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커지는 전자어음시장 스타뱅크 인수...온라인 중개 서비스도 준비

무학그룹 최재호(54) 회장이 '스타뱅크'를 인수, 전자어음시스템 개발사업에 뛰어들었다. 주류사업 안정화를 기틀로 외연 확대를 위한 도전이어서 사업 내용과 성과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무학이 스타뱅크를 인수한 지 5개월이 지난 현재 어음시장에는 상당한 변화가 있다.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전자어음시장을 최 회장이 주목하는 이유는 뭘까? 최 회장은 무학 기업이념과 무관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세계 최초 전자어음시스템을 개발한 '스타뱅크' = 전자어음은 2005년 1월 '전자어음의 발행 및 유통에 관한 법률'에 의해 도입됐다. 전자어음은 종이어음과 달리 발행인, 수취인, 금액 등의 어음정보가 전자문서 형태로 작성된다. 2000년 설립된 '스타뱅크'(대표 조문기)는 금융결제원이 사용하는 전자어음시스템을 개발한 금융 IT 기업이다.

전자어음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보완해야 하는 스타뱅크는 이후 눈에 띄는 성과 없이 정체기를 맞았다. 적자를 면치 못하던 스타뱅크는 지난해 6월 무학과 M&A(인수합병)를 맺으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최 회장은 어음 부도를 맞는 기업들을 돕고자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기존 종이어음제도에서 전자어음으로 바꾸는 가장 큰 목적은 경영이 어려운 기업의 부도율을 낮추는 것이다. 종이어음의 폐해는 위·변조가 쉽고 해당 업체의 정확한 어음발행 정보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기업 한계에서 벗어난 어음 오남용은 부도로 이어진다. 전자어음은 실시간으로 업체 정보를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어 어음으로 말미암은 회사 부도율을 낮출 수 있다. 국가가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기업인이라도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100억 원을 들여 법인과 시스템개발 특허권을 인수하게 됐다."

'스타뱅크'를 인수, 전자어음시스템 개발사업에 나선 무학그룹 최재호 회장. /김구연 기자 

스타뱅크는 최 회장 인수 5개월 만에 관련 사업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최 회장은 전자어음이 정착되면서 기업 부도율이 현저히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전자어음법 개정으로 자산 총액이 10억 원 이상인 법인사업자는 약속어음 발행 시 전자어음으로만 발행하도록 의무화한한 것도 한몫했다. 전자어음 사용자 수가 의무화 6개월 만에 10% 늘어났다.

스타뱅크는 국외 특허를 늘리고 있다. 세계 최초로 개발한 시스템인 만큼 국외에서 이를 사용할 때 사용료를 낼 수 있도록 프랑스, 미국 등 5개국의 특허 등록을 완료했거나 진행 중이다.

전자어음 온라인 중개(할인매매중개)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전자어음 온라인 중개 서비스란 인터넷상에서 전자어음의 매도-매수자 간 매매를 중개하는 사이버 거래소로 기업은 담보 없이 신용으로 저렴한 금리에 의해 직접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사업 다각화? 결국 하나의 사업" = 최 회장은 무학 입장에서 스타뱅크는 수익사업이 아닌 공공사업이라고 말했다. 건당 1000원 하는 수수료가 스타뱅크의 이익이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무학 사업 다각화를 보는 시각은 다양하지만 무학 다각화 조건은 정해져 있다. 절대 빚을 내면 안 되고, 기업이념에 맞는 사업이어야 한다. 건설? 호텔? 더 나은 수익모델이 있어도 하지 않는 이유는 기업가치와 안 맞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무학 기업이념은 '주류와 음료 관련 사업 그리고 미래 산업 육성을 통하여 하루하루 새로운 창의력과 도전 의식으로 고객과 무학 가족에게 풍요로운 삶의 질을 제공토록 공헌한다'이다. 이 문구는 최 회장이 문장 하나하나 다듬어가며 만들었다고 알려졌다.

최 회장은 "기업의 모든 사업은 결국 이익 극대화다. 다각화라고 하지만 주류와 미래 산업이라는 두 가지 개념을 중심에 두고 뻗어가는 것"이라며 "정확한 금융 정보를 제공하고 음지에 있는 어음할인을 제도권으로 끌고 오는 사업은 국가 경제에도 꼭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가까운 미래 종이어음은 사라질 것이다. IT 강국인 한국에서 최초로 개발한 전자어음결제시스템의 성공적인 안착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그 중심에 스타뱅크가 있을 것이라고 최 회장은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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