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단체, 매립현장서 밤새워 저지…낙동강환경청 "유출방지책 보강하라"

마산해양신도시 준설토 매립과정에서 흙탕물이 호안 밖으로 새어나와 바다오염이 우려돼 환경단체가 준설토 투기 중단 요구에 창원시와 마산지방해양항만청이 12일 오후 공사를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김원규 창원시 해양수산국장과 차윤재 창원물생명시민연대 공동대표 등은 이날 오후 5시에 만나 공사 중단을 합의하고 빠른 시일 내에 해양수산부 관계자와 만나 창원물생명시민연대가 제안한 마산해양신도시 대안을 검토할 것을 약속했다.

◇낙동강유역환경청, 공사중지 요청 = <경남도민일보>가 마산해양신도시 준설토 매립공사 과정에서 준설토가 호안 밖으로 새어나온다고 지적하자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지난 11일 창원시에 환경영향평가 협의 내용을 이행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12일 오전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창원시에 '환경영향평가협의사업장 이행조치 및 공사중지 요청' 공문을 보냈다. 내용은 '준설토가 호안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는 필터매트를 보강하고 유출 방지설비가 갖춰질 때까지 일시적으로 공사를 중지하라'는 것으로 돼 있다. 이에 창원시는 조치결과 등을 19일까지 낙동강유역환경청에 보내야 한다.

매립 현장에서 밤을 새운 곽빛나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활동가가 12일 해양신도시 준설토 투기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마산항만청, 준설토 투기 중단 = 환경단체는 바다 환경파괴 등을 우려하며 공사 중단을 강력히 요구했다. 창원물생명시민연대는 지난 11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고 "창원시와 마산항만청은 당장 준설토 투기공사를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낙동강유역환경청은 환경영향평가 사후환경관리를 제대로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급기야 이날 오후 3시 임희자 창원물생명시민연대 공동집행위원장과 곽빛나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호안으로 들어가 준설토 투입구를 몸으로 막는 등 실력 행사를 벌였고, 밤을 새워 현장을 지켰다.

이어 12일 오전에는 차윤재 창원물생명시민연대 공동대표와 조정림 공동집행위원장, 한지선 마산YMCA 간사 등 3명도 호안에 들어갔다. 이어 낮 12시 준설토 투기가 시작되자 마산항만청과 준설계약을 맺은 대우건설 관계자에게 "마산만 죽이는 준설토 투기를 중단하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이 같은 요구에 마산항만청은 오후 1시 이후 준설토 투기를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환경단체 관계자가 준설토 투기를 막기 위해 토출구로 다가가자 대우건설 관계자가 이를 막고 있다. 토출구에서는 준설토가 뿜어져 나온다. / 김민지 기자

◇창원시-환경단체 공사중단 합의 = 임희자 대표와 곽빛나 활동가가 준설토 투입구를 몸으로 막는 실력행사에 들어가자 지난 11일 오후 11시 김원규 창원시 해양수산국장과 대우건설, 현대산업개발, 창원해경 관계자 등이 호안에 들어가 설득작업을 벌였다.

이에 두 명은 '준설토 투기 중단'이 받아들여지면 현장을 벗어나겠다고 밝혔으나 창원시 등이 이를 거절했다. 결국 두 명은 현장에서 밤을 새웠다.

합의는 12일 오후 5시쯤에 나왔다. 창원시와 창원물생명시민연대 등이 만나 공사중단을 합의했다. 이날 양 측은 △총 3개 포켓 중 필터매트가 훼손된 2군데에는 준설토 투기 일시 중단 △나머지 1개 포켓은 준설토 투기(단 시와 환경단체가 함께 모니터링) △창원시, 창원물생명시민연대, 해양수산부 관계자 만나 마산해양신도시 대안 검토 등을 합의했다.

차윤재 창원물생명시민연대 공동대표는 "원만하게 합의점을 이끌어냈다. 또한 호안 밖으로 새어나오는 준설토 흙탕물을 채취해서 경남보건환경연구원에 오염도 검사 등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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