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3일 마산구장서 NC-한화 시즌 첫 대결…닮은꼴 행보 김경문·김성근 감독 지략싸움 관심

김경문 감독과 김성근 감독이 4년 만에 맞붙는다.

2000년대 후반 한국프로야구의 부흥을 이끈 두 명장이 2011년 이후 4년 만에 재대결을 맞이했다.

내년 시즌 NC와 한화의 첫 번째 맞대결은 4월 3일 마산구장에서 펼쳐진다.

두 감독의 만남은 김성근 감독이 고양 원더스 해체와 함께 한화 사령탑을 맡으면서 자연스레 이뤄지게 됐다.

지난 2012년 NC 창단 첫 해 1군 무대가 아닌 퓨처스 무대에서 만난 적이 있지만, 당시에는 정식 경기가 아닌 교류전으로 치러져 아쉬움이 있었다.

두 김 감독의 행보는 닮았다.

강팀에서 신생팀, 최약체팀으로 사령탑을 옮긴 탓이다.

NC 다이노스 김경문 감독 /경남도민일보 DB

김경문 감독은 두산이 2001년 우승 이후 2002년 5위, 2003년 7위로 하락세에 있던 팀의 부활을 알렸다. 2004년 감독이 된 뒤 그해 70승을 거둬 리그 3위에 올랐고 2005년에는 2위를 기록했다. 2007년에는 리그 2위에 올라 한국시리즈에서 SK를 만났다. 두산 재임 시절 준우승만 3번을 거두면서 명장 반열에 등극했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무패 우승으로 국민 감독이 됐다.

하지만 2011년 초반 23승 2무 32패로 리그 7위로 순위가 떨어지자 자진사퇴로 팀을 떠났고, 그해 8월 NC 다이노스의 초대 감독으로 부임했다.

NC가 프로 첫해 나선 퓨처스리그에서는 남부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2013년에는 기존 KIA와 한화를 제압하고 리그 7위, 2014년 시즌에는 리그 3위에 올라 준플레이오프에 나서며 돌풍의 중심이 됐다. 신인 선수인 이재학, 나성범, 박민우를 발굴, 육성에 성공하기도 했다.

지난 2012년 퓨처스리그 NC와 고양의 교류전에서 만난 김경문(왼쪽) 감독과 김성근 감독. /NC 다이노스

김성근 감독은 SK 왕조를 구축한 인물이다.

2007년 SK 감독이 된 뒤 그해 정규리그 우승과 한국시리즈 제패, 2008년 우승. 2009년 준우승과 2010년 우승까지 차지하면서 '야구의 신(야신)'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지난 2011년 SK에서 경질된 뒤에는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의 초대 감독이자 마지막 감독으로 부임해 선수들의 육성을 맡았다. 고양 원더스에서 혹독한 훈련을 거쳐 재출발을 알린 선수도 여럿이다.

지난 9월 11일 고양 원더스 해체 후 김성근 감독은 프로무대 복귀는 없다고 말했으나 극적으로 한화 감독이 됐다.

김성근 감독은 한화의 10대 감독으로 부임해 최근 3년간 최하위에 머물렀던 팀의 재건을 이뤄내야 한다. 김성근 감독은 1996년 쌍방울을 맡아 전년도 8위 팀을 2위로 수직상승시켰고, 1989년에는 최하위 태평양을 3위로 일으켜 세우는 등 첫 시즌부터 성적을 내는 감독으로도 유명하다.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 /연합뉴스

두 감독의 지략대결이 관심을 모으는 것은 최근 김성근 감독이 "한화는 4강이 아닌 우승도 가능하다"고 내뱉은 한 마디 때문이다.

김성근 감독이 목표를 이루고자 한다면 현실적으로 김경문 감독과 맞대결에서 순위 싸움을 벌일 수 있다.

스토브리그에서 NC가 조용한 행보를 보인 반면, 한화는 외부 FA를 3명 보강하면서 최약체에서 중위권으로 도약할 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 감독의 맞대결은 내년 시즌 프로야구의 '빅카드'로 불리는 데 주저함이 없어 NC가 마케팅 차원에서도 흥행카드로 분류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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