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 수축해 혈압·맥박 증가 장시간 신체 노출 자제해야

요즘처럼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바람마저 세차게 부는 추운 겨울이 되면 심혈관 질환을 걱정한다.

실제 겨울철은 심혈관 질환 환자가 평소보다 30% 이상 증가한다.

2009년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고혈압성 질환, 허혈성 심장 질환, 뇌혈관 질환을 포함한 순환기계통 질환이 우리나라 사망 원인의 2위로 나타났다.

남성은 55세 이상, 여성은 65세 이상에서 순환기계통 질환 사망률이 많이 증가했다.

혈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질환은 겨울철 발생률이 높다. 기온이 1℃ 떨어지면 심근경색 발생률이 2%포인트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체가 추위에 노출되면 체온 유지를 위해 혈관은 수축하고 긴장되어 혈압이 오르고 맥박은 증가한다. 이 탓에 혈관의 스트레스는 더 오른다.

여기에다 감기나 폐렴 같은 염증성 질환이 동반하면 혈관의 스트레스는 더 증가한다. 심장·뇌혈관 질환을 일으키는 것이다.

동맥경화는 고혈압과 당뇨, 고지혈증, 담배, 스트레스 등 위험인자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병한다.

추운 겨울 날씨나 갑작스런 스트레스도 기존의 동맥경화를 갑자기 악화시킨다. 이러한 이유로 급성 심혈관질환인 급성 심근경색과 불안정 협심증, 돌연사가 더 많이 일어나고 있다.

요즘 같이 기온이 낮을 때는 무엇보다 신체가 추위에 장기간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신체에 무리를 주는 과도한 운동과 연말연시 때 지나친 음주, 과도한 업무도 피하는 게 좋다.

외출할 때는 얇은 옷을 껴입고 방한용품을 착용해 몸을 따뜻하게 해야 한다. 바깥에서 시간을 보내더라도 적당한 운동과 휴식을 함께하는 것이 좋다.

심장질환을 앓는 환자는 겨울철 약이나 치료를 중단하지 말아야 한다. 지속적인 관리가 더 필요하다.

심장질환은 알고 치료하면 큰 병이 아니다. 하지만 방치하면 치명적인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

갑자기 좌측 가슴을 쥐어짜는 흉통이 운동 중이나 휴식을 취할 때 수 분간 지속되면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 증상이 점점 심해지면서 식은땀이 나고 호흡이 곤란해지면 신속히 병원을 찾아야 한다.

왼쪽 팔에 방사통이 동반될 때도 마찬가지다. 방사통은 몸 여러 곳으로 퍼지는 통증이다.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겨울철에는 부정맥과 심부전증도 잘 발생한다.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리고 숨이 차는 증상이 있다면 빨리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심장질환의 예방과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겨울이 왔다.

1.jpg
심장질환이 있는 어르신은 균형 잡힌 식단으로 충분한 영양을 섭취해야 한다. 개인위생도 철저하게 관리해 감기나 폐렴을 예방해야 한다. 낙상으로 인한 골절도 주의해야 한다. 올 연말 심장질환을 잘 관리해 건강한 겨울을 보내기를 바란다.

/이일수(창원파티마병원 심장내과 과장)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