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울기 등 출혈원인 다양…증상 잦으면 진찰 받아야

코피가 자주 나고 잘 멎지 않으면 지혈에만 관심을 둘 게 아니라 원인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

코피 원인은 열, 울기, 차진 것, 허약 네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열은 코에 충혈이 잘 일어나 모세혈관이 터지는 경우다. 열심히 뛰어놀아도 그렇겠지만 고집이 세거나 예민한 아이, 야심 차고 얼굴이 붉거나 잘 달아오르는 사람, 급하고 성을 잘 내는 사람은 상기가 잘 되므로 코 점막에 충격이 가기 쉽다.

이럴 때는 너그러운 마음이 필요하다. 내복약으로 기운을 내리고 열을 식혀야 한다. 응급하다면 지혈제를 포함한다.

울은 마음이 자유롭지 못한 것이다.

학교나 집에서 공부에 부담을 느끼는 학생이 대표적이다. 운동이 과한 것도 아니고 화가 나지도 않았는데 코피가 잦다.

이런 아이는 대개 얼굴이 누르스름하고 표정과 마음이 밝지 않다.

피 흐름과 혈관 신축이 자유롭지 못하니 울체되기 쉽다. 울체한 조직은 그것을 바로잡으려는 과잉 반응이 일어나 쉽게 출혈한다.

긴장을 풀고 울체를 풀어주는 약이 도움된다.

차지다는 것은 겨울에 언 손이 녹을 때 열이 펄펄 나는 경우를 생각하면 된다.

조직이 식으면 혈관이 위축되고 몸은 이를 개선하려고 애쓴다. 이때 약해졌던 모세혈관이 충격을 받아 피가 나는 것이다. 찬 공기를 쐬거나 감기나 비염일 때 더러 코피가 나는 경우다.

얼굴이 핼쑥하고 추위를 잘 타는 사람도 코피가 나기 쉽다. 명랑하게 생활하고 몸에 온기를 데워주는 약재가 도움된다.

마지막으로 허약은 앞 세 가지 경우 모두가 해당하면서 몸이 약한 사람이다. 수시로 코피가 난다면 약해진 곳을 바로잡아주는 게 근본 대책이다.

코피를 당장 멈추게 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코를 누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는 딱딱한 경골 부분과 물렁물렁한 연골 부분으로 되어 있다. 출혈은 대개 연골 부분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누르면 지혈이 된다.

코피가 난다고 성급하게 30초도 안 돼 지혈 여부를 확인하려고 손을 떼면 안 된다. 1분 정도 지나야 흐르던 피가 멈추기 시작한다.

이때 바로 손을 떼면 다시 코피가 날 수 있기 때문에 1~2분쯤 더 있다가 손을 떼는 게 좋다.

코피가 잦다면 전신 질환을 확인해 볼 필요도 있다. 의사 진찰을 받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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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피는 백혈병과 혈소판감소증 등 혈액병, 고혈압, 동맥경화로 대표되는 순환기질환, 신장질환, 간경변 등에서도 잦을 수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김이곤(창원 규림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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