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서 "감사원에 청구"…일정·내용 등 세부사항 미정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이 공식적으로 경남도 무상급식 감사를 거부하면서 감사원에 직접 감사를 청구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일선 학교 대응 방침이나 감사원 감사 청구 일정과 내용 등은 밝히지 않았는데, 경남도 감사 거부라는 큰 틀은 정했지만 세부 사항은 여전히 고심하는 때문으로 보인다.

박 교육감은 27일 오후 2시 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민·학부모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란 제목으로 기자회견문을 발표했다.

그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경남도가 교육청을 그렇게 마음대로 해서는 안 된다"며 "학교는 헌법과 법률에 자치가 보장된 경상남도교육감 소속 기관인데, 무슨 큰 죄가 있어 범죄자 취급을 받으며 도교육청, 경남도 두 군데서 중복 감사를 받아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박 교육감은 "도에서 협의가 필요하다면 한밤중이라도 응하겠지만, 경남도의 요구처럼 그렇게 일방적으로 감사를 받지는 않겠다"고 못박았다.

박 교육감은 또 "도교육청은 매년 학교급식 감사를 해왔고 특히 올해는 부패척결추진계획에 따라 11월부터 급식 분야에 대해 특별감사를 할 예정이었지만 이번에는 교육청 자체 감사를 시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도가 우리 교육청 감사에 한계가 있다고 했으니, 그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27일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이 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남도 무상급식 감사를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서후 기자

경남도는 지난 23일 '무상급식 감사에 대한 입장'을 내고 도교육청과 합동 감사를 벌이거나 도교육청 감사부서에 감사를 맡기자는 의견에 "교육청 자체 감사로서는 한계가 있다고 보며 외부 감사인 경남도에서 감사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아예 감사원에 감사를 맡기자는 게 박 교육감 생각이다.

특히 박 교육감은 이번 무상급식 감사 논란이 경남도와 도교육청 대결 양상으로 가는 것을 극도로 경계했다. 그는 기자회견에 앞서 "마치 탁구 경기처럼 공방을 주고받는 모습이 아니라 그저 담담하게 도교육감으로서 의견을 내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박 교육감은 유례없이 이번 기자회견을 질의응답 없이 진행했다. 박 교육감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죄송하지만 이 시점에서 기자회견 내용이 최종적으로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의 전부"라고 말하고는 급히 브리핑룸을 빠져나갔다.

경남도는 27일까지로 무상급식 보조금 자료 제출 기한을 정해두었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도에서 요구한 자료는 모두 제출했다고 밝혔다. 매년 관련 자료는 도에 제출해 왔고, 자료 제출까지 거부할 근거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이날 박 교육감의 무상급식 감사 거부 견해와 관련해 경남도는 28일 오전 10시 30분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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