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 조사평가위 보강대책 필요성 언급, 수질 악화도 공식 확인

4대강 사업 조사평가위원회가 23일 4대 강 일부 보(洑) 아래 물받이 공에서 누수 현상을 확인하고 보강대책이 필요하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4대강 보의 구조적 결함과 안전성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는 보의 누수가 최초로 확인됨에 따라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4대강 사업 조사평가위는 정부가 안전 및 수질 악화 논란이 많았던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대한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위해 국무총리실 산하에 설치한 민간위원회로 지난 1년 4개월간 4대강 사업의 시설물 안전과 사업 효과 등을 조사, 평가해왔다.

조사위는 이날 세종문화회관에서 4대강 사업 조사평가 결과에 대해 기자회견을 열고 "16개 보 가운데 누수 가능성이 있는 9개 보를 수중 조사한 결과 6개 보의 하류 측 물받이 공에서 물이 새는 현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또 "침투 경로는 보 상류의 물이 기초지반을 거쳐 나오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이들 6개 보를 상세 조사해 적합한 보강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에 누수가 확인된 6개 보는 구미보·달성보·합천창녕보·창녕함안보·공주보·백제보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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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 주변 제방 안팎으로 물이 새는 현상은 대부분 문제가 없었으나, 달성보·합천창녕보의 제방은 물막이가 필요하다고 지적됐다.

조사위는 이번에 확인된 누수가 야당과 일부 시민단체가 주장하는 '파이핑'(Piping·보 기초에 파이프 모양의 물길이 형성돼 흙 입자가 빠져나가는 현상) 현상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파이핑이라고 단정할 근거는 없었다"며 "주변 제방 쪽에서 지하수가 유출됐거나 덜 닫힌 수문 사이로 빠져나온 물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조사위는 4대강 보 건설과 준설작업에 따라 수질이 악화됐음을 공식 확인했다.

조사위는 4대강 사업의 수질 영향에 대해 "한강과 낙동강, 금강은 대체로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BOD)과 식물 플랑크톤이 감소했으나 낙동강 상류지역 4개보 구간에서는 BOD가 증가했고 영산강은 식물 플랑크톤이 늘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낙동강에서 녹조현상이 심해진 것도 강수량이 적고 물이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 것이 주요 원인이었으며, 높은 기온과 일사량의 증가도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파악됐다.

다만, 조사위는 정수장의 물 처리 대책이 적절히 시행되고 있기 때문에 정수 처리된 수돗물은 남조류 독소로 말미암은 위해성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아울러 조사위는 4대강 사업을 통해 주변 홍수위험지역의 93.7%에서 위험도가 줄어들었고, 추가로 확보한 수량은 주변 가뭄 발생지역에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준설이 계획만큼 이뤄지지 않았고, 일부는 준설토를 둔치에 쌓아두면서 당초 계획만큼의 홍수 저감 효과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위 측은 "결론적으로 4대강 사업은 일정부분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한다"며 "그러나 충분한 공학적 검토와 의견수렴 없이 제한된 시간에 서둘러 사업을 진행한데다, 우리나라 하천관리 기술의 한계 등으로 일부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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