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수 부산시장과 함께 부산서 등산하며 지역현안 논의물 공급 등 견해차 여전…하계올림픽 공동 유치는 동의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서병수 부산시장이 만나 이웃 지방자치단체 간 우애를 다졌지만 신공항 입지와 남강 물 부산 공급 문제 등 주요 현안에서는 여전히 견해 차이가 있음을 재확인했다.

홍 지사와 서 시장은 지난 6일 오전 부산시 해운대구 장산 등산을 했다.

이날 홍 지사와 서 시장은 장산을 오르면서 중간에 있는 애국지사 강근호 선생의 집을 둘러봤다.

이 자리에서 홍 지사와 서 시장은 남부권 신공항 건설과 남강댐 물 부산 공급 문제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서로 다른 견해를 드러냈다.

홍 지사는 "비행장은 국가 일이기 때문에 나는 왈가왈부하지 않는다"며 간단하게 말했다.

손은 잡았지만…부산시 해운대구 장산 등산길에서 손을 맞잡은 홍준표(오른쪽) 경남도지사와 서병수 부산시장. /경남도

반면, 서 시장은 "비행장 건설에 국가가 간섭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역량 있는 자치단체가 민자를 유치해 계획을 올리면 도와줘야 하는데 정치적인 고려 때문에 흐지부지하고 있어 못마땅하다"고 했다.

이어서 서 시장은 "부산은 지역 이익이 아니라 국가 이익을 위해 반드시 가덕도가 신공항 입지가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제 국제 공인기관의 판단에 따라 정부가 결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 시장이 이렇게 말하자 홍 지사도 더는 참지 않았다. 홍 지사는 "정작 신공항 당사자인 경남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국책사업에 대해 정부 결정에 따르지 않는 것은 국민의 도리도, 정치인의 도리도 아니다"며 "내 지역이 아니면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사실상 신공항을 포기하는 것이다. 대구, 경북은 물론 부산도 신공항 유치위원회를 해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 문제도 마찬가지였다.

서 시장은 "자연스럽게 협력 방안이 논의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지만, 홍 지사는 "남강댐 물 공급에 대해서는 지금 얘기할 단계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성과도 있었다.

서 시장이 홍 지사에게 오는 2028년 하계올림픽 공동유치를 제안했다.

홍 지사가 이에 흔쾌히 동의했다. 홍 지사와 서 시장은 한발 더 나아가 울산시에도 공동 유치를 제안하기로 했다.

홍 지사는 "경남 부산 울산 대구 경북이 장점을 살려 힘을 합치면 수도권에 대응할 경제권을 만들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홍 지사는 "서 시장을 모시고 협력에 노력하겠다"라고 했고, 서 시장은 "부산시와 경남도가 얽힌 문제를 풀고, 홍 지사와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산행에는 양측에서 부지사·부시장, 기획조정실장, 본부장, 국장 등 각 6~7명이 동행했으며, 등산 후에는 부산 시내 모 음식점에서 오찬을 함께했다.

한편, 홍 지사의 서 시장과의 만남은 최근 대구시장과 울산시장을 잇달아 만난 것의 연장선에 있다.

홍 지사는 권영진 대구시장, 김기현 울산시장을 만나 지역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오는 27일에는 김관용 경북지사와도 만날 예정이다.

홍 지사의 이런 움직임을 두고 일부에서는 염두에 둔 광폭 행보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홍 지사 측은 "민감한 현안이 생길 때 일이 쉽게 풀리도록 영남지역 내 이웃 지자체 간부들끼리 서로 알고 지내면서 소통하도록 하자는 취지일 뿐 정치적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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