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맛집, 몰래 간 손님]창원 상남동 '럭키삐에로 치즈등갈비'

경남도민일보 '맛' 지면에 새 기획 '경남 맛집, 몰래 간 손님'을 선보입니다.

경남도민일보가 운영하고 있는 페이스북 '경남 맛집'( www.facebook.com/groups/idominfood/ ) 회원들이 올린 식당 2곳을 기자가 찾아 음식 맛을 품평하는 코너입니다. 기자 신분을 밝히지 않고 식당에 미리 요청도 하지 않은 채 취재를 할 예정입니다. 만인의 입맛이 같을 수 없지만 맛집의 공통분모를 찾아봅니다.

치즈등갈비, 도대체 어떤 맛일지 궁금했다.

페이스북 '경남 맛집' 페이지 회원들 사이에서 '치즈등갈비'는 금기어로 통한다. 홍보성 글이 과도하게 올라와 맛도 보기 전에 질려버린(?) 메뉴가 됐다.

인터넷 검색창에는 '치즈'만 입력해도 연관 검색어로 치즈등갈비가 등장한다. 수많은 블로거가 상찬과 함께 '맛집'이라고 소개해놓았음은 물론이다.

창원의 대표적인 번화가인 성산구 상남동만 해도 이름을 달리한 치즈등갈비 체인점이 3곳이나 있다.

럭키삐에로 치즈등갈비, 제임스치즈등갈비, 등짝(Deungzzak). '몰래 간 손님' 첫 번째 순서로 럭키삐에로 치즈등갈비 상남점을 찾았다.

럭키삐에로 치즈등갈비. 양념된 등갈비에 치즈를 돌돌 말아 먹는다. /박정연 기자

평일 저녁이라 그런지 15개 정도 되는 테이블 중 2개 테이블에만 손님이 있다.

메인 메뉴는 치즈등갈비 하나다. 1인분에 1만 4000원(7조각) 하는 등갈비의 원산지는 스페인산과 프랑스산이라고 표기돼 있다.

주문한 지 3분이 지나자 주방에서 곧장 음식이 나온다.

A4용지 두 장을 붙여놓은 크기의 철판 위 3분의 1은 등갈비가 차지하고, 나머지 3분의 2에는 치즈가 흩뿌려져 있다.

휴대용 가스버너 위에서 치즈가 녹으면 이미 조리된 등갈비에 얹어 먹는 방식이다. 남들처럼 붉은색 등갈비에 치즈를 돌돌 말아 먹었다.

왜 치즈등갈비인지 알 것도 같다. 치즈와 등갈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 부드러운 치즈는 퍽퍽한 등갈비살을 감춘다.

숯불에 구워진 양념 등갈비만 뜯어먹으면 푹 삶겨서 살점이 뚝뚝 떨어지는 고기에 실망할 수도 있다. 맵고 자극적인 양념만 가득할 뿐 고기 자체의 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물론 치즈와 등갈비의 조화가 진짜 좋다 하면 그 취향을 있는 그대로 존중한다. 대신 먹다 보면 치즈 추가(3000원)는 필수다. 둘이서 3조각씩 먹고 4조각씩 먹을 즈음에 치즈가 모자란다.

등갈비 소스는 양념 통닭 소스와 핫칠리 소스를 섞어 놓은 듯하다. '보통맛'이라도 5조각 정도 먹으면 매워서, 메뉴판에 있는 쿨피스 슬러시(3000원)에 눈이 간다.

서비스로 나온 샐러드는 채소 신선도가 높았다. 반면 소스 선택이 아쉬웠다. 등갈비 옆에 치즈가 버티고 있는데 샐러드 소스도 마요네즈 범벅이다.

치즈등갈비는 지난 3월 올리브TV <테이스티로드>에 '여심을 자극하는 등갈비와 치즈의 만남'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되면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있는 한 치즈등갈비 체인점이 맛집으로 소개된 이후 '○○치즈등갈비'라는 이름의 음식점이 우후죽순 생기고 있다.

치즈등갈비를 먹으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별똥별처럼 사라진 수많은 불닭집이 떠올랐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