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시설 분진 등 통해 노출 만성 중독되면 관절통 증상

30년 넘게 고철을 용접해 분해 작업을 하는 박모(52) 씨는 2~3주 전부터 심한 무릎관절통을 호소했다.

정형외과를 찾아 엑스선검사와 혈액검사를 진행했지만 특별한 이상은 없었다. 퇴행성관절염이라는 진단을 받고 진통제를 복용했다.

하지만 박 씨의 증상은 쉽게 좋아지지 않았다.

병원은 박 씨의 직업력을 알아봤다. 일용노동자인 박 씨는 하도급을 받은 사람으로부터 전화 연락을 받고 일을 했다. 용접으로 철구조물을 해체하는 작업이었다. 작업량이 많으면 며칠 동안 일을 하지만 적으면 2∼3일 정도 일하고 쉬었다.

박 씨 혈액 재검 결과 혈중 납농도는 110ug(마이크로그램)/dL로 많이 증가해 있었다. 그는 납중독을 자세히 알지 못했지만 철구조물 해체 작업 후에는 간혹 관절통이 나타났다.

결국 병원에서 착화제(체내 중금속 제거물질) 치료를 받았다. 관절통 증상이 바로 없어졌고 혈중 납농도도 많이 감소했다.

박 씨 사례는 만성적인 급성 납중독으로 관절통이 나타난 대표적인 경우다.

중금속으로 알려진 납 오염 정도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납은 다른 중금속보다 생물학적 반감기(농도가 반으로 줄어드는 데까지 기간)가 길기 때문에 중독되지 않도록 더욱 주의해야 한다.

납은 식품, 음료뿐만 아니라 오염된 대기, 납이 포함된 토양, 환경이 열악한 산업시설에서 나오는 분진, 자동차 매연, 납이 함유된 페인트 등을 통해 노출된다.

납중독 증상은 납이 인체에 축적되어야 나타나기 때문에 대부분이 만성적이며 증상이 생기기까지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린다.

진단은 혈액과 머리카락, 소변, 타액에서 납농도를 검사한다. 일반적으로 증상이 즉시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진단이 쉽지 않다.

의사는 납중독이 의심되면 먼저 신체검사를 하고 증상, 병력 청취, 납 노출 여부, 식단 정보를 파악한다. 어린이라면 학습장애와 행동장애에 대해 문진한다.

이후 체내 납농도를 측정해 진단한다.

납중독을 예방하려면 납을 취급하는 공장에서 근무하는 작업자는 반드시 방진마스크를 착용하고 작업복·보호의를 입고 작업해야 한다.

조기에 발견하려면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아야 한다. 건강검진에서 이상이 발견된 노동자는 작업부서를 변경하고 이른 시일 내에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가정에서는 정기적으로 집 바닥 등을 청소해야 한다. 아이들이 페인트칠이 된 부분을 빨지 않도록 주의시켜야 한다. 페인트 가루를 먹어서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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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자는 아이들의 손과 장난감, 고무 젖꼭지를 자주 씻어야 한다.

무엇보다 가장 좋은 방법은 납에 대한 노출을 피하고 더는 납이 흡수되는 것을 막는 것이다.

/윤형열(근로복지공단 창원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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