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단감 블로거 팸투어…기후 알맞아 재배 최적지 경남 전국 최대 생산, 대표 수출 작물

단감이 과일이라는 사실, 경남이 우리나라에서 단감을 가장 많이 생산한다는 사실, 경남 단감이 맛이 좋아 수출까지 한다는 사실, 중국에서도 엄청난 부자들이 모여 사는 상하이에서는 경남 단감이 품질 좋은 고급 과일로 통한다는 사실 등등은 경남에서조차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이나 다른 지역의 경남 단감에 대한 인식은 따로 말할 필요도 없을 정도다.

이런 사정을 타개하고 경남 단감 판매를 전국적·세계적으로 촉진하기 위해 농협경남지역본부(본부장 김진국)와 단감경남협의회(회장 김순재 창원동읍농협 조합장)가 나섰다. 경남단감의 특징과 장점, 생산 현황을 다양하게 알리기 위해 10월 26일 블로거 팸투어를 진행했다. 경남도민일보 자회사인 갱상도문화공동체 해딴에가 주관한 이날 팸투어는 오전 북창원농협 강의실에서 간단하게 경남단감 현황 설명을 들은 뒤 오후 개별 단감 농가를 찾아 취재하는 방식이었다. 제주를 뺀 전국에서 38명이 참여했으며 맛·여행·축제·역사·시사 등 분야가 여럿으로 나뉘어 있었고 하루 조회 숫자가 2000을 넘는 파워블로거가 다수였다.

블로거들이 농장에서 단감을 따보고 있다. /김훤주 기자

잘 알려진 대로 페이스북·트위터·블로그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그 자체로 이미 훌륭한 홍보 수단이다. 조직이나 단체가 아닌 개인도 충분히 제대로 만들어 운영·활용할 수 있는 '1인 미디어'로도 인정받고 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는 한 번에 전달되는 분량이 적은데다 페이스북은 사적·개인적 소통수단이라는 한계, 트위터는 권위(또는 인기) 있는 특정 인물이 중심이 되는 수직적 연결 수단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블로그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데에 경남 단감이 착안한 것이다.

블로그는 담아내는 분량에 거의 제한이 없고 블로거의 특징·성향에 따라 같은 대상도 여러 측면에서 다양하게 다뤄진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페이스북·트위터는 인터넷에서 금방 사라지는 데 반해 블로그는 한 번 써 놓으면 영원히 저장돼 있으면서 언제나 누구든지 검색해 볼 수 있다는 사실도 장점이다. 이를테면 경남 단감에 대해 블로그를 쓰면 올해뿐 아니라 내년에도 그 내용을 불러올 수 있다. 그래서 이런 차이점을 아는 이들은 블로그를 베이스캠프 삼아 내용을 담고 이를 트위터·페이스북으로 널리 알리는 식으로 활용한다.

경남농협과 경남단감협의회는 이런 것을 알리고 싶어했다. △단감은 경남이 전국 생산량의 60% 넘게 차지하며 △해외(주로 동남아시아)로 수출까지 하고 △김해(진영)·창원은 물론 창녕·함안·진주·밀양 등 경남 곳곳에서 생산된다(현황). 이런 단감은 △당분을 비롯한 여러 영양소가 많이 들어 있고 특히 카로틴·비타민C 같은 인체 필요 성분이 많으며 △숙취 해소·고혈압이나 심혈관계 질환 같은 성인병 예방·항암작용·피부미용·활성산소 억제 같은 효과가 있다(성분과 효능).

농장에서 한 블로거가 금방 딴 단감을 한 입 베어먹는 모습. /실비단안개

더불어 △전체가 고루 등황색이고 200g 이상 묵직하며 표면에 하얀 가루가 묻어 있는 등 싱싱하고 맛있는 단감 고르는 방법이라든지 △단단하거나 물렁하거나에 따른 효과적인 단감 보관 방법 그리고 △단감을 좀더 맛있게 먹는 방법까지 아울러 소개하고 싶어했다.

