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공무원]남해군 문화관광과 김명찬 씨

지난 3일부터 사흘간 남해군 삼동면 독일마을에서 열린 제5회 맥주축제가 7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으면서 성공적인 축제로 마무리됐다.

올해 맥주축제는 지난해보다 4배 가까이 방문객이 찾은데다 맥주축제 전체 예산 1억 3000여만 원을 크게 웃도는 3억 원을 넘는 매출을 올렸다. 지역 경제 파급 효과도 30억 원이 넘을 것으로 남해군은 추산했다.

맥주축제는 몇 배의 예산을 들여 열리는 남해군 멸치축제나 마늘축제와 비교하면 적은 돈을 들여 많은 수익을 얻은 알짜배기 축제로 정착해 의미를 더하고 있다.

남해군이나 축제 전반에 관여했던 독일마을 주민들은 당연히 고무적인 분위기다.

이처럼 독일마을 축제가 성공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한 데는 축제 준비부터 진행까지 축제와 관련돼 모든 것을 직접 챙기는 독일마을 주민들의 노력이 큰 역할을 했다. 여기에 덧붙여 남해군의 지원과 뒷받침도 한몫했다. 특히 맥주축제가 오늘에 있기까지 3년 가까이 묵묵하게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남해군 문화관광과 김명찬(41·사진) 씨의 숨은 공로도 빼놓을 수 없다.

"독일마을 맥주축제를 지역에 맞게끔 접목시키려고 몇년 전 배낭여행 형식으로 뮌헨 옥토버페스트를 직접 다녀왔습니다. 맥주축제가 열리는 독일마을은 이국적인 건축물 외에는 내세울 것이 없어서 우리 현실에 맞게 축제를 꾸밀 필요가 있었죠. 축제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환영퍼레이드나 독일 전통 의상, 마차 제작 등이 그래서 나오게 됐습니다."

해마다 축제 예산은 조금씩 늘었지만 턱없이 부족한 예산으로 축제를 여는 것은 힘겨웠다. 독일마을 주민과 지역 자원 봉사자의 적극적인 참여가 축제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데 큰 원동력이 됐으나 축제 전문가가 거의 없는데다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열악한 환경은 중요한 고민거리였다. 축제를 준비할 때마다 골치가 아팠다.

"솔직히 말해서 진 빠집니다. 너무 힘들어서 이제 그만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사실 이 업무가 저에게 딱 맞고 재미가 있어서 했지만, 능력이 부족한 제가 도맡아서 하려니 힘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나마 결과가 좋아서 보람을 느낍니다."

축제를 준비하는 지역 주민과 방문객이 함께 참여하고 즐기는 축제로 꾸미도록 방향성을 제시하면서 그러한 한계를 극복하게끔 했다. 특히 올해 축제부터 남해군으로 귀농·귀촌한 예술가나 전문 요리사를 발굴하고 축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 점은 또 다른 성과였다.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부분은 다른 축제 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치단체장이나 정치인들의 축사나 인사말, 내빈 소개 같은 연례적인 행사 절차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진정한 축제 문화를 만들고자 불필요한 절차나 과정은 없애야 한다는 그의 작은 생각이 이런 문화를 정착하게 했다.

그는 축제를 바라보는 방문객의 시선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털어놨다.

"내국인과 외국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결과가 완전히 달랐습니다. 부족한 숙박시설 등 여러 가지 문제에도 외국인은 매우 만족한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내국인은 좋다는 의견보다는 주차시설이나 화장실이 부족하다는 불평불만이 주를 이뤘습니다. 아무리 준비를 철저히 하더라도 좁은 공간에 갑자기 많은 사람이 몰리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축제장인 만큼 작은 불편은 어느 정도 감수해 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매년 480만 명 정도의 관광객이 남해군을 방문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대부분 잠시 머물다 떠날 뿐이어서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작다는 것이 남해군이 안은 관광산업의 딜레마다. 이 때문에 그는 관광 마케팅 집중과 함께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홍보 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며 이러한 업무를 추진할 체계적인 시스템도 갖춰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래서 그는 앞으로 남해군의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관광 마케팅이나 홍보 전략을 기획하는 업무를 맡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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