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성 7일째…한전, 농성장 전기 끊어

밀양 송전탑 반대주민들이 2015년 새해를 농성장에서 맞았다.

밀양시 단장·부북·산외·상동면 4개 면 주민들은 한국전력의 신고리~북경남 765㎸ 송전선로 시험송전 중단을 요구하며 상동면 고답마을 115번 철탑 현장에서 지난달 26일부터 7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시험송전 중단과 한전의 사과 등 요구사항에 대한 답변을 내놓을 때까지 농성을 할 계획이다. 주민들은 △한전 공식 사과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조사와 실질적 피해 보전 △노후원전 고리1호기 폐쇄와 전력수급계획변경 등 여건 변화 시 철탑 철거 약속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밀양 주민들과 연대자들은 지난 2014년 마지막 날과, 새해 첫날을 농성장에서 보냈다. 31일 자정에는 주민들이 철탑 기둥을 두드리며 '제야타종식'을 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전국 곳곳에서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고통' 받는, 그리고 그에 맞서 '저항'하는 이들과 투쟁현장에 연대의 인사를 보냈다.

대책위는 "같은 자리에서 이 추운 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낼 전국의 많은 투쟁 사업장, 힘없고 약한 이들의 싸움의 현장에도 뜨거운 사랑의 인사를 전한다"고 했다. 이어 전국의 연대자들에게 "묵은해의 마지막을, 새해의 첫 시간을 노숙 농성장에서 맞은 밀양 주민들에게도 연대의 손길을 내밀어 달라"고 호소했다.

지난해 마지막 날에는 농성 주민들이 한전의 농성장 단전에 격렬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한전은 '화재·누전 등 안전사고 방지'를 이유로 115번 철탑 옆 천막농성장에 공급하던 전기를 지난달 31일 오전 11시 30분 끊었다. 주민들은 한전과 대화(1월 6일)하는 다음날까지만이라도 전기공급을 요구했으나 한전이 거부하자 고답마을에서 전선을 300m 끌어와 농성장에 전기를 연결했다.

추운 날씨에 고령의 주민들이 노숙농성 중인데 전기가 끊겼다는 소식에 각계에서 비판들이 쏟아졌다. 경남 시민사회단체들로 꾸려진 '밀양765㎸송전탑백지화및공사중단을위한경남공동대책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한전은 1월 6일 주민들과 대화를 예정하고 있음에도 고작 전기공급을 가지고 혹한기에 고령의 주민들을 협박하고 있다. 그들도 부모가 있을 터인데 추운 겨울밤 맨땅에서 농성하고 있는 노인들이 잠깐 몸을 녹이는 농성장에 전기를 끊을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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