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돋보기]산청 선비문화연구원

산청군이 180억 원 넘는 사업비를 들여 산청 선비문화연구원을 건립 중이다.

선비문화연구원은 한민족의 올바른 정신과 가치관을 후손에게 전승하고 청소년에게 선비 정신과 선비 문화를 전수해 미래사회를 이끌어 갈 좌표 마련과 국내외 방문객들의 전통 문화체험 장소로 활용하기 위해 추진됐다.

하지만 건립이 거의 마무리됐지만 위탁관리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아 자칫 애초 목적을 살리지 못하고 예산만 낭비한 사업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업 개요와 시설 현황 = 선비문화연구원은 산청군 시천면 사리 900-27 선비공원 일원 3만 5727㎡의 터에 건축 연면적 8678㎡로 지하 1층 지상 3층 건물로 사업비 182억 2400만 원을 들여 지난 2008년 사업을 시작, 올해 마무리된다.

연구원은 연구·연수동과 숙박동, 전통체험실 등으로 구성됐다.

연구·연수동에는 지하 1층 3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회의실이 있으며 지상 1층은 전시시설과 영상실, 제1소회의실과 제2소회의실이 있고, 2층에는 세미나실과 연구실, 서고, 3층에는 수장고와 자료실 등이 있다.

숙박동에는 식당과 탁구장 등이 있다. 여기다 전통체험실이 있고 바깥채에는 기념품 판매장과 화장실, 편의시설 등이 건립됐다.

건립이 거의 마무리된 산청 선비문화연구원 전경. /산청군

◇운영 방안 = 산청군은 연구원 운영을 위한 조례제정 등 행정절차를 오는 12월까지 마치고 미비사항 보완과 주변 정리 등은 내년 6월까지 완료해 내년 6월 본격적으로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하지만 산청군은 선비문화연구원을 직접 운영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 시설 운영을 단체나 법인에 위탁관리 또는 비영리 재단법인을 설립해 위탁운영할 계획으로, 현재 남명연구원과 재단법인 설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연구·교육·체험·관광 등 프로그램을 단계별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나, 내부적으로 재단이 설립되면 재단에서 경상남도교육청에 위탁하는 것으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대 효과 = 산청군은 고려시대 목면 전래로 의료(衣料) 산업혁명을 이룬 삼우당 문익점 선생과 조선시대 경상우도 지역 학문을 주도하고 실천을 중시했던 남명 조식 선생, 일제시대 독립정신을 세계에 알린 면우 곽종석 선생, 이 시대 최후의 유림인 중재 김황 선생 등 선현들의 발자취가 살아 숨쉬고 있는 전통유교 선비문화의 본고장이다.

따라서 선비의 고장 산청에 선비문화연구원 건립은 주변 지리산과 조식 유적지, 문익점 목면 시배유지, 성철 스님 생가 등 관광명소·문화유산과 연계한 프로그램 개발로 문화관광사업 활성화를 꾀해 지역 경제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산청군은 기대하고 있다.

◇문제점과 대책 = 막대한 사업비를 들여 건립한 선비문화연구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지에 대한 대책 마련이 절실히 필요한 실정이다.

군은 남명연구원과 재단법인을 설립해 재단에 관리를 위탁, 위탁 받은 재단이 다시 경상남도교육청에 위탁해 운영한다는 방침을 세워 놓고 있다.

하지만 위탁 운영에 대해 경상남도교육청이 확실하게 답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만약 교육청이 운영을 맡지 않는다고 할 때는 연구원 운영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재단 설립과 위탁 운영을 위한 전담인력, 집기 등 필수 물품 구입과 시설 관리 운영을 위한 예산 확보 등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산청군이 철저히 준비해 막대한 사업비가 들어간 이 연구원이 운영할 주체를 찾지 못해 표류하는 일이 없도록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산청군 관계자는 "재단설립 등 정상 운영 때까지 TF팀을 구성, 전담 운영 관리할 계획이며, 집기 등 필수 구입물품에 필요한 예산은 2015년 본예산에 편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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