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의 귀족' 데이비스 러브 3세(37·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2년10개월만에 우승, 재기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러브 3세는 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골프장(파72·6799야드)에서 열린 AT&T 페블비치프로암(총상금 400만달러) 최종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8개, 보기 1개로 9언더파 63타를 쳤다. 러브 3세는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로 273타인 비제이 싱(피지)을 1타차로 따돌리고 7타차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러브3세는 이로써 98년 4월 MCI클래식 이후 2년 10개월만에 투어 14승째를 올렸다.

PGA에서 손꼽히는 티칭프로를 아버지로 둔데다 타이거 우즈 못지 않은 장타력과 정확한 아이언샷을 지녀 ‘미국 백인의 희망'으로 꼽히던 러브3세는 퍼팅 불안과 뒷심 부족이라는 약점 때문에 ‘만년 2인자'의 꼬리를 떼지 못하고 필 미켈슨·타이거 우즈 등 후배들에게 밀려나 있었으나 이번 우승으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
3라운드까지 7언더파의 평범한 성적으로 공동선두인 미켈슨·올린 브라우니(미국)에 7타나 뒤진 공동 14위에 머물렀던 러브3세는 이날 경기를 시작하자마자 신들린 듯 타수를 줄여나갔다. 역전 우승의 열쇠는 그동안 러브3세의 덜미를 잡아오던 퍼팅. 첫날과 2라운드에서 29개, 3라운드에서 30개까지 치솟았던 퍼팅이 4라운드에서는 26개로 크게 줄었다.

첫 홀(파4)에서 버디를 낚은 러브3세는 2번홀(파5)에서 이글 퍼팅을 성공시켜 단숨에 10언더파로 선두권에 진입했다.

기세가 오른 러브3세는 3·4·5·6·7번홀까지 연속 버디를 잡아내 전반 9홀에서만 8언더파 28타를 치는 ‘신기'를 과시하며 15언더파로 리더보드 머리에 이름을 올렸다.

11번홀(파4)에서 보기로 주춤했지만 러브3세는 13번(파4)에 이어 18번홀(파5)에서 쐐기를 박는 버디를 추가, 16언더파로 경기를 마무리짓고 1타차로 추격해오던 미켈슨과 싱의 경기를 지켜봤다.

14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 러브3세를 1타차로 쫓던 싱은 남은 4개홀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해 1타차로 준우승했고 미켈슨은 마지막 18번홀에서 더블보기를 저지르는 바람에 13언더파로 뒷걸음치며 브라우니와 공동 3위로 내려앉았다.

우즈는 올 시즌 처음으로 톱10에서 밀려나 슬럼프의 장기화가 우려된다.지난해 이 대회 최종일 경기에서 7타차 역전 우승을 이끌어냈던 우즈는 이븐파 72타에 그쳐 합계 8언더파 280타로 공동 13위에 머물렀다.

한편 최경주(31·슈페리어)는 버디는 5개나 잡았지만 더블보기 1개와 보기 2개로1타밖에 줄이지 못해 합계 5언더파 283타로 공동 27위에 랭크됐다.

그러나 지난해 초반 번번이 컷오프에 걸려 탈락했던 최경주는 올해 3개 대회 연속 컷오프를 통과한데다 중상위권 성적을 꾸준히 유지, 목표로 했던 상금순위 100위권 진입에 청신호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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