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군은 지난달 29일 해양플랜트 집적지로 조성될 하동 갈사만 조선산업단지 내에 발전용량 2000㎿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 건립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발표 당일 하동군과 한국서부발전㈜은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 하동지구 내 에너지사업 개발에 관한 투자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에 따라 한국서부발전은 경제자유구역 하동지구 갈사만조선산업단지 내 138만여㎡ 부지에 2017년부터 2022년까지 6년간 4조 2000억 원을 투입해 발전용량 2000㎿급의 석탄 화력발전소와 신재생에너지 설비사업을 단계별로 추진하기로 했다.

군과 한국서부발전은 앞으로 주민 여론 수렴을 위해 주민설명회를 열기로 했고, 내년 상반기 제7차 전력수급계획 반영·발전사업 허가신청 등의 절차를 거쳐 2017년 상반기 화력발전소 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 같은 하동군의 석탄화력발전소 건립 계획은 전격적인 발표였다. 사실 발표 당일 몇 시간 전까지 석탄 화력발전소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인지 상당수 공무원이나 지역 기자들조차도 알지 못했다. '에너지사업 개발에 관한 투자협약'이라는 제목처럼 대부분이 단순하게 기업 유치를 위한 투자협약 정도로만 생각했을 뿐이었다. 그래서인지 상당수 공무원은 깜짝 놀란 눈치였다. "당혹스럽다"고 표현하는 공무원이 있을 정도였으니….

하동군이 석탄화력발전소 건립 추진을 발표 전까지 꼭꼭 숨긴(?) 이유는 담당자가 밝히지 않아 정확하게 알 수 없다. 다만 한국남부발전의 하동화력발전소가 이미 가동 중인 상태에서 추가로 석탄화력발전소를 건립한다는 소식이 미리 알려졌을 때 지역 내외에서 일 수 있는 반대 여론을 의식해 그런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일부 군민들 사이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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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화력발전소 건립 추진 발표 이후 하동 내에서는 찬성과 신중하게 추진, 반대 세 가지 의견으로 나뉘고 있다.

하동군은 주민 여론 수렴 과정을 거쳐 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추진에 앞서 꼭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이번 깜짝 발표 같은 행정의 일방적인 행태는 더는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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