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맛집]창원 마산합포구 중앙동2가 'BSB 수제 돈가스'

수다가 절로 쏟아지는 아늑한 곳, 'BSB 수제 돈가스'를 찾았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중앙동2가 주택가 골목 안에 자리하고 있어 한번에 찾기 쉽지 않다. '옛 마산소방서 뒤편'이라고 하면 고개를 끄덕이는 손님이 제법 있다.

경남은행 중앙동지점 3·15대로 맞은편 합포중앙의원을 지나 골목을 따라 오른쪽으로 발길을 돌리면 조용한 곳에 식당이 있다.

권민주(47) 사장은 "지난 7월에 이사를 왔다. 7년 넘게 성지여고 근처에서 장사를 했는데 본의 아니게 터전을 옮겼다. 주변에 관공서가 많아 새로운 손님도 늘고, 이사를 와도 찾는 분이 이어져 걱정을 덜었다"고 했다.

BSB 대표 메뉴 3가지를 맛봤다. 고구마치즈돈가스, 돈가스떡볶이, 리코타치즈샐러드가 군청색 도트 무늬 접시 위에 놓였다. 딸기, 토마토, 떡볶이 소스 등 붉은 음식과 푸른 접시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리코타 치즈 샐러드

배가 볼록한 고구마치즈돈가스를 가르니 연노란색 치즈와 고구마가 모습을 드러낸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게 생등심이라 할 만하다. 부드러운 고기 질감과 소스 때문에 마치 햄버그스테이크를 먹는 듯하다.

"돼지고기는 등심 부위를 쓰고 냉동육은 쓰지 않습니다. 덩어리째 사온 고기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 두드려 하루 정도 냉장 숙성합니다. 주문 즉시 옷을 입혀 180℃에서 튀겨 냅니다."

패티는 돼지고기만 200g, 치즈와 고구마까지 더해지면 350~400g이 된다.

소스는 토마스를 주재료로 직접 만들어 쓴다.

"이틀 분량의 토마토소스 15ℓ를 만드는 데 10㎏ 토마토 상자 2박스가 들어갑니다. 토마토를 끓이면 부피가 확 줄죠. 여기에 키위, 배 등을 갈아 넣어 배합합니다."

소스에 흠뻑 빠진 것보다 찍어 먹는 게 좋다면, 주문할 때 소스를 따로 달라고 하면 된다. 고구마는 전남 해남군 산이면에서 가져왔다. 일명 '첫사랑 고구마'로 불리는 해남 고구마는 달고 잊을 수 없는 맛 때문에 산지 직송을 찾는 이가 많다.

돈가스떡볶이

돈가스떡볶이 차례다. 2~3인분 분량으로 국물이 많은 게 특징이다. 칼칼하면서도 단맛이 감도는 국물은 그냥 떠먹어도 괜찮다. 떡과 어묵 외에도 우동 사리가 많아 면을 좋아하는 이에게 추천한다. 토핑처럼 올려진 돈가스는 떡볶이 소스와 제법 잘 어울려 든든함을 더한다.

"떡볶이가 간단한 요리는 아닙니다. 그때그때 소스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죠. 고춧가루는 매운 것과 일반 것으로 반반 비율로 씁니다. 기본 육수는 멸치로 만들고, 단맛은 과일로 냅니다."

리코타치즈샐러드는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하다. 양상추, 적채, 비타민 등 쌉싸래한 채소에 퍼먹는 아이스크림처럼 부서지는 치즈가 오른다. 소스는 갈아놓은 딸기다.

"오일 소스보다 제철 과일을 믹서에 적당히 갈아 얹어주면 신선한 맛을 더합니다. 유자청을 쓰는 경우가 많던데 설탕이 들어간 것보다 과일 본연의 단맛이 좋죠."

그러고 보니 함께 나온 딸기 주스도 샐러드에 올려진 것과 같다. 물을 넣지 않고 갈아 과일 원액을 맛볼 수 있다.

딸기는 봄에 먹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겨울 과일이 된 지 오래다. 11월이 된 요즈음이 국산 딸기 제철이다.

고구마 치즈 돈가스

자연 섭리로 따지면 딸기 제철은 5월 중순부터 초여름까지다. 하지만 상품성을 높이는 하우스 재배가 농가에 자리 잡으면서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출하한다.

일본 품종보다 크기는 작지만 당도는 훨씬 높은 국산 딸기는 매향과 설향 두 품종이 대표적이다. 진주, 산청 등 경남 딸기를 으뜸으로 한다.

권민주 씨는 "시장에 흔히 파는 크고 진한 붉은색은 일본 품종이다. 딸기만 갈면 싱거워서 설탕이 필수지만 국산 딸기는 단단하면서도 단맛이 넘친다"고 했다.

재료에 대한 고집이 강한 그는 진주에 있는 딸기 농가를 직접 찾는 데도 스스럼없다. 단단해 보관성이 좋은 매향 품종은 주로 수출용이기 때문에 시장에서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어머니 영향인 것 같아요. 어머니는 솜씨도 좋았지만 사람들을 불러 모아 먹이는 것을 참 즐기셨어요. 그러면서 제게 늘 하시던 말씀이 네 손안에 좋은 것을 품었으면 남을 주고, 상하고 부족한 것은 네가 먹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죠."

어린 시절에는 '좋은 게 있으면 나부터 주지' 하는 생각에 섭섭함도 많았다고 한다. 그래도 고향 생각에 가게 이름도 '비사벌'을 이니셜로 한 BSB라고 붙였다.

비사벌은 권 씨 고향인 전주의 옛 지명이다. 경남 창녕의 옛 지명이기도 하다.

<메뉴 및 위치>

◇메뉴 : △기본돈가스 7000원 △치즈돈가스 8000원 △고구마치즈돈가스 1만 원 △단호박돈가스 1만 원 △돈가스떡볶이 1만 5000원 △케이준샐러드 1만 원 △리코타치즈샐러드 1만 5000원.

◇위치 : 창원시 마산합포구 중앙남2길 22(중앙동2가).

◇전화 : 055-244-9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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