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신고리 3·4호기 송전용…공사 늦어져 정상 송전 불가능

한국전력이 신고리~북경남 765㎸ 송전선로에 시험 송전을 하고 있지만 밀양 송전탑 반대주민들은 농성을 계속 벌이고 있다.

지난 26일부터 상동면 고답마을 115번 철탑 현장에서 농성 중인 단장·부북·산외·상동면 4개 면 주민들은 한전이 사과 등 요구사항에 대한 답변을 내놓을 때까지 농성을 할 계획이다.

주민들은 △한전 공식 사과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조사와 실질적 피해 보전 △노후원전 고리1호기 폐쇄와 전력수급계획 변경 등 여건 변화 시 철탑 철거 약속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전은 일단 주민들에게 대화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밀양 765㎸ 송전탑 반대대책위원회는 "1월 초순경 주민 요구안에 대해 주민대표와 한전의 대화 자리가 마련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주민들은 한전이 지난 28일 시험송전을 하면서 신고리 핵발전소에서 전기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창녕북경남변전소에서 거꾸로 전기를 보내는 데 대해 비판했다. 대책위는 "28일부터 신고리~북경남 선로로 흐르는 전류는 애초 계획했던 신고리 3호기 전력이 아닌 것은 물론이고 최근 송전을 앞두고 한전이 발표했던 신고리1·2호기 전력도 아니다. 대구 지역 전력을 북경남변전소로 끌어와 다시 신고리 원전으로 보내는 '거꾸로 송전'"이라며 "이것이 한전의 창조경제이냐"고 따졌다.

지난 26일부터 상동면 고답마을 115번 철탑 현장에서 농성 중인 단장·부북·산외·상동면 4개 면 주민들은 한전이 사과 등 요구사항에 대한 답변을 내놓을 때까지 농성을 할 계획이다. /밀양 765㎸ 송전탑 반대대책위원회

이와 관련, 한전은 애초 신고리 3·4호기 전력을 보내려면 송전선로 완공이 시급하다며 밀양구간 공사를 강행했었다. 그러나 신고리 3호기는 시험성적서 위조 부품교체로 준공이 늦춰진 데다 최근 작업자 3명이 가스누출사고로 숨져 공사가 중단됐다.

대책위는 "애초 제어케이블 시험성적서 위조 사태로 적기 준공이 불가능함에도 한전은 지난해 10월 공사를 강행해 주민들에게 엄청난 폭력을 가했다"며 "송전선로 공사 완료 시점에도 신고리 3·4호기 완공이 불가능해지자 한전은 신고리 1·2호기 전력을 수송한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변전소-원전 역수송'으로 전력 낭비를 자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어이없는 일들은 자신들의 비리와 치부를 감추려고 거짓을 거짓으로 돌려막는 과정에서 생겨난 불가피한 사태이다. 최근 신고리 3호기 노동자들 질식사고 또한 이러한 탐욕의 수레바퀴에 약한 노동자가 치인 안타까운 희생"이라며 신고리 3호기 완공 때까지 송전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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