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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농민-소비자 신뢰할 수 있는 만남의 텃밭

[우리 동네 사회적경제] (5) 진주텃밭

이동욱 기자 ldo32@idomin.com 2015년 01월 07일 수요일

"진주는 도농 복합 도시로 농산물 공급과 수요가 모두 많다. 하지만 진주에서 생산된 농산물은 대부분 경매를 통해 서울로 가고 지역 마트에서 판매되는 농산물도 진주산을 찾아보기 어렵다. 다른 도시로의 재화 유출이 컸다."

2013년 3월 협동조합으로 발을 내디딘 진주우리먹거리협동조합 진주푸드(진주텃밭)의 창립 배경이다. 같은 해 9월에는 진주시 금산면 중천로 15에 '진주텃밭' 이름으로 99㎡(30평) 규모 직매장이 만들어졌다. 진주우리먹거리협동조합 김상환 총무부장의 설명을 들어보자. "농민이 농사를 지으면 농산물은 대체로 공판장으로 가고, 농산물 가격이 결정돼요. 농민이 아닌 다른 사람이 가격을 정하는 거죠. 이렇다 보니 농민도 시세에 따라 농사를 짓죠. 지난해만 해도 고추가 풍작이라서 밭을 갈아엎는 일이 있었어요. 이런 문제를 극복하려면 연중 판매처를 두고 안정적인 가격으로 지속적으로 판매하는 방법이 필요했죠." '진주텃밭' 직매장을 연 까닭이다.

대안 농산물 유통 체계를 만들고자 한 일이었고, 특히 '진주텃밭'에서 일어나는 활동은 진주시라는 지역사회와 더욱 밀접해 있다. 또한 매장이 있는 금산면은 2만여 명이 사는 도농 복합 지역이다. 김 부장은 "농민과 도시민이 소통할 수 있는 최적화한 장소"라고 했다.

◇지역 농산물 유통 대안을 꿈꾸며 = 애초 '진주텃밭'은 생산자 조합원 30명으로 출발했다. 이들이 경남도와 진주시 로컬푸드 지원사업에 선정돼 지원받은 사업비 7000만 원과 조합원 출자 등으로 매장 임차료를 내고 집기 등을 구입했다. 하지만 창립 3년차인 지금 생산자만 95명, 소비자 조합원은 650여 명이다. 이들이 '진주텃밭'으로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

진주우리먹거리협동조합 진주푸드 식구들이 진주시 금산면 중천로 15에 있는 '진주텃밭' 매장에서 활짝 웃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

생산자 조합원(10만 원 이상 출자)은 직접 키운 농산물을 포장해 매장에 진열까지 한다. 적정한 가격도 정해 소비자한테 내놓는 것이다. 조합에 가입한 소비자 조합원(3만 원 이상 출자)은 필요한 물건을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다.

'진주텃밭' 누리집(jinjumarket.com)에는 생산자 얼굴과 짧은 소개 글이 실려 있다. 문산읍, 지수면, 금곡면, 금산면, 명석면, 진성면, 사봉면 등 진주에서 농사를 짓거나 진주에 살면서 인근 산청 등에서 농사하는 이들이다.

"지수면에서 의령 쪽 다리 건너 화정면에서 무농약으로 새송이와 느타리버섯을 재배하고 있음. 최고의 재배지에서 '가장 안전한 먹거리를 키운다'는 자부심이 대단한 생산자." (지수면 승산리 주원농장 이영일 씨 소개 글) "진주시여성농민회 금산면지회 총무를 맡고 있고, 농사일에 잔뼈가 굵은 부모님 밑에 들어와 엄청 고생하면서 농사를 배우고 있음. 절대로 제초제는 치지 않고, 웬만하면 농약을 치지 않는 농사 철학을 가진 아버님 영향으로 친환경 고구마, 호박, 감자, 단감 등을 엄청나게 생산하고 있음." (금산면 관방마을 하갑순 씨 소개 글)

생산자들은 사실상 무농약, 친환경 농법을 쓰기로 약속을 했다. 밀쌀, 백미, 찰보리, 찹쌀, 현미, 토종찰수수, 흑미, 홍미, 감자, 콩나물, 개똥쑥, 건표고버섯, 고구마, 고추, 깻잎, 대추방울토마토, 대파, 사과, 귤, 볶은 땅콩…. 다른 매장보다 농산물 종류가 비교적 많은 점은 '진주텃밭' 자랑거리다. 또 하루 전에 수확한 것을 가져오기도 해서 신선도에서부터 뒤지지 않는다고 한다. 앞으로 농장 실사 등으로 소비자가 직접 현장을 볼 자리를 만들거나 자체 친환경·유기농 인증을 확보하는 것은 과제다.

더불어 생산자 자격에는 엄격한 잣대를 뒀다. 두 달에 한 번꼴로 생산자 조합원 교육을 하고 있는데, 여기에 참석하지 않으면 생산자 자격이 정지될 수 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만나는 곳 = '진주텃밭'은 지난해부터 농산물 꾸러미 사업과 직거래 장터 사업을 하고 있다. 소비자 조합원 중 100명 정도는 진주가 아닌 곳에서 농산물 꾸러미를 받고 있다. 한 소비자는 누리집 게시판에서 이렇게 응답했다. "한 달에 두 번, 알차게 꾸려진 꾸러미가 저희 밥상 건강을 지킵니다. 고추장아찌와 김부각 맛나게 먹었고요. 시금치도 어찌나 달큰하던지…. 덕분에 잘 먹고 있습니다."

또 인근 아파트 단지와 새로 들어선 진주혁신도시 등에서 직거래 장터를 열어 주민들과 만난다. 공군교육사령부 관사에선 무인 장터(지역 농민과 함께하는 정직한 가게)를 운영한다.

새해 주된 과제는 마을 모임, 동아리 등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직매장 옆에는 '지역먹거리문화센터'를 뒀는데, 이곳에서 각종 모임과 나눔 사업, 체험 프로그램이 잇따르고 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소통하는 '사랑방'이다. 이들은 아이 책 읽어주기, 요리 강좌, 진주텃밭 합창단, 뜨개질 등 모임에서 만나거나 근처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농산물 꾸러미를 함께 보내준다. 세월호 참사 당시에는 조합원들이 힘을 보태 유가족에게 반찬을 보내기도 했다. 최근에는 '절대 먹어선 안 될 먹거리'(원광대 법대 김은진 교수) 강연, 건강 생강차 만들기 수업 등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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