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현 교수 낙동강 포럼서 정부 개방불가 입장 비판

정부가 4대 강 보 수문개방을 못 한다고 하는 것은 수자원 확보를 위해 4대 강 사업을 했다는 논리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박재현 인제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낙동강 포럼 '낙동강 녹조와 보 관리수위' 발표에서 4대 강 사업 이후 녹조 발생구간과 지속기간이 증가세를 보인 점을 지적하며, 보 수문을 열어 물 흐름을 원래대로 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녹조문제 해결을 위해 수리·수문·생태·환경 전 영역에 걸친 공동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는 녹조발생 시기만 보를 열 뿐 상시 개방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수자원 확보를 위해 국토부, 수자원공사는 수문개방이 불가하다고 하지만 사업 중간에 준설물량을 축소한 것으로 미뤄볼 때 결국 4대 강 사업 계획단계에서 정부가 제시한 수자원확보 논리가 무리였다는 것을 자인한 것"이라며 "그렇다면 녹조문제 심각성을 고려할 때 수자원 확보한다며 수문을 굳게 닫을 것이 아니라 수문을 열어 유속을 증대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이 같은 근거로 정부가 애초 준설량을 5억 7000만t에서 4억 5000만t으로 줄이고, 창녕함안보 관리수위(7.5m에서 5m)를 낮춰 낙동강 애초 계획 물 확보량 6억 7000만t에서 33%(2억 2000만t) 줄어든 점을 제시했다.

박 교수는 4대 강 사업 이후 문제점으로 물흐름 20분의 1~40분의 1로 느려짐, 녹조대란, 큰빗이끼벌레 출현, 수돗물 안전성 등을 지적했다.

이와 관련, 국립환경과학원은 <2013년 보 구간 수생태계 모니터링 보고서>에서 낙동강 8개 보 상·하류 지점에서 녹조를 일으키는 남조류가 지난 2012년 21회, 2013년 23회 '우점종'으로 나타났다. 이는 보 완공 전인 2010년과 2011년에는 연간 3차례이던 빈도가 7~8배로 급증한 것이다.

우점종은 생물군집에서 전체 성격을 결정하고 그 군집을 대표하는 종류를 말하는데 군집에 영향을 끼친다.

낙동강 포럼(위원장 박재현 인제대 교수)은 지난 7월에 이어 지난 28일부터 이틀 동안 창녕 부곡에서 2차 포럼을 개최했다. 낙동강 포럼은 경남을 비롯해 대구·경북·울산·부산 등 낙동강 상·하류지역 시민사회단체, 학계, 낙동강환경청을 비롯한 기관이 함께 만들었다.

이날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생태보존국장은 '낙동강 녹조와 큰빗이끼벌레 현황' 발표에서 보 철거를 주장했다. 정 국장은 "조류 이상 증식 현상과 이끼벌레 증식 현상은 강물이 정체돼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변화"라며 "강물의 흐름을 회복시키는 것이 가장 빠른 해결책이다. 막힌 수문을 열어 막힌 혈관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포럼은 수질분과 박 교수와 정 국장 발표에 이어 △자연생태분과 멸종위기종 수달·흰수마자 실태·복원방안(생명그물 김정오 생태조사실장), 낙동강 대체습지 현황·관리방안(경남람사르환경재단 이찬우 과장) △시민참여분과 수계관리기금 운영실태·평가(국토환경연구소 최동진 소장), 낙동강유역공동체를 위한 제언(낙동강공동체 김상화 대표) 등 발표와 토론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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