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 그 후]'진주 운석'최초 발견 강원기 씨 - 3월 11일 자

지난 3월 10일, 진주시 대곡면 한 파프리카 비닐하우스에 운석이 떨어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인근에서도 잇따라 발견되면서 국내가 들썩들썩했다. 운석이 뭔지 몰랐던 이도 그 존재를 확실히 각인할 수 있었다.

진주에서 발견된 운석은 모두 4조각(총 34kg)으로 무엇보다 그 값어치에 시선이 쏠렸다. 사람들은 'g당 얼마다' '국제시세가 5~10달러다' '4조각 가격을 합하면 몇십 몇백억 원일 것'이라는 추측을 쏟아냈다. 이 때문에 '하늘에서 떨어진 로또'라는 말이 나왔고, 운석 사냥꾼까지 등장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운석으로 판명되었고, 국가 차원에서 이를 관리하기 위해 매입 이야기가 나왔다.

정부에서는 g당 1만 원으로 매겨 35kg 전체 금액으로 3억 5000만 원을 제시했고, 소유주들은 이보다 70배 이상 많은 금액을 바라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러한 견해차 때문에 8개월이 지난 지금도 운석은 당시 발견자들이 보관하고 있다.

운석 4조각 가운데 최초 발견자인 강원기(57) 씨는 발견 당시 "로또복권에 당첨될 확률보다 더 어려운 운석이 떨어져 얼떨떨합니다. 길조인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라며 들뜬 마음을 전했었다. 지금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먼저 최근 상황부터 전했다.

"지난 10월에 연락 받은 것이 마지막이었습니다. 국무총리 산하 기관에서 전화가 와서는 세 가지 안에 대해 이야기하더군요. 하지만 생각 차이가 있어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운석 발견한 다른 사람들도 인근에 있어 형님·동생하는 사이입니다. 그들도 생각이 다르지 않죠."

이전까지 한반도에서 발견된 운석은 모두 4개였다. 모두 일제강점기에 발견되었는데 3개는 행방을 알 수 없고, 1개는 1999년 일본으로부터 돌려받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보관하고 있다. 국가적인 자산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일부에서 우려하는 부분이 있다. 혹시나 국외로 팔려나가는 건 아닐까라는 걱정이다.

"브로커인지 몰라도, 자기들한테 팔라는 전화가 많이 왔죠. 하지만 저는 그럴 마음이 없습니다."

강 씨는 그러면서 의외로 담담한 심정을 밝혔다.

"저는 편안한 마음입니다. 나라에서 돈이 없어 매입 못하는 것이기에 서운할 것도 없습니다. 안 되면 제가 영구 보존하면 되지요. 그 귀한 것이 옆에 있으면 늘 복이 찾아오지 않겠습니까? 하늘에서 준 선물을 소중하게 간직하면 되지요."

얼마 전 운석 나이가 밝혀졌다. 44억 8500만 년에서 45억 9700만 년 사이로 나타났다. 지구가 속한 태양계 나이인 45억 6700만 년에 가깝다.

"이미 이래저래 이야기 들은 것이 있어 대략 그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운석이 발견된 이후 시에서는 이를 알리는 표지판을 설치했다. 호기심에 찾는 사람들 발길이 엄청났다. 더군다나 강 씨 운석 위치는 비닐하우스 안이다. 그런 어수선한 분위기 때문에 강 씨는 농장 일을 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지금도 종종 언론사에서 찾거나 연락해 오기도 하지만, 이젠 일상으로 돌아갔다. 운석 발견 전과 다름 없이 농장일에 충실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1만 1570㎡(3500평) 규모로 파프리카 농장을 하고 있다.

"마음 들뜨고 그런 거 없어요. 제 할 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운석 발견하고 나서 농장 일도 더 잘 되는 것 같아요."

현재 운석을 어디에 보관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며 "그냥 안전한 곳에서 잘 관리하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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