팸투어에 참가한 블로거들은 11월 14일까지 모두 83꼭지에 이르는 글을 올렸다. 물론 블로거들도 단감에 대해 잘 알고 있지는 못했다. 경남이 단감 생산 전국 으뜸이고 수출까지 한다는 사실에 놀라워하기는 보통 사람이나 마찬가지였다. 블로거들은 당일 방문했던 단감 농장에서 보고 들은 것을 기본으로 삼으면서 다양한 분야에 걸쳐 경남단감을 소개했다.

단감경남협의회 김순재 회장(동읍농협 조합장)이 경남 단감의 특징과 장점을 얘기하는 모습. /김훤주 기자

김해 진영의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단감나무 가운데 하나가 있는 농장도 소개했고 한 동네를 집어 단감이 지천인 창원 북면 월계마을이라 이르기도 했으며 경남단감이 세계 최고(우리나라 단감 생산량이 세계에서 가장 많기 때문)라며 객관 사실을 색다르게 다루기도 했다. 경남단감원예농협에서 운영하는 중앙과수원을 크게 다루는 글도 있었고 진주 문산 단감이 여태껏 좋다고 알려져 온 창원단감이나 김해진영단감보다 서울 가락농산물시장에서 더 환영받고 있다는 사실을 쓰기도 했다.

또 단감이 유통되는 과정을 상세하게 소개한 글, 단감이 수출되는 장면을 다룬 글, 농업인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SNS를 통해 홍보와 판촉에 나선 김순재 회장(단감경남협의회)에 초점을 맞춘 글, 단감을 생산한다는 농장 주인의 자부심을 담은 글 등도 적지 않았다. 13일 수능일에 맞춰서는 경남 단감 맛있게 먹으면서 감(感) 잡아서 시험 잘 치르라고 격려하기도 했으며 우리말을 활용한 단감 브랜드 '감쪽가치'를 보고 그 신선함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잘 익은 단감. /김훤주 기자

아울러 경남 단감이 세계에 내놓을 우리나라 대표 과일이 될 가능성을 얘기하는 블로거도 있었다.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서 포도·배·사과·귤 등 여러 과일의 재배 북방한계선이 갈수록 올라가고 있다. 단감은 어떨까? 단감은 그 재배 북방한계선이 높아질 개연성이 거의 없다. 단감은 재배에 따뜻한 기후가 필요하지만 수확 전에는 서리가 내리지 않아야 하는 조건(서리를 맞으면 단감은 얼어버린다)도 동시에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구온난화로 따뜻해졌다 해도 11월 초순 늦가을까지 서리가 내리지 않는 조건까지 갖추기는 어렵다는 얘기였다.

단감을 FTA(자유무역협정)를 뛰어넘을 작물로 보는 글도 있었다. 봄·여름·가을이 고루 따뜻하면서 늦가을 추위까지 없어야 하는 데 더해 다른 과일나무는 심고 나서 4~5년이면 상품 생산이 되지만 단감나무는 적어도 15년이 돼야 가능할 정도로 상품화에 필요한 기간도 길어서 다른 과일보다 외국산에 맞서는 경쟁력이 좀더 있다는 결론이었다.

또 일반 감은 변비를 불러올는지 모르지만 단감은 변비를 일으키는 타닌이 없다며 편견을 짚는 내용도 있고 열량이 많지 않아서 비만 예방이나 다이어트 효과가 있다고 짚어주는 내용도 있었다. 단감은 여러 가지 먹을거리로 다양하게 활용되지 못하는 구석이 있는데 맛 관련 블로거 몇몇은 주스·요플레·잼·케이크 등등 단감 활용 방법 소개가 눈에 띄었다.

경남에서 단감은 천덕꾸러기다. 창원이나 김해는 물론 경남 전반이 그렇다. 늦가을에는 아무 길거리에서나 한 번 베어 먹는 시늉만 하고 버린 단감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이렇게 흔하다 보니 정작 경남은 단감을 가장 많이 생산해 내면서도 그 단감이 좋은 과일인 줄 모른다. 그러나 단감은 중국·일본·한국 등 동아시아에 고유한 작물로 세계적으로 보면 우리나라(그것도 경남)가 으뜸인 보기 드문 과일이다. 이제 경남 사람이 남먼저 나서 단감을 좀더 소중하게 여기고 다른 고을·지역·나라에다 경남단감 품질을 자랑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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