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돋보기]거제 3.3㎡당 300만 원대 아파트 건립

거제시가 시장 공약사업으로 추진 중인 지역 내 저소득 노동자와 무주택 서민들을 위한 3.3㎡당 300만 원대 아파트 건립이 가시화되면서 내년 상반기 첫삽을 뜰 전망이다.

300만 원대 반값아파트 건립사업은 행정기관이 적극적으로 나서 개발의 길을 터주는 대신 발생 이익을 되돌려받아 서민들의 보금자리를 마련해 주는 새로운 개념의 환수모델이라는 점에서 전국적인 관심을 받는 사업이기도 하다.

시의 복안은 민간사업자가 서민아파트를 공급하면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행정기관인 거제시가 시행사가 돼 시공사를 선정해 아파트를 신축하는 사업이라는 의미기도 하다. 그러나 민간사업자에게 특혜를 준다는 일부 여론에 밀려 무산과 재추진을 반복한 지 꼬박 2년이 걸린 사업이기도 하다.

◇사업 배경 = 이 사업은 권민호 시장이 지난 2010년 시장 선거에서 '저소득 근로자를 위한 보금자리'를 공급하겠다며 공약한 사업이다

사업 추진 배경은 거제지역 부동산 경기 과열현상으로 분양가가 3.3㎡당 800만 원을 웃도는 등 대도시 못지않은 고공행진을 계속하는 데 따른 것이었다.

이 공약은 선거 당시 시민들 사이에서 실현 가능할 것인지를 두고 논란이 분분했다. 거제 지가가 외지 투기꾼에 의해 거품이 엄청난 상태였기 때문이다.

실제 시청 소재지인 신현읍 도심의 경우 평당 수천만 원에 이르는 지경이라 더욱 그랬다.

취임 후 권 시장은 자신의 공약(서민 아파트 건립)을 지키고자 관계 공무원을 불러 적극 검토를 지시했다.

이에 실무부서인 건축과에서는 지난해 10월 시가 직접 나서 건립하는 주택건설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부지 물색에 나섰다.

그러나 대부분 저소득 노동자의 일터인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에 가까운 도심 주변의 높은 땅값을 열악한 거제시가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판단을 내리기에 이르렀다.

이에 거제시는 주택건설기본계획을 변경하고 민간사업자가 추진하는 방식으로 애초 계획을 변경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내년 상반기 중 첫 삽을 뜨게 됐다.

이 사업을 두고 권민호 거제시장은 공석은 물론 사석에서조차 "서민아파트 건립 사업은 꼭 지켜야 할 공약사업"이라며 사업추진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추진 과정 = 한때 이 사업은 표류 위기에 몰렸었다.

거제시는 지난해 12월 이 부지를 아파트 건립이 가능한 계획관리지역으로 변경하고자 경남도 심의를 신청했으나 도는 민간기업 기부채납의 적정성 및 난개발 우려 등을 이유로 부결시킨 바 있다.

특히 다른 시·군에서 유사한 사업신청 시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되면서 무산됐었다.

하지만 지난 2월 시·군 순방차 거제를 찾은 홍준표 도지사가 "서민들을 위한 반값아파트를 지지하며 실무진에게 재추진을 지시하겠다"라고 약속하면서 급물살을 타게 됐다.

지난 4월 경남도는 도시계획위원회를 개최, 거제시에서 300만 원대 아파트 건립을 위해 신청한 '거제도시관리계획 용도지역 변경심의 안'을 서민 임대 아파트 건립이 가능하도록 용도지역 변경을 수정·의결했다. 이 의결로 거제시 양정, 문동지구 농림지역 6만 4000㎡와 미세분 관리지역 6000㎡가 계획관리지역 7만㎡로 용도변경 됐다.

이때 안건은 거제시에서 난개발 방지와 특혜성 해소를 위해 용도지역 변경 구역 중 표고가 높은 지역 일부를 축소 조정하고, 농림지역 중 서민임대아파트 건립 부지에 대한 소유권을 확보해 시의회 의견청취를 거쳐 도 도시계획위원회에 상정된 건이었다.

이에 도 도시계획위원회는 용도지역 변경으로 난개발이 우려되는 표고가 높은 지역을 추가 제척해 수정·의결하면서, 조건사항으로 초등학교 부지는 계획부지에서 1㎞이내로 확보할 것과 권고사항으로는 친환경적 개발을 제시했다.

◇향후 계획 = 현재 거제시는 국내 첫 반값아파트인 '300만 원대 임대아파트 건립사업'에 대한 실시설계를 마무리하고 12월 중 경남도에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남도 승인이 마무리되면 거제시는 민간사업자인 평산산업(주)으로부터 기부채납 받은 양정동 일대 10만 6833㎡ 중 2만 4093㎡ 부지에 영구임대주택 200가구(39㎡)와 국민임대주택 375가구(59㎡) 등 총 575가구를 건립한다.

이는 지난 6월 거제시 도시계획위원회 승인 당시 704가구였던 계획보다 129가구 줄어든 규모다.

거제시는 내년 상반기 부지조성 작업에 들어가 2016년 착공, 2017년 12월 준공 및 임대분양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총 사업비는 589억 원으로 내년 3월 행정자치부 지방재정 투융자사업을 통해 재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현행 공공주택건설 등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국가로부터 임대 아파트 건립 시 필요한 재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는 게 거제시의 설명이다.

거제시의 반값아파트 건립 계획은 지난해 3월 거제시와 지역 건설업체인 평산산업이 '공동임대주택 및 저가형 공동주택 공급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면서 본격화됐다. 시는 이 사업이 완료되면 사업 효용성을 자세히 검토, 필요시엔 2차 반값아파트 사업도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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