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기업과 학생, 희망을 잇다] (4) 미래테크

한 중소기업이 사규에 학력, 성별, 연령에 따른 차별 조항을 모조리 없앴다고 한다. 어떤 사연이 숨어 있을까. 지난 2008년 설립된 신재생에너지 회사인 ㈜미래테크 이야기다.

미래테크는 함안군 군북면에 제조 공장을 두고 있다. 이곳에서 주력 제품인 '루프형 하이브리드 풍력 가로등 시스템', 대형 풍력 발전기 핵심부품 등을 생산 중이다. 제품 개발을 이끄는 회사 연구소는 창원시 의창구 팔룡동에 있는 경남창원과학기술진흥원 11층에 있다.

"사실 초창기 채용에는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공장이 함안에 있다 보니 인원 채용하는 데 애를 먹었는데, 외국인 노동자도 함안까지 오지 않으려 했지요." 박희천 대표이사의 말이다.

현장에서 일할 사람을 구하고자 직원이 고용센터에서 면접을 봤는데, 아무도 안 오려 한다는 얘기를 박 대표는 전해들었다.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자신이 직접 면접장을 찾았다. 외국인 노동자에게 회사 기숙사가 있고, 급여가 어느 정도인지 등을 설명하고, 마지막에 공장은 함안에 있다고 알려줬다. 창원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던 이 외국인 노동자의 대답은 "함안은 멀어요"였다. 다른 조건은 괜찮지만, 위치가 멀어 갈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오자 박 대표는 어리둥절했다. "중소기업 사장이 외국인 노동자에게 이렇게 수모를 당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스치더라고요. (웃음)"

이 일을 계기로 박 대표는 자신만의 채용 방식을 만든다. 먼저 발품을 파는 일이었다. 그가 눈길을 둔 곳은 공업고등학교다. "학교 교장 선생님들한테 전화를 해서 특강을 하고 싶다고 그랬죠. 이후 1년에 10번 이상은 특강을 했던 것 같아요. 2학년 학생을 모아놓고 10년 후를 생각하면 대학 가는 것보다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강의를 했습니다. 남자는 대학, 군대, 취업까지 따지면 7∼8년 세월이 흐르는데, 그러지 말고 우리 회사에서 병역특례를 받고 일하면 '선 취업 후 진학'으로 돈을 벌면서 나중에는 자신이 원하는 전문대나 대학을 갈 수 있거든요."

박희천 대표가 창원컨벤션센터 국제기계박람회장에서 미래테크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아울러 학력, 연령, 성별 차별 조항을 사규에서 완전히 제거해 버렸다. "초등학교를 졸업하든 대학원을 졸업하든 회사에 들어와 1년 지나면 누구나 주임이 됩니다. 다음에는 능력만을 보는 거죠. 그래서 지금 회사에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5년 근무한 대리도 있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한 주임도 있습니다. 학력은 일절 회사 승진에 관계가 없어요. 오로지 능력제 중심이죠."

특강과 사규 덕분인지 공업계 고등학교에서 미래테크에 관심을 보이고 문을 두드리는 학생이 늘어났다. 현재 전체 직원 20명 가운데 9명이 병역특례 제도로 미래테크에서 일하고 있다.

"실제 학생들이 이곳에 와서 2년 지나고 능력만 있으면 대리가 됩니다. 친구들은 대학 3학년인데, 자신은 연봉이 2800만∼3000만 원이 되고 차도 몰고 다니고요. 돈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대학에 다니면서 친구들이 등록금 등으로 1억 원을 쓴다면, 이 친구들은 1억 원을 모으게 되는 거죠. 결국 2억 원을 번 거나 다름없죠."

이 같은 채용과 인력 운용 인식 때문에 미래테크는 경남테크노파크가 추진 중인 지역 학생들의 기업 탐방 프로그램인 '희망이음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현장 직원은 5년 전부터 맞춤형 인력 사업으로 공고 졸업생을 채용하고 있으며, 이 학생들이 병역특례를 받을 수 있다. "좋은 인재가 있다면 굳이 먼 곳이 아니라 지역 인재를 채용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희망이음 프로젝트에도 그런 취지에서 참여하게 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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