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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2014년, 경남을 흔든 발언들

교육감에 '인면수심' 주민에게 '극락가실 것' 등 상식 이하 발언 많아

임종금 기자 lim1498@idomin.com 입력 : 2014-12-18 15:59:13 목     노출 : 2014-12-18 16:09:00 목

지방선거, 세월호 참사, 무상급식 중단 위기 등 2014년은 그야말로 시끌벅적한 한 해였다. 시끌벅적한 한 해였던 만큼 도민들의 이목을 사로잡거나 놀라게 하는 발언들도 유독 많았다. 경남도민일보는 이 가운데 10건을 골라봤다.

◇창원지법 최 모 판사 "자백하면 벌금형으로 선처" = 지난 1월 3일 창원지법 한 형사법정에서 김해시청에서 농성을 하다 기소된 장애인단체 회원들에 대한 공판이 열리고 있었다. 이 자리에서 재판장인 최 모 판사는 장애인단체 회원들에게 "피고인들과 악연이다…자백하면 벌금형으로 선처해주겠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백하면 벌금형으로 선처' 재판장 발언 논란

담당 변호사인 박훈 변호사는 페이스북에서 판사를 향해 비판을 쏟아붓고 지법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등 강력히 반발했다. 창원지법에서는 '불과 3개월 전에 피고인들이 집행유예를 받았는데, 안타까운 취지에서 발언한 것'으로 해명했다. 

한편 해당 장애인단체 회원들은 2013년 4월 2일 김해시장실을 방문해 장애인활동 보조도우미 월 68시간 지원 이행을 촉구하다 퇴거불응 혐의로 기소된 상태였으며, 논란으로 연기된 재판은 새 재판부가 구성된 후 4월 4일에 재개됐다.

◇NC의 돌직구 "창원시 야구장 약속 지켜라" = 1월 22일 박완수 창원시장이 경남도지사 출마선언을 한 날, 창원시에는 한 통의 공문이 도착해 있었다. NC구단이 보낸 공문으로 내용은 간단했다. "2016년 3월까지 신규 야구장을 완공하여 건립 약속을 이행할 것임을 회신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는 내용이었다. 내용상으로는 아무 문제 없지만, 이후 지역에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왔다.

-'야구장 약속대로 지어달라' 냉정해진 NC

2월 4일 창원시는 진해 새 야구장 사용유무를 답변해 달라고 요청했다. 겉으로는 요청이지만 사실상 진해 새 야구장이 백지화 되는 순간이었다. NC는 4월 4일 새 야구장을 마산종합운동장 부지를 원한다고 공식 답변했다. 이후 새로 창원시장이 된 안상수 시장은 지난 9월 4일 새 야구장은 마산종합운동장으로 한다고 발표했다. 야구장을 둘러싼 NC와 창원시의 줄다리기가 끝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었다. 9월 16일 진해가 지역구인 김성일 창원시의원이 안상수 시장에게 계란을 투척하면서 창원 새 야구장 논란은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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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월 16일. 김성일 시의원이 안상수 창원시장에게 계란을 던지고 있다./경남도민일보DB

◇하성식 군수 "박근혜 스스로 돈 벌어보지 않은 사람" = 하성식 함안군수는 지난 3월 21일 함안상공회의소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하 군수는 "골프공을 멀리 치면 뭐하느냐. 방향이 틀렸는데"라며 박 대통령이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규제개혁을 '방향이 틀렸다'고 지적했다. 

-하성식 함안군수 박 대통령에 쓴소리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 스스로 돈을 벌어보지 않은 사람이다. 무엇을 알겠느냐. 청와대 수석비서관도 세금(법인세 등)을 내 본 사람이 없다"며 비판을 이어나갔다. 발언의 파장이 커지자 하 군수는 "세금을 거두는 사람의 입장이 아니라 내는 사람의 입장에서 규제 개혁을 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지만 현직 군수의 '작심 비판'을 많은 매체들이 보도한 뒤였다.

