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청도 주민 등 30여 명 15일부터 전국 순회

초고압 송전탑과 싸우는 밀양과 경북 청도 주민들이 특별한 송년회를 준비했다.

밀양·청도 주민 30여 명은 15일부터 사흘 동안 전국 곳곳을 돌며 '72시간 송년회'를 한다.

주민들은 사흘 동안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고통' 받는, 그리고 그에 맞서 '저항'하는 현장을 찾아 함께 손을 잡는다.

밀양 765㎸ 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와 청도 345㎸ 송전탑 반대대책위는 "오랜 세월 온 힘을 다해 싸웠으나 공권력의 강력한 비호 아래 공사는 진행돼 올해 완성된 철탑과 송전선으로 시험 송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며 "이런 시기에 어르신들이 지금도 고통 속에 뒤척이는 이들을 찾아 위로하고 다독이는 순례를 떠난다. 밀양과 청도의 오랜 싸움에 연대해 준 많은 노동자, 연대시민에 대한 답례의 인사이기도 하면서 억울함과 분노를 안고 물러서지 않겠다는 다짐"이라고 밝혔다.

주민들은 첫날인 15일 오전 경북 구미 합섬업체 스타케미컬 굴뚝 농성장, 강원도 홍천군 골프장 반대 농성장을 방문한다. 스타케미컬에는 해고자 차광호 씨가 일방적인 폐업 등에 항의하며 200일째 100m 높이 굴뚝에서 농성을 하고 있다.

16일에는 두 조로 나눠 청주 지역간담회를 거쳐 충북 영동 유성기업, 과천 코오롱본사 단식농성장과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을 찾는다. 이들 공장 노동자들은 직장폐쇄, 정리해고 등에 맞서 투쟁하고 있다.

이날 주민들은 오후 경기도 안산 세월호 분향소를 거쳐 저녁에 서울 광화문에서 열리는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합동 송년회'에 참가한다. 이날 송년회에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 기륭전자 노동자, 용산참사 유가족, 장애인 등이 함께한다.

마지막 날인 17일에는 전남 나주혁신도시 한국전력공사 새 사옥을 찾아간다. 주민들은 한전 앞에서 '한전 집들이 행사'와 선물 전달 회견을 할 계획이다.

밀양·청도 대책위는 "한전은 17일 나주 신사옥에 이전하는데 곧이어 밀양과 청도에 시험송전을 통해 자신들의 어이없는 승리를 선포하려 한다"며 "그러나 밀양·청도 주민들은 '이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그 사이 저질러진 무간지옥 폭력과 주민들에게 가한 고통, 앞으로 주민들이 볼 피해에 대해 한전은 명시적으로 사과와 약속을 하라'고 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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