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공무원]거창군 승강기경제과 박종권 투자유치담당

"거창군은 농촌 군 지역이지만 도시에 못지 않은 인프라를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은 기업들이 들어서야 사람이 따라오고 지속 가능한 지역발전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자나깨나 기업을 끌어들일 궁리에 머리를 싸매고 끙끙대는 거창군 승강기경제과의 박종권(54·사진) 투자유치 담당. 그는 인구 증가 등의 파급 효과를 볼 때 기업 유치만이 지역이 살아나는 길이라는 뚜렷한 목표의식을 갖고 일한다.

투자유치를 담당한 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그동안 가조면 석강농공단지에 12개 기업을 유치하는 성과를 올렸으며 현재도 화장품 원료 제조업체 등 6개 기업과 활발하게 유치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투자유치 업무를 맡기 전 공직사회 내부에서 3D 부서로 소문나 모두가 근무를 피하는 도시건축과에서 6년을 근무하면서 거창읍 도시계획을 미래지향적으로 바꾼 주역으로 알려졌다.

가장 먼저 손꼽을 수 있는 프로젝트는 '상동 택지개발 사업'이다.

민선 지방자치 2기가 출범한 직후인 1999년 대규모 프로젝트로 시작한 이 사업은 필요성에도 당시 아무도 감당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던 과제였다. 그러나 거창읍 도시규모 확장을 위해서는 반드시 이 사업을 시행해야 한다는 확신을 하고 매달려 토지 보상을 둘러싼 갖가지 애로를 정면으로 돌파, 민원을 하나하나 해결하면서 마침내 4년여의 사업 끝에 2002년 마무리했다.

"지금도 당시 사업 추진과정을 돌아보면 꿈만 같습니다. 많은 고생을 했지만 이제 거창읍의 어엿한 중심 상권으로 변모한 상동 택지개발 지구를 지날 때마다 감회가 새롭죠."

그런 도시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2002년 또다시 거창읍 외곽 변두리로 머물러 있던 '소만 지구' 택지개발사업에 뛰어들어 기본계획 입안과 시행단계에 이르기까지 실질적인 틀을 짜는 역할을 했다.

또 가조면과 웅양면 도시계획 재정비를 비롯한 면 소재지 종합 개발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마련하는 등 도시계획분야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허락하지 않는 전문가라는 평을 듣기에 이르렀다.

무엇보다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국도로공사 등 관계기관을 거침없이 드나들며 거창과 관련된 주요 국책사업들이 힘을 얻도록 챙겨 왔다.

잦은 사고로 국도보다 못한 고속도로로 악명 높던 88고속도로의 4차로 확장공사도 조기완공을 위해 노선이 지나는 관련 자치단체를 묶어 영호남 국민연대 결성을 추진하고 군민 서명운동을 전개하는 노력 등으로 공사에 탄력이 붙으면서 내년 완공을 앞두고 있다. 또 하나 거창의 숙원사업이던 함양~울산 간 고속도로 거창 경유 문제도 실무적 책임감으로 부딪치면서 신원면에 남거창 IC 설치를 추가로 관철하는 등 그의 손을 거쳐간 대형 사업은 일일이 거론하기조차 어렵다.

이런 열정을 인정받아 승강기경제과의 투자유치담당으로 발탁된 그는 이제 새로운 분야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객관적 여건에서 선뜻 기업이 들어오기 어려운 거창의 환경에도 포기라는 단어를 모르는 듯 줄기차게 유망 기업들을 찾아 나서는 것이다.

거창의 미래 성장동력이라고 할 수 있는 '거창 승강기 밸리' 조성과 관련, 승강기 전문 농공단지 조성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민간 기업과 끈질긴 협상을 벌여 군의 재정 부담을 크게 줄이는 방안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또 거창일반산업단지 및 진입도로를 준공해 기업환경을 개선하는 데 힘을 쏟는 한편 가조면의 석강 제2농공단지 준공과 동시에 분양을 위한 기업유치에 나서는 주도면밀함으로 기업들의 관심을 끌었다.

2012년 12월 석강 제2농공단지가 경상남도 투자 촉진 지구로 지정되도록 해 기업유치에 활로를 트는 계기를 만들었고 중소기업육성자금 지원을 최초로 개시하는 등 기업유치에 필요한 돌파구를 찾아왔다.

이와 함께 수도권을 중심으로 출향 기업인 협의회 구성을 추진, 인적 네트워크 구축과 함께 투자 유망기업 체계적 관리에도 한몫했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2005년 정부 모범공무원 표창에 이어 2010년에는 거창군 최우수 공무원으로 선정되는 등 크고 작은 상을 받았다.

담당 업무와 관련해 늘 고민을 안는 습관으로 '덤프트럭 장착형 제설재 살포장치'라는 직무관련 공동 발명특허를 취득하는 이색적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다양한 실무 경험을 살려 거창군에 기업과 사람이 넘치고 지역이 한층 발전할 수 있도록 열정을 쏟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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