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밖 지역·역사 탐방 참여 좌우…본보 문화공동체사업 적극 활용을

경남도민일보가 공익 실현을 위해 만든 자회사 갱상도문화공동체 해딴에 운영을 맡으면서 청소년들과 함께 지역을 돌아다니는 일이 많아졌다. 여름에는 청소년 기자단으로 우리 지역 일곱 중·고등학교 아이들을 데리고 사회적 논란의 한가운데 있는 원자력발전(=핵발전)의 한국수력원자력 고리발전본부와 76만5000볼트 초고압 송전철탑 설립 강행으로 주민들 고통이 극심한 밀양 용회마을 현장을 찾았다.

또 겨울인 지금은 수능시험을 마친 시점에서 지역 여러 고등학생들과 더불어 경남 일대를 돌아다니고 있다. 11월 24일 김해경원고 학생들의 김해 탐방을 시작으로 15일까지 열다섯 차례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앞으로 두 차례 더 탐방을 나갈 예정이다. 이렇게 아이들과 더불어 탐방을 하면서 아이들이 선생님 영향을 생각보다 크게 많이 받는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됐다. 단순히 선생님들 태도를 갖고 하는 얘기가 아니다.

이렇게 해서 한 번이라도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은 작지 않게 차이가 난다. 이를테면 청소년기자단 같은 경우는 학교에서 배우지 못했던 사회 현장을 실감나게 마주할 수 있었다. 참여한 학생들은 신문·방송에서나 보던 현장을 찾아 구체적인 모습을 보고 듣고 만지는 취재 활동을 벌였다. 그러면서 좀더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바뀌어 있어 스스로 놀라기도 했다는 얘기까지 들었다.

지금 진행하는 고장 사랑 지역 역사·문화 탐방은 자기가 사는 고장 또는 가까운 이웃 고을의 역사 현장과 문화재를 찾아 그 숨겨진 의미와 가려진 아름다움 따위를 제대로 누릴 수 있다. 대부분 아이들은 자기 사는 지역에 대해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대부분 착각이다. 그래서 같이 돌아다니다 보면 반드시 듣게 되는 아이들 소리가 "우와~ 우리 지역에 이렇게 멋진 데도 있었어요?"다. 이렇다 보니 반응이 좋은 편이어서 헤어질 때는 "고마워요" "재미있었어요", "다음에 또 하면 좋겠어요" 아이들이 이렇게들 말해준다.

물론 모두가 같은 반응을 보이지는 않지만, 이런 정도라면 프로그램이 내용도 나름 알차고 재미도 충분히 있다고 여겨도 무방하겠다. 그런데 어떤 교장 선생님은 스스로 이런 프로그램을 찾아내어 담당 선생님더러 아이들 데리고 다녀오라고 등을 떼밀기도 하지만 어떤 교장 선생님은 담당 선생님이 이런 프로그램을 찾아내어 실행해 보겠노라 보고를 해도 그런 따위는 아이들이 보고 듣고 할 필요가 없다며 학교 울타리를 걸어 잠그기도 한단다. 물론 그 반대되는 현상도 있다.

그러니까 아이들에게 하나라도 더 경험하게 하려는 선생님을 만나면 청소년들은 그에 걸맞게 좋은 몸공부를 할 수 있고 그렇지 않은 선생님을 만나면 그런 기회를 놓치게 된다는 얘기다. 물론 아이들이 그런 기회를 한 번 더 찾아 누리는 것과 누리지 않는 것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콩나물콩과 같은 존재다. 시루에 들어앉은 콩나물콩은 그냥 한 번씩 주루룩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전부지만 그런 가운데 자기한테 필요한 것은 빨아들이면서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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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아무래도 세월호 참사 여파가 여전히 크게 남아 있는 것 같다. 아이들한테 좋은 기회 한 번 더 마련해 주는 것보다 다치지 않고 안전하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 더 중요하게 여겨진 모양이다. 학교 선생님들 반응이 많은 경우 그랬다. 올해는 올해고 내년은 내년이다. 내년에는 학교 밖에서 진행되는 이런 프로그램에 많은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교장 선생님 등 여러 선생님들이 좀더 애를 써 주시면 좋겠다.

출판국장 소임을 맡고 있습니다. 도서 제작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관장합니다. 학교와 현장을 찾아 진행하는 문화사업(공연··이벤트 제외)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환경전문기자로서 생태·역사 부문 취재도 합니다. 전화는 010-2926-3543입니다. 고맙습니데이~~~
[출판국에서]아무도 안 했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비춰볼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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