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 변화선 씨, 딸 선영 씨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봤더니
외손녀는 지난 6월 지방선거 직후 태어났다. 이제 지난 7월 11일에는 외손녀와 외할아버지가 처음 만난 사진도 올라왔다. 변 씨는 이 사진에 "외손녀와 상봉을 하였습니다. 어른 말씀에 사랑은 내리 사랑이란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이 모든 것에 감사합니다"라는 글을 덧붙였다.
딸 선영 씨도 외손녀를 안고 있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사진을 올렸다.
선영 씨는 5월 13일 아버지의 유난한 '안전 염려증'에 대한 추억을 포스팅했다.
"난 평생을 안전 염려증을 앓아오신 아빠를 닮아 요즘 집안에서 강민이가 다칠만한 곳을 찾는게 습관이 되어버렸다.
아빠의 염려증 때문에 나랑 박지호(남동생-기자 주)는 동네에서 유일하게 헬멧과 무릎보호대를 착용하고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이었고, 집 열쇠도 목에 거는 게 위험하다고 전교에서 최초로 집에 비번키를 설치한 아이였다.
어릴 때는 아빠가 유난인 것 같아 밖에 나와선 몰래 헬멧도 벗어버리고, 동네에서 친구들과 무단횡단 하다가 아빠한테 걸려서 친구들과 단체로 길거리에서 벌선 적도 있었다. ㅋㅋ.
근데 신기한 건 내가 점점 아빠처럼 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사 와서 가구를 배치할 때도, 장난감을 살 때도 오빤(남편-기자 주) 처음 겪어보는 나의 유난에 당황하지만 그때마다 아빠한테서 귀에 딱지가 앉게 들은 얘기를 나도 오빠한테 한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아.' 정말 토씨 하나 안 틀리고... 하루에 몇 번씩 얘기하다보면 조금 버전을 바꿔서 쿨한 척이 가미된 '조심해서 나쁠거 없잖아'로...
강민이가 더 크고 나면 "길 건널 때는 왼쪽 먼저 보고 오른쪽도 보고 다시 한번 더 왼쪽 보고 가는거야" 를 노래처럼 부르고 있을것만 같으다... (나 곧 서른인데 아직도 이 말을 듣는다. 아빠한테서...)
요새 잔소리가 좀 덜하시려나 했는데 아빠 염려증의 포커스가 내가 아닌 강민이가 되어 다시 심해지고 있다. 어릴 때부터 들어온 말을 또 들어야 하는 건 상상만 해도 초큼 지겨웁지만 그래도 아이 낳고 키워보니 그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 알 것 같아 다시 새겨 들어야겠다. 아빠가 잔소리 많이 해주면 좋겠다."
이글에는 외손자 강민이를 뒤에서 안고 있는 박종훈 교육감 사진이 첨부됐다.
박종훈 교육감은 딸의 이 글에 대해 "그렇게 해놨는데도 지호는 못말리게 개구졌다! 집에서 안되니까 계단에서 기어코 이마를 찢어오더라"는 댓글을 달았다.
이 외에도 선영 씨가 올린 여러 장의 사진이 잔잔한 웃음을 짓게 만든다.
영락없이 인자한 할아버지의 흐뭇하고 따뜻한 표정이다. 나중에 아들 지호 씨가 결혼하여 친손자를 낳으면 또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