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봅시다]직진할 곳 없는데 직진신호라니

평소에는 개방하지 않는 학교 후문 진입을 위해 직진 신호등이 켜진다면 이 신호체계를 바꿔야 하는 걸까, 그대로 둬야 할까?

창원시 마산합포구 삼진고등학교 후문 쪽 신호체계를 두고 인근 주민들과 학교 측이 이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주민들은 잘못된 신호체계로 오히려 교통사고를 유발한다는 지적이다.

삼진고 후문은 진북산업로와 진동사동로가 교차하는 지점이다. 진동사동로 편도 2차로 중 1차로는 진동유엔아이아파트로 향하는 좌회전과 삼진고로 향하는 직진 병행차로다. 2차로는 진동면사무소로 향하는 우회전 차로다.

삼진고 후문을 등진 신호등이 빨간불에서 녹색불로 바뀌면 7~8초 동안 좌회전과 직진이 동시에 되고 이후 20초 동안 직진만 허용된다. 문제는 삼진고 후문이 닫혀 있어 차량이 직진신호를 받아도 진행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진동면 주민들은 직진만 허용되는 20초가 쓸모없는 시간이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한 주민은 "삼진고 후문이 닫혀있기 때문에 직진 신호를 받아도 갈 수가 없다. 또한 직진보다 좌회전 차량이 많은데 녹색신호 시간은 오히려 짧다"면서 "지키고 싶어도 지킬 수 없는 신호가 왜 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은 "직진하는 차량은 분명히 삼진고를 이용하는 사람들 편의를 위해 신호가 만들어졌을 것"이라며 "그런데 학교 측은 문을 개방하지 않아 신호체계를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신호등은 공공의 재산으로 특정 사람들을 위해 쓰이는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학교 측 생각은 다르다. 삼진고 측은 후문을 지난 2013년 말 폐쇄했다고 밝혔다. 삼진고 관계자는 "후문으로 차가 통행하다보니 안전사고 위험성이 컸다. 그래서 평소에는 후문을 닫아놓고 수학여행이나 소풍 등 큰 차량이 드나들 필요가 있을 때만 문을 개방한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후문을 완전 폐쇄한 것이 아니기에 직진 신호도 필요하다고 했다.

4.jpg

문제는 삼진고에서 일년에 몇 번 사용하지 않는 직진 신호 때문에 주민들이 불편함을 겪는다는 것이다. 더구나 좌회전 신호가 약 7~8초로 짧다 보니 직진 신호(20초) 때에 좌회전하는 차량이 많아 교통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컸다. 후문을 중심으로 양 쪽에 횡단보도가 있어 직진신호 때 횡단보도에도 녹색불이 들어온다. 하지만 신호를 무시하는 차량 때문에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가 사고를 당하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한 주민은 "초등학생은 횡단보도 신호등만 보고 건너는 경우가 있다. 신호를 무시하고 좌회전을 하던 차량이 보행자를 미처 발견하지 못해 사고가 날 뻔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마산중부경찰서 교통관리계 관계자는 "지난 2012년 10월 신호등이 만들어질 때 학교에서 필요하다고 해 직진 신호를 만들었다"면서 "학교 측에서 후문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면 직진 신호를 없앨 수 있지만, 계속 사용한다면 체계를 바꾸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