금이 낫겠다 싶어 얼른 그만두고 나왔죠. 하지만 개업 후 4개월은 정말 힘들었어요. 후회도 많이 했죠."

새콤한 겉절이와 함께 먹어 느끼함이 덜한 상추 겉절이 돈가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가게명 '비오동'은 비법을 전수해준 오빠를 향한 고마움의 표현이다. 오빠의 세례명 '비오'와 돈가스의 '돈'을 합했다.

이곳을 찾은 때는 점심시간이 지난 평일이었다. 바쁜 주말에 비하면 한산한 편이라지만 아이 손을 잡고 돈가스를 먹으러 온 여성 고객이 매장 곳곳을 메우고 있었다.

신 씨는 아이들이 특히 좋아한다며 뿌듯해했다.

"아이들 입맛이 정직하잖아요. 조금만 자극적이어도 뱉어내죠. 둘러보면 알겠지만 정말 맛있게 먹어요."

인기 메뉴는 안심 돈가스. 돼지 안심은 갈비 안쪽에 붙어 있는 연하고 부드러운 부위로 지방이 적고 담백해 돈가스 재료로 많이 쓰인다. 비오동은 냉동육을 쓰지 않고 생고기를 고집한다. 물론 국내산이다. 김해는 대형 도축장이 두 곳이나 있어 고기 재료 구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도축장에서 고기를 받아와 집에서 한 번 더 손질을 한다. 숙성은 김치냉장고를 사용하는데 그러다보니 많은 양을 재워둘 수 없다. 준비한 재료가 떨어지면 가게 문을 일찍 닫는 까닭이다.

"냉동육 쓴다고 오해하는 분들은 재료가 떨어져서 문을 닫는단 말을 이해 못하죠."

평일 하루치 고기를 준비하는 데만 꼬박 4시간, 주말은 6시간이나 걸린다. 밑간은 일반적으로 소금·후춧가루·맛술을 사용하는데 이곳은 다르다고 한다. 무엇이 다르냐고 물었지만 비법이라며 알려줄 수 없다고 한다. 빵가루도 다른 집과 다르다는데, 이것도 진짜 비밀이라며 한사코 알려주길 거부한다. 비법을 전수한 오빠가 제빵 전문이라며 직접 맛보고 경험하라는 말만 한다.

정성스런 손질과 숙성 과정을 거친 고기는 170~180℃ 고온에서 튀겨낸다.

비오동을 함께 운영하는 배유식(왼쪽)·신혜진 부부.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안심 돈가스 한 조각을 젓가락으로 집어 꼼꼼하게 살펴봤다. 튀김옷은 눕지 않고 사방을 향해 날이 잘 섰다. 고기도 두툼해 보기만 해도 든든하다.

한입 베어 물었더니 고기 육즙이 살아 있다. 퍼석하지 않고 부드럽다. 튀김옷은 눅눅하지 않고 바삭한 식감을 더한다.

돈가스 소스는 시제품을 사서 쓴다. 다른 재료를 배합했다지만 특별한 맛이 느껴지지 않았다. 소스보단 양배추 샐러드를 얹어 먹는 걸 추천한다. 사각거리는 식감에 상큼한 소스가 돈가스 맛을 배가한다.

또 다른 인기 메뉴인 상추 겉절이 돈가스와 김치 치즈 나베도 맛봤다.

상추 겉절이는 계피와 레몬즙으로 간을 했다. 새콤함이 입맛을 돋워 돈가스 맛을 극대화한다. 느끼함을 잡아주는 요소로 손색이 없다.

묵은지와 치즈가 조화로운 김치 치즈 나베.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김치 치즈 나베는 돈가스에 일반 김치가 아닌 1년 반 숙성한 묵은지와 치즈를 올려 바특하게 내놓는다.

묵은지는 자칫하면 군내가 나기 십상이라 돈가스와 궁합에 신경을 썼다. 맛을 위해 쓰고 버린 묵은지만 100만 원 어치에 달한다.

한때 돈가스 전문점이 각광받다 지금은 한풀 꺾인 모양새다. 게다가 웬만한 식당은 버티기 힘들다는 김해 관동동인데 비오동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맛있으니까'라는 진부한 대답을 예상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뜻밖이었다.

"안 느끼하니까요. 기름에 튀긴 음식은 느끼할 수밖에 없는데 우린 그 점을 잘 잡았다고 생각해요. 돈가스는 유행을 타는 음식이 아니니까 지금처럼 꾸준히 팔린다면 큰 걱정 없을 것 같아요." 

<메뉴 및 위치>

◇메뉴 : △안심 돈가스 9000원 △상추 겉절이 돈가스 9500원 △김치 치즈 나베 1만 2000원.

◇위치 : 경상남도 김해시 관동로 78.

◇전화 : 055-324-5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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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환석 기자

    • 최환석 기자
  • 문화부. 공연, 문화정책 담당. 레져도 함께. 제보/피드백 010-8994-4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