◇홍 지사 '찌라시 발언' = 4월 1일 오후 창원국가산단 40주년 기념식이 마친 후 홍준표 지사는 내빈들을 만나고 있었다. 이날 경남신문은 홍준표 지사와 박완수 예비후보의 지지율을 보도했다. 내빈 가운데 한 사람이 이 보도에 대해 언급하자 홍 지사는 "경남신문은 안 봐…. 찌라시 신문이라서, 신경도 안 써"라고 말했다. 경남신문은 기자협회를 통해서 공식적으로 항의했고 홍 지사는 나중에 사과했다.

-특정 신문에 "찌라시…" 홍 지사 언론관 또 구설

그러나 5월 16일 밤 홍 지사는 경남신문 임원을 우연히 만나 "박완수 신문, 안상수와 잘해봐라"라는 발언을 해 또 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찌라시 발언으로 불거진 양측의 갈등은 7월이 지나서야 풀린 것으로 전해졌다.

◇세월호 촛불집회에 "지금이 국상이냐" = 4월 16일 세월호 사태가 터진 이후 4월 17일부터 몇몇 시민들이 창동에 모여 촛불집회를 열고 진상규명 서명을 받고 있었다. 5월 17일 자신을 창동 상인이라고 주장한 한 시민이 촛불집회에 대해 거칠게 항의했다. 그는 "장사하는 데 지장이 있다. 지금이 국상이냐. 대통령이 죽어도 이렇게 하지는 않는다"라며 항의했다.

-세월호 추모 촛불 막은 창동 상인들

게다가 송명종 창동상인회장까지 나서 "매일 저녁마다 (촛불 모임을) 하니까 매출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에 촛불집회 참가자가 "창동이 상인들만의 땅이냐?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지 않느냐"고 항변하자 "우리가 싫어하면 하지마!"라고 언쟁이 붙었다.

이 언쟁은 동영상으로 녹화 돼 SNS상에 퍼져 나갔고 분노한 일부 시민들은 창동 불매 운동을 벌이자는 제안도 있었다. 또한 그간 창동에 지원된 막대한 예산까지 언급되면서 논란이 확산되자 창동상인회장은 5월 24일 유감을 표했으며 촛불집회를 허용하고 창동 상인들의 세월호 위로 성금을 기부하기도 했다. 또한 상인회가 반대했던 청소년 문화존 행사개최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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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17일 오후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 일원에서 열린 세월호 희생자 추모 마산시민 촛불행사장에 창동 상인이라고 주장하는 한 시민(하늘색 상의 입은 사람)이 찾아와 영업에 방해가 된다며 촛불행사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홍 지사, 아방궁 짓나" = 홍준표 도지사는 2008년 국회의원 시절에 노무현 대통령 봉하마을 사저를 '아방궁'이라고 칭하며 강력히 비판했고, 이 발언은 6년 후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지난 7월 경남도는 창원시 의창구 사림동에 있는 도지사 관사 재건축에 나섰고 예산은 설계비 포함 12억 원으로 예상됐다.

그러자 야권의 반발이 이어졌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은 "노무현 대통령 사비와 개인대출로 마련된 봉하마을 사저 건축비는 12억 원이다. 노 전 대통령을 비난하던 홍 지사는 도민 세금으로 또 다른 아방궁을 지으려는 것은 아닌가"라고 비꼬았다. 여론이 악화되자 홍준표 지사는 7월 28일 오전 재건축을 전면 보류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새정치, 도지사 관사 신축 비판 "아방궁 짓나"

◇안홍준 의원 "(세월호 단식 유가족) 벌써 실려가야 하는 거 아냐?" = 안홍준 국회의원은 지난 8월 7일 국회에서 세월호 유족 김영오 씨가 단식 25일째 이어간다는 말을 듣자 "벌써 실려가야 하는 거 아냐?"라며 "단식은 죽을 각오로 해야 돼 병원에 실려가도록"라고 발언했다. 이 발언은 당시 취재카메라에 찍혀 일파만파로 퍼져 나갔다.

