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와 '인위적 구조조정 없다'합의에도 직원 불안감…고용승계·전환배치 등 요구

삼성테크윈의 한화그룹 매각과 관련해 직원들 불안이 계속되는 가운데 고용승계와 전환배치가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테크윈은 창원국가산업단지에 본사와 2·3공장이 있으며 경기도 판교에 R&D센터와 영업·마케팅을 담당하는 사업장을 두고 있다. 직원은 모두 4600명이며 창원공장 직원은 2300명에 이른다.

이번 매각·인수에서 삼성과 한화가 인력을 100% 고용승계하는 것으로 합의해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으로 밝혔지만 구체적인 계획이 없어 직원들은 신뢰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미 한화그룹에서 방산사업을 진행하고 있기에 일부 중복되는 부분에서 인력 재배치와 구조조정이 없을 수 없다는 것이 직원들 전망이다. 이에 매각 자체를 반대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짙은 안개에 덮여 있는 삼성테크윈 창원공장 전경. /박일호 기자

삼성테크윈 직원 ㄱ씨는 "매각 자체를 반대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고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며 "직원들 의견을 모으고자 판교, 창원 1공장 등에서 점심때와 퇴근 후 토론회가 열리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환배치에 대한 기대도 나오고 있다. 삼성그룹의 과거 사례를 비춰보면 전환배치나 위로금 지급 등의 후속조치가 따랐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삼성코닝정밀소재를 미국 코닝사에 매각, 그룹에서 분리하는 과정에서 전환배치를 진행했다. 임직원을 대상으로 전환배치 신청을 받아 5개 계열사에 300여 명을 재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환배치를 받지 못한 직원들은 위로금을 받았다.

또 지난 9월 삼성테크윈이 1공장의 반도체부품사업을 매각하는 과정에서도 소규모 전환배치와 위로금 지급이 있었다.

이에 삼성테크윈 직원들 사이에서는 사원들이 원하는 수준의 대규모 전환배치도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직원 ㄴ씨는 "26일 삼성그룹 직원으로 출근해 한화그룹 직원으로 퇴근한 잊지 못할 하루였다. 아무리 그래도 직원들을 감쪽같이 속일 수 있나. 여기서부터 불신이 시작됐다"며 "삼성그룹의 비주력 계열사였지만 삼성맨이라는 자부심이 있었다. 2∼3개월 전에 입사한 신입사원의 상실감은 더할 것이다. 전환배치 배려가 우선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비상대책위 구성 움직임도 일고 있다. 삼성그룹의 무노조 경영 방침에 따라 삼성테크윈에는 노동조합이 없으며 대신 노사협의회가 일정 부분 그 역할을 수행했다. 비상대책위 구성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된 상황이며 대신 노사협의회 주축으로 구성할지 자체 비상대책위를 구성할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 ㄷ씨는 "전환배치와 구조조정, 위로금 등이 향후 핵심이 아니겠나. 구조조정, 전환배치 비율, 위로금 문제 등은 사측이 지시하는 대로 따를 수 없는 부분이다. 이를 협상하고 풀어나가야 할 조직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현재 각 사업장 차원에서 비상대책위를 구성할지, 단일화해서 구성해야 할지, 노사협의회 주축으로 구성할지 등이 논의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