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정보통신기술 관련 정책 결정…ICT융합과 사물인터넷이 핵심 의제

4년을 주기로 글로벌 정보통신 기술 관련 정책을 결정하고, ITU(국제전기통신연합) 고위직 인사를 선출하는 정보통신 전문 국제기구인 2014 ITU 전권회의가 아시아에서는 일본 다음으로 20년 만에 부산 BEXCO 일원에서 지난 20일부터 3주간의 일정으로 열리고 있다. 전 세계 193개 ITU 회원국의 정상과 ICT 장관급 150명을 비롯한 총 3000여 명이 참가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인터넷 공공정책, 사이버 보안, 정보 격차 해소 등을 논의하여 그 결과를 폐회식에서 의정서로 채택할 예정이다. 개최 직전까지 에볼라 발생국 대표단 참석 문제로 약간의 우려가 있었지만 3개국 대표가 불참함으로써 에볼라에 대한 우려는 한숨을 돌렸다.

ITU는 1865년 유럽 유선전신의 국제협력을 위해 만국전신연합으로 출발하여 1947년 UN 산하의 ICT 전문 국제기구로서 국제 주파수 및 위성궤도의 관리, 전기통신 기술표준 개발 등을 통해 정보통신 기술과 네트워크를 발전시키고 ICT의 확산을 주도하는 국제기구이다. 우리나라는 1952년 1월 31일 가입해 세계 10위 수준인 약 38억 원의 분담금(미국과 일본의 3분의 1 수준)을 출연하고 있다. 1989년 이사국으로 피선된 이후 현재 6선 이사국으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번 회의로 ICT정책 강국으로 발돋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우리가 제안한 'ICT융합'과 '사물인터넷' 의제가 최종 결의안으로 채택되고, 표준화총국장직에 출마한 우리 후보 당선을 위해 교섭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향후 10년 동안의 세계 ICT 흐름을 결정짓는 중요한 이번 회의개최와 동시에 ICT 엑스포, 글로벌 ICT 콘퍼런스, 스마트 한류문화 축제 등 대규모 특별행사를 개최해 전 세계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ICT 축제 한마당으로 꾸미고 있다. 'ICT융합'과 '사물인터넷'은 ICT와 타 산업 융합을 통한 지속 가능한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의제로서, ITU 결의안에 채택되면 세계시장 선점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20세기 산업에서도 표준화는 기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나사 하나도 표준화 인정이 된 나사를 생산하면 다른 기업에서도 그 규격을 따라가야 했었다. 하물며 표준화가 매우 중요한 전자제품 생산 시장에서 소니가 비디오테이프의 종류를 BETA 방식으로 고집하다가 세계 선두자리를 VHS 시장에 뺏기고 지금은 기업 자체가 사양길을 걷고 있다. 하물며 국가 간의 벽이 없어지고 세계가 실시간으로 정보가 소통되는 정보 통신 시장에서의 기술 표준의 선점은 향후 그 기업의 성패는 물론이고 나라 경제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 최고의 경쟁 상품인 이동통신 시장에서도 퀄컴의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하고, 안드로이드 체제를 계속 채용하고 있는 것도 기술 표준을 선점당했기 때문에 해마다 막대한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으며, 사업의 방향 설정에도 큰 제약을 가지고 있다. 

이런 현 상황에서 ITU 표준화 총국장은 전 세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24일 치러지는 선거에서 우리나라 사람이 표준화 총국장으로 선출되면 단순한 선거 승리라는 의미를 뛰어넘어 ICT 기업과 산업 전반의 대외 경쟁력을 현격히 높여 세계 시장 개척에 탄력을 받을 것이며, 우리나라 ICT 국제 활동 역사에 큰 획을 긋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ICT 관련 기업, 전문가 및 국내외 일반 참관객 등 약 30만 명 참가가 예상되는 이번 전권회의와 동시에 개최된 '5G(5세대 이동통신) 글로벌 서밋(Global Summit)'에 참석한 세계 ICT 리더들은 5세대 통신은 아직 정확한 정의가 나오지 않았지만 전 세계를 연결한 인터넷이 5세대로 접어들면 인터넷 연결 속도가 LTE보다 수백 배 빠를 것이며, 온·오프라인 경계가 허물어지기 때문에 사무실도 인터넷 가상공간으로 옮겨 출근할 필요 없는 사회가 되고,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등장으로 금융 등 국가 영역도 ICT 산업으로 변화되기에 정부 역할이 축소되는 등 기존 산업을 재정의하는 시대가 온다고 예측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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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세계적 수준의 ICT 엑스포 개최를 통해 우리나라가 세계의 ICT 허브로 자리매김을 하고, 문화·산업 발전 및 지역경제 활성화 계기를 마련하여야 한다. 또 이번 기회에 전 세계 ICT 정책결정자들에게 한국의 기술적 역량과 문화적 우수성을 과시하여 국내 ICT 산업의 해외 진출을 촉진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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