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돋보기]거창 에너지자립도시 조성 사업

경남의 작은 군 지역인 거창군이 대한민국 친환경 수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태양광과 지열 등 자연 에너지를 이용한 에너지 자립도시를 건설, 지속가능한 녹색 성장의 모델이 되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거창군은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융복합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어떻게 시작했나 =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부 지방을 관통한 대규모 지진과 쓰나미로 후쿠시마 현에 있던 원자력발전소 방사능이 누출되는 초대형 사고가 터졌다.

이후 국내에서도 원전 안전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겨울·여름철 전력 대란 위기로 일상생활에 불편이 예상되는 한편 지구온난화로 말미암은 기후변화 등에 대처할 방안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급부상하게 된다.

이러한 흐름에 주목한 거창군은 청정지역 천혜의 자연경관을 잘 보존하면서 자연에너지를 이용하는 에너지 자립도시를 구상하게 됐다.

거창군이 현재 사용하는 주 에너지는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전기나 유류, 가스 등 화석연료에 집중돼 있으며, 이를 석유환산톤으로 계량화하면 연간 14만 8422TOE로 전기(60%), 유류(31%), 가스(9%) 순으로 분석되고 있다.

거창군 1호 에너지자립마을인 신원면 신기산촌 생태마을. /거창군

한편 2013년 기준 거창군의 신재생에너지 생산은 3000여 TOE로 군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2%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군은 신재생에너지 생산과 에너지 절감을 통해 에너지 자립률을 2020년까지 30%로 끌어올리고, 장기적으로 독일의 환경수도로 불리는 프라이부르크에 버금가는 '에너지 자립도시'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어떤 일을 하고 있나 = 거창군은 에너지 자립도시를 실현할 양대 전략을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함께 저에너지 고효율 주택 패시브하우스 보급 등을 통한 에너지 절감 시책으로 설정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에너지 자립도시 조성 조례' 제정을 시작으로 민간 주도의 거창 해미래 신재생에너지 협동조합 설립, 민간투자 태양광 발전단지 조성, 패시브하우스 주택지원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신재생에너지 협동조합 설립을 추진해 지난 1월에 '해미래'라는 순수 민간주도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등기를 마쳤다,

'해미래'는 직접 에너지 생산에 참여하면서 공공기관, 학교, 가정, 공장 등의 지붕과 옥상 등 유휴 공간을 대상으로 태양광발전시설 설치와 소수력, 지열, 바이오디젤 에너지 생산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를 개발하게 된다.

또 거창읍 송정리 도시개발 지구에는 약 40가구 패시브하우스단지를 조성하고자 신재생에너지 3종(태양광+태양열+지열)을 융·복합해 전국 최초 에너지 제로단지를 조성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6월에는 (사)한국패시브건축협회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앞으로 패시브하우스 보급 확산을 위한 공동 사업발굴과 신규 정책개발, 에너지 제로하우스 모델개발 등에 협력하게 된다.

이에 앞서 군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공모한 '2014년 융복합사업'에 송정 도시개발지구 에너지 제로하우스단지 조성을 위한 '패시브하우스+태양광+태양열'을 융복합하는 프로그램이 선정되기도 했다.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사업은 마이크로 소수력과 신재생에너지 융·복합 사업을 통해 10개 에너지 자립마을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소수력 사업은 2013년부터 민간사업자가 참여한 가운데 덕유산 자락의 풍부한 수자원을 활용, 북상면 심동마을(15호)에 마이크로 소수력을 설치해 생산된 전기를 저장하고 마을에 공급하는 전국 최초의 '전봇대 없는 에너지 자립마을' 만들기로 주목 받았다.

지금까지 8번 실패를 하고 9번째 만에 드디어 성공, 현재는 마을에 보급하는 단계에 와 있다.

'감악산 풍력단지조성 사업'은 군이 대규모 민간자본을 유치한 또 하나의 야심찬 사업으로, 지난해부터 7기, 17.5MW/h 규모로 추진되고 있다.

앞으로 연간 전력생산이 3만 9858MW h로 4인 가구 기준으로 거창군 전체의 48%를 충당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지난해에는 산업통상자원부와 에너지관리공단이 주관한 신재생에너지 융·복합사업 공모에 신원면 신기 산촌생태마을이 선정됐다.

이 사업으로 주택 47가구, 공공시설 3개소 등 총 50개소에 사업비 8억여 원을 들여 태양광, 태양광+태양열, 태양광+태양열+지열 등의 신재생에너지 융복합 사업을 시행해 지난 10월 거창군 제1호 에너지 자립마을이 탄생했다.

◇무엇을 기대할 수 있나 = 거창군은 올해 말까지 에너지 자립률 13.2%를 달성하고 풍력과 태양광 발전 등으로 매년 이산화탄소 배출량 3만 1150t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이는 30년생 소나무 470만 그루를 심는 효과와 맞먹는다,

거창군은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미래 성장 동력의 큰 자산이 될 것으로 보고 2020년에는 에너지 자립률을 30%까지 끌어올려 친환경 수도를 실현하면서 에너지자립도시 꿈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거창군 관계자는 "거창군의 에너지 자립도시 조성사업이 성공으로 추진돼 지속 가능한 녹색성장의 모델이 되고 전국으로 확산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