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요즘 사천시의회를 보면서 느낀 솔직한 심정이다.

지난 7월 31일 7대 사천시의회 원구성 후 처음으로 열린 임시회에서 의원 6명이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시정 현안에 대한 지적과 건의사항을 쏟아냈다. 제180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의원 6명이 5분 자유발언을 한 것이다. 그리고 9월 18일 제181회 사천시의회 제1차 정례회에서도 2명, 10월 17일 제182회 사천시의회 임시회에서도 2명이 5분 자유발언을 했다. 지금까지 3번의 회기 동안 모두 10번 5분 자유발언이 이뤄졌다. 지난 6대 의회에 비하면 월등히 많은 자유발언 횟수를 기록하고 있다.

더구나 재선인 최용석 의원의 5분 자유발언을 제외하면 모두 초선의원이다. 특히 의회에 처음으로 입성한 초선의원 7명 중 5분 자유발언을 하지 않은 의원은 단 한 명뿐이다. 단순하게 횟수로만 보면 초선의원들의 높은 임무수행 능력과 활발한 의정활동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한마디로 열정적인 것인데, 초선의원들의 패기도 짐작게 한다.

하지만, 문제는 질적인 측면이다. 지방의회가 하는 일 중 여러가지 사항을 감시·감독하고 확인하는 감시권은 어느 것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한 의원이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집행부와의 협력을 요구하고 나섰다.

별다른 내용없이 집행부와 의회 간에 원활한 소통으로 시정이 잘 추진될 수 있도록 협조를 바란다는 것이었는데, 정말 압권이었다. 물론 집행부와 협조를 하지 말라는 뜻은 아니다. 의회와 집행부가 서로 협조해 발전된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한다면 그것은 무엇보다 좋은 일이다. 하지만, 굳이 이런 내용의 5분 자유발언을 공식적인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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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부가 시행하는 사업에 대해 왜 해야 하는지, 진짜 필요한지, 더 좋은 방안은 없는지 등을 좀 더 꼼꼼하게 따지고 연구해야 하는데, 결과를 확인하기도 전에 미리 칭찬일색의 말을 하게 되면 오히려 용비어천가를 부르는 사람으로 오해 받을 수도 있다. 아니함만 못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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