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비춤]좌초 위기 경남 무상급식…급식비 한꺼번에 내려와 경남도 지원금 확인 어려워

지난 29일 창원 창덕중학교 식당, 점심때가 되자 가장 먼저 3학년 아이들이 우르르 달려옵니다. 이날은 시험이 있어 평소보다 10분 이른 낮 12시 20분에 배식을 시작했습니다. 먼저 밥을 먹으려는 아이들의 줄 서기가 치열합니다. 오늘 식단은 쇠고기덮밥과 콩나물국입니다. 반찬으로는 아삭고추무침, 우리밀다코야키, 배추김치가 나왔습니다. 후식은 사케이요구르트입니다. 한눈에 봐도 꽤 괜찮습니다. 아이들도 밥을 잘 먹습니다. 맛있느냐고 물어보니 집 밥보다 좋답니다. 밥이 맛있어서 그런지 남은 밥도 거의 없습니다.

창덕중학교는 지난 2010년부터 100% 무상급식을 하고 있습니다. 농촌 지역이지만 학생 수가 616명으로 적은 편이 아닙니다. 급식을 담당하는 이는 모두 7명으로 정교사인 영양교사가 1명, 조리사가 1명, 조리원이 5명입니다.

창덕중학교 급식을 전체적으로 관리하는 ㄱ(39) 영양교사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ㄱ 교사에게 음식재료 업체 선정을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습니다.

"제가 식단을 짜고 필요한 음식재료를 품명, 규격 등 세세하게 정해 행정실로 보냅니다. 행정실에서는 이를 토대로 나라장터에 입찰을 해서 업체를 선정하고 계약을 하는 방식입니다."

지난 29일 창원시 의창구 동읍 창덕중학교 학생들이 급식소에서 점심을 먹고 있다. 창덕중학교는 이번 경남도 무상급식 지원금 특정감사 대상으로 선정됐다. /김구연 기자

나라장터는 조달청에서 운영하는 공공기관 물자구매 시스템입니다. 물론 이를 통하지 않고 수의계약을 하는 학교도 있습니다. 수의계약이라도 요즘에는 학부모가 직접 업체 선정에 참여를 한다고 ㄱ 교사는 말합니다. 이렇게 음식재료가 들어오면 꼼꼼하게 점검을 한 다음 음식을 만듭니다. ㄱ 교사는 학부모들과 음식재료 업체 점검도 한답니다.

"나라장터를 통해 입찰계약을 했다 해도 1학기에 한 번, 2학기에 한 번 학부모들과 업체 생산 현장을 찾아가 점검을 합니다. 업체가 괜찮은 곳인지 위생관리는 잘하고 있는지 보는 거지요."

창덕중학교 급식비용은 식품비, 운영비, 인건비 세 항목으로 구분됩니다. 급식비는 도교육청에서 한꺼번에 내려옵니다. 이 안에서 어느 부분이 경남도 지원금인지, 창원시 지원금인지, 도교육청 지원금인지 알 수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식품비, 운영비, 인건비가 구분되어 내려온다는군요. 운영비가 부족하고 식품비가 남는다고 가정할 때 식품비를 운영비로 쓸 수도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ㄱ 교사는 목적 외는 절대 사용할 수 없다고 못박았습니다.

경남도가 일선 학교로 무상급식 감사를 나올 예정이라고 하자 ㄱ 교사는 놀라는 눈치였습니다.

"학교로 바로 온다고요? 글쎄요 굳이 학교로 올 필요가 있을까 싶은데요."

창덕중학교 학생들이 배식을 받고 있다. /김구연 기자

솔직히 ㄱ 교사에게 급식이 무상이냐 유상이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돈을 받아쓰는 건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ㄱ 교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그저 아이들에게 좋은 급식을 하는 일입니다.

"조리 전 단계부터 점검을 철저히 합니다. 찬 음식은 차갑게, 따뜻한 음식은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색 배합에도 신경을 씁니다. 계절마다 음식재료도 달리해야 하고, 고기는 몇 %, 생선은 몇 %로 할지 다 따집니다. 저는 적어도 학교급식이 위생 상태라든지 영양 균형이라든지 일반식당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다고 확신합니다."

창덕중학교는 30일 이번 경남도 무상급식 지원금 특정감사 대상으로 선정됐다. 감사 예정일은 11월 19, 20일이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