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 개혁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맞아 죽어도 좋으니 빨리 해야 한다고 한편에서는 난리고 또 다른 편에서는 죽어도 안된다고 맞서고 있다.

이걸 보는 국민은 어떤 생각이 들까. 도대체 공무원연금이 뭐길래 이렇게 난리법석인지….

하지만, 공무원연금에 대해서 쏟아지는 기사는 많아도 제대로 알기는 어렵다. 워낙 내용이 어렵기 때문이다.

조금 알 것 같다가도 신문에 실린 몇억이니 몇조니 하는 피부에 와 닿지 않는 큰 숫자를 보면 그냥 지면을 닫아 버리는 것이 국민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처럼 어려운 공무원연금에 대해서 어떻게 개혁해야 하는지 의견을 가지기란 그래서 더욱 어려운 것 같다.

자, 어려울수록 쉽게 생각해보자. 공무원연금 개혁의 순서는 상식적으로 이러해야 하지 않을까.

공무원연금을 개혁해야 하는 이유가 먼저 있어야 한다. 매년 수 조원씩의 정부보전금이 지속해서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 모두 공감하는 이유라면 그것으로 충분할 것 같다.

그다음 순서로는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의 형평성 문제다. 여기에서부터 침착하게 접근해야 한다.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의 비슷한 점과 차이점을 먼저 분석해보고 비교할 수 있는 기준으로 통일한 다음 객관적으로 비교해보는 것이다.

만약,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면 서로 비슷하게 맞출 수 있는 대안을 다각적으로 살펴보는 순서가 그다음일 것이다.

물론, 많이 받고 있는 쪽의 이해당사자는 자신이 받을 연금 수준이 낮추어지는 것을 원치 않겠지만 모든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되는 상황에선 자신의 이익만 고집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연금 관련 전문가는 자료를 분석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역할을, 정부와 국회는 국민에게 합의의 절차와 과정을 준비하는 역할을, 공무원을 비롯한 국민은 상호 이해의 노력을 할 수 있으며 그것이 우리가 원하는 공무원연금 개혁의 시작이 아닐까 한다.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을 달아오르게 하는 한 편의 막장드라마는 우리를 놀라게 한다.

기한을 정해놓고 공개적으로 국회를 압박하는 청와대, 그에 뒤질세라 맞아 죽어도 개혁하겠다는 여당대표의 막가파식 발언, 수치도 근거도 알 수 없는 각종 이론과 재정 추계자료들….

도대체 국민은 무엇이 진실인지 무엇이 개혁인지 웃지도 못하고 울지도 못한 채 그냥 혼란 속에 빠져들고만 있는 건 아닌지. 우리 노후가 달려 있는 중요한 연금이라는 주제를 앞에 놓고서 말이다.

공무원연금 개혁이란 주제로 누가 세상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는지, 일부러 이런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면 도대체 얻으려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하기만 하다.

정부와 새누리당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당당히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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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일들은 모두 덮어버리고라도 이제부터는 침착하고 진지하게 다시금 연금개혁을 논의해보자고. 그것이야말로 누군가가 공무원들에게 외치던 애국심이지 않겠느냐고 되묻고 싶다.

한 가지 더하자면 개혁을 외치는 분들의 특혜도 이번 기회에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는 건 아닌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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