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 특정감사 거부, 감사원에 감사 신청…"도와 다투는 모습 보이고 싶지 않아"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이 27일 오후 2시 도교육청 프레스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남도 무상급식 감사를 거부하고 감사원에 직접 감사를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

<도민·학부모 여러분께 드리는 글>

-문제가 있으면 고치고 잘못이 있으면 책임지겠습니다

-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겠습니다 

많이 힘든 시기입니다

우리 교육청에 대한 국정 감사가 끝난 지 꼭 1주일이 되었습니다.

내년도 예산이 큰 폭으로 줄어들어 교육청 식구들은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도 보름 남짓 남겨놓았습니다.

이런 힘든 시기에 또다시 학교 급식 감사 문제로 경상남도와 다툼이 생기고 또 한 가지 걱정을 더하게 되어, 도민과 학부모님께 정말 죄송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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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회견문을 발표하는 박종훈 교육감./이서후 기자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지금까지 우리 도교육청은 무상 급식 지원금에 대해 조례에 규정한 대로 성실하게 조사와 점검을 받아왔습니다. 문제가 있을 때는 우리가 엄격하게 다시 조사해서 고칠 것은 고치고, 식품비 외에 사용된 운영비 등은 삭감된 채 교부받기도 하였습니다. 도민들의 세금이었고, 얻어 쓰는 돈이었기 때문에 그 쓰임새에 대해서는 더욱 엄격하게 챙겼습니다. 앞으로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열 번이라도 꿇겠습니다

완벽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작정을 하고 찾으면 문제는 있을 것입니다. 지원금에 대한 해석의 차이가 있고, 일부 지출에 문제가 있다고 해도 이것은 서로 소통해서 해결할 문제입니다. 협의를 통해 더 좋은 방법을 찾아서 노력하면 될 일입니다. 지원을 받는 자의 입장에서, 이 문제가 교육감 개인의 일이라면 열 번이라도 꿇겠습니다. 더 많은 도움을 받아야 더 좋은 급식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본질은 교육에서 찾아야 합니다

경상남도가 교육청을 그렇게 마음대로 해서는 안됩니다. 학교는 헌법과 법률에 의해 자치가 보장되어 있는 경상남도교육감 소속의 기관입니다. 그 학교가 무슨 큰 죄가 있어 범죄자 취급을 받으며 도교육청, 경상남도 두 군데서 중복 감사를 받아야 합니까? 우리의 진정한 목표는 두 기관이 힘을 합쳐 더 건강하고 안전한 급식을 하는 데 있어야지,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서 문제를 파헤치고 지원금을 깎는 데 있어서는 안됩니다.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겠습니다

감사원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공정하고 엄격한 감사기관입니다. 우리 도교육청은 매년 학교 급식에 대해 감사를 해왔습니다. 특히 2014년에는 부패척결추진계획에 따라 11월부터 급식분야에 대하여 특별감사를 실시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우리 교육청 자체 감사를 실시하지 않겠습니다. 경상남도가 우리 교육청의 감사에 대해 한계가 있다고 했으니, 그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겠습니다. 그래서 문제가 있으면 고치고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습니다.

교육은 교육감이 책임지겠습니다

수능을 며칠 앞둔 학교는 지금 매우 예민합니다. 이 문제로 더 이상 경상남도와 다투는 모습을 보이지 않겠습니다. 한 지역에서 대등하고 독립된 두 지방 정부가 아이들 급식비를 가지고 다투는 모습은 교육적으로도 썩 바람직한 모습은 아닙니다. 도에서 협의가 필요하다면 한밤중이라도 응하겠지만, 경상남도의 요구처럼 그렇게 일방적으로 감사를 받지는 않겠습니다. 교육은 교육감이 책임지겠습니다. 저희들은 더 건강하고 안전한 학교 급식을 위해 언제까지나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2014년 10월 27일
경상남도교육감 박 종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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