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남도지사는 대체 왜 그러는 걸까요? 무상급식 예산 지원 중단 말입니다. 지난해는 서민의료기관인 진주의료원을 강제 폐원하고 거기서 일하던 사람들을 하루아침에 실업자로 만들더니, 올해는 느닷없이 무상급식을 '좌파정책'으로 몰아붙이며 이슈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그 자신도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초·중·고등학교 시절 도시락을 싸가지 못해 우물가에서 물로 배를 채웠다'면서 왜 그러는 것일까요?

지난 2013년 1월 <피플파워>는 그를 인터뷰한 적이 있습니다. 그는 당시 인터뷰에서 "재정을 건전하게 만드는 가장 큰 목적은 복지예산의 확대에 있다"면서 "도정방침 다섯 개가 다 복지예산 확충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죠. 그 인터뷰를 마친 후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진주의료원 폐원을 밀어붙였고 끝내 관철시켰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를 포함한 열두 명의 인터뷰를 엮은 <김주완이 만난 열두 명의 고집인생>(도서출판 피플파워, 2014)을 출판하면서 그의 모순적인 심리를 이렇게 정리한 바 있습니다.

"자신만큼 어려운 환경에서 성공하지 못한 사람을 인정하지 않는 특유의 에고이즘(egoism)과 '독고다이'라는 별명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습니다. 어렵게 성공한 사람들 중에는 '나만큼 고생해봤어?' 하는 심리를 드러내는 이들이 꽤 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어려운 사람들을 더 매몰차게 대하기도 합니다. 자신은 그걸 극복했는데 당신들은 뭐냐는 거지요.

그러나 어려운 환경에서 성공한 사람이라고 모두 그런 건 아닙니다. 이번호에 소개되는 김재영 시립마산요양병원 진료원장이 그런 분입니다. 김 원장 역시 가난한 페인트공의 장남으로 태어나 고등학교 1학년 때 아버지를 잃고 참고서 한 권 살 돈도 없는 환경에서 어렵게 공부하여 의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을 업신여기지 않고 치매노인들을 친부모처럼 여기며 보살피는데 삶의 보람을 얻고 있습니다. 그가 병원에서 어떻게 치매환자들을 대하는지 잘 보시기 바랍니다.

또한 프로 무용가에서 무용기획자로 변신해 노인과 장애인, 비행청소년 등 소외계층을 무용으로 치유하고 있는 정옥경 씨의 삶도 김재영 원장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번호 표지인물은 평생을 차(茶) 문화 확산에 바쳐온 고성배 한국차문화연합회장입니다. 그가 60 인생을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가려고 하는지, 마산에 공자(孔子)촌을 만들자는 그의 원대한 구상은 뭔지도 눈여겨 봐둘만 합니다.

아울러 68세의 나이에 고등학교에 입학한 변희우 씨 이야기, 동양인으로서는 최초로 '독일 티소믈리에 자격증'을 따서 창원으로 돌아온 박은애 씨의 꿈, 늦은 나이에 한의원을 열어 어린이들을 위한 무료 학당을 운영하며 인술을 펼치고 있는 인중천지일한의원 이상미·김창호 부부 이야기도 우리에게 세상을 보는 새로운 눈을 뜨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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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성공이나 가족의 평안에 머물지 않고,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손해와 희생을 감수하는 사람들의 삶은 우리에게 감동을 줍니다. 진주아이쿱생협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권춘현 형평운동기념사업회 이사, 그리고 권범철의 얼굴에 등장한 이계삼 밀양송전탑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이 그런 분입니다.

날이 많이 추워졌습니다. 우리 주위에 소외되고 굶주린 사람은 없는지, 권력의 횡포에 눈물 흘리고 있는 이들은 없는지 살펴봐야겠습니다.

편집책임 김주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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