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리뷰]'카카오토픽' 모바일 콘텐츠 시장 장악할 수 있을까?

다음과 카카오 합병에 발맞춰 지난 9월 22일 '카카오토픽' 안드로이드 버전이 출시됐으며, 지난 13일 iOS버전도 출시됐다. 다음카카오의 전략을 읽을 수 있을 것 같아 아이폰에 설치하고 며칠간 사용해봤다.

카카오토픽은 누리꾼들이 자주 찾는 시사, 연예, 스포츠, 유머, 여행/맛집, 패션/뷰티, 컬처, 인테리어/디자인, 건강, 자동차, IT 분야의 정보만 따로 모아 놓은 앱이다. 누리꾼들이 볼 만한 콘텐츠는 한 곳에 다 모아두었으니, 이 앱만 설치하면 종일 심심한 일이 없을 것 같아 보였다.

앱을 활용하는 것은 매우 단순했다. 카카오톡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이면 별도의 로그인조차 필요없이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위에 언급한 여러 분류의 콘텐츠 가운데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만 체크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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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토픽 처음 실행 시 관심 주제를 설정하는 메뉴.

이후엔 카카오토픽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콘텐츠를 알아서 정렬해 보여준다. 그리고 손쉽게 해당 콘텐츠를 다양한 앱이나 SNS에 공유가 가능하다. 물론 가끔 광고도 있지만 그리 눈에 거슬리지 않는다. 광고를 클릭하면 해당 기업의 카카오스토리채널이나 소셜네트워크에 연결된다.

다음카카오의 의도는 분명해보인다. 대부분의 스마트폰에 카카오톡이 깔려 있고, 대부분 카카오톡과 연계된 게임을 하고 있다. 여기에 카카오토픽이 더해져 콘텐츠 소비도 이곳에서 한다면 그야말로 모바일 생태계를 다음카카오가 장악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는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으로 포털 daum.net이 제휴하고 있던 무궁무진한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으므로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그럼에도 카카오토픽은 현재 '뜨고' 있지 못하다. 안드로이드 버전은 출시된 지 한 달이 훌쩍 지났지만 아직 다운로드 숫자는 10만~50만 회(구글플레이 집계) 사이에 불과하다. 다음카카오의 막강한 영향력을 감안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왜 이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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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토픽 실행화면. 포털이나 뉴스사이트 모바일 첫 화면과 유사하다.

여러 가지 분석이 가능하겠지만 가장 확실한 것은 '이미 포털에 다 있는 정보'라는 점이다. 포털사이트나 포털사이트 앱을 사람들은 매일 1회 이상 접속한다. 그리고 포털사이트를 쭉 훑어보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거기에는 위에 언급한 분류의 다양한 정보가 대부분 포함돼 있다. 설령 포털 첫페이지에 해당 정보가 없더라도 1~2번 클릭하면 해당 분류로 들어가 충분한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다.

따라서 카카오토픽을 따로 이용할 필요가 없다. 카카오토픽에 올라온 정보가 아예 포털에서 볼 수 없는 '고급정보'라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포털과 제휴된 사이트(대개 언론사들) 가운데 일부를 카카오토픽과 제휴한 것에 불과하다. 정보량은 포털보다 적고, 누리꾼들이 좋아하는 웹툰 같은 콘텐츠는 누락돼 있다. 그렇다고 웹툰이나 포털에 있는 여러 콘텐츠들을 더 추가해 버린다면 카카오토픽은 포털사이트 앱과 별 차이가 없어진다. 이렇듯 카카오토픽은 그 위치가 애매한 앱이 되고 말았다.

다음카카오측은 올해까지는 시범서비스를 하고, 내년부터 정식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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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맛집 섹션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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