-안홍준 '세월호 유가족 막말' 일파만파

이후 안 의원은 "의사 출신으로서 단식자의 건강이 위험하다고 염려돼 한 발언이었다. 세월호 유가족을 폄훼하려는 의도는 없었다. 본의 아니게 세월호 유가족분의 마음에 상처가 됐다면 진심으로 사과와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홍준표 지사 "감사 없이 지원 없다" = 경남도는 지난 10월 느닷없이 도내 초·중·고등학교 90곳에 무상급식 지원 실태 감사를 하겠다고 나섰다. 도교육청은 '경남도는 감사 권한이 없으며 이미 7월 24일부터 8월 1일까지 경남도 농산물유통과에서 급식 실태 모니터링을 했으며 9월 4일 정상적으로 집행됐다고 통보해 왔다'고 반박했다.

-홍준표 지사 "무상급식 예산 지원없다" 초강수

그러나 홍 지사는 10월 29일 페이스북에 "도민세금을 무려 822억 원이나 받아쓰면서도 감사를 받지 않겠다고 한다. 그러면 답은 자명하다. 감사 없이 지원 없다"고 못을 박았다. 간명한 논리로 주도권을 쥔 홍 지사는 무상급식을 '진보좌파 포퓰리즘'으로 규정하고 전국 이슈화에 나섰으며, 한편으로는 경남도 무상급식 예산 삭감 외에도 시군 무상급식 예산도 모두 삭감하도록 이끌어 냈다.

◇박삼동 도의원 "인면수심 교육감" = 11월 21일은 박종훈 경남교육감 뿐만 아니라 경남교육계 전체의 수모일로 기록될 만한 발언이 이어졌다. 이날 경남도의회에서 열린 도정질문에서 이성용 도의원과 이갑재 도의원, 박삼동 도의원은 박종훈 교육감에게 온갖 비판을 쏟아냈다.

이 가운데 박삼동 도의원은 박 교육감에게 "예, 아니오로만 답하세요"라며 고압적인 자세를 이어갔다. 그리고 "어린애마냥 돈 나올 곳도 없는 데 과자를 사달라고 하는 것(급식지 지원 요청)은 교육적으로 대단히 나쁘다. 교육감이 인면수심도 유분수지 저렇게 자기 중심적으로 감사를 거부하는데…"라는 발언을 이어나갔다. '인면수심'이라는 단어는 인간의 탈을 쓴 짐승의 마음이라는 뜻으로 사실상 상대방을 인간 이하로 취급할 때 쓰는 말이다.

-교육감을 인간이하 취급한 도의원들

이에 학부모단체와 도교육청 노조, 박삼동 도의원 지역구 주민들까지 나서 박 의원의 발언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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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월 21일 도의회 도정질문에서 박삼동 도의원이 박종훈 교육감에게 도정 질의를 하고 있다./경남도민일보 영상 캡쳐

◇이성해 국토부 과장 "사천시민들 공덕 쌓아…극락가실 것" = 남강댐 방류로 사천시민들은 수십년 째 적지 않은 피해를 입어왔다. 지난 12월 12일 사천시민참여연대 주최로 대책 마련 세미나가 열렸다. 이날 세미나는 국토교통부, 한국수자원공사, 경남도 관계자까지 토론자로 참석해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국토교통부 이성해 과장의 발언으로 결국 파행으로 끝나고 말았다.

이 과장은 "남강댐으로 사천시민의 피해는 재산상의 피해지만 혜택은 진주, 함안 등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생명과 목숨을 건지는 것"이라고 하고 "사천시민들은 두 가지 공덕을 모두 몸으로 실천하는 사람들이다…반드시 극락에 갈 것"이라는 발언을 했다. 게다가 "비현실적이고 실현 불가능한 주장을 하기 보다는 미래지향적이고 제도 내에서 실현가능을 주장을 해 달라"고 했다.

-"남강댐 홍수피해 사천시민, 공덕 쌓는 것"

이 과장의 발언에 장내는 엉망이 됐고, 이 과장은 곧 사천을 떠나 버렸다. 이로 인해 세미나도 별 성과 없이 끝나 버렸다. 이성해 국토교통부 수자원개발과장은 과거 4대강 추진본부 총괄팀장으로 재직했으며, 4대강 사업 이후 근정포장을 받은 